미국이 북미대화에서 한국에 너무 앞서가지 말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부는 미국이 우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 정부는 미국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설득하면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북미 대화 국면이 시작될 경우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의 질문에 "싱가포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있었던 일들을 매우 엄밀하게 분석하고 그 때 무엇이 부족하고 잘못됐는지(확인하고), 시나리오 등도 만들어서 가지고 있다. 미측과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이어 "한 달 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협의할 때도 이것이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다"라며 "다만 미국은 긴밀하게 소통은 해나가는데 너무 한국이 앞서 나가지 않길 바란다는 것이 지금까지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 앞서가지 말라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 "우리가 자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취하는데 반대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나 시나리오 등을 공유한 데 대해 미측도 고맙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측의 이러한 입장은, 한국이 북미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앞서서 예측하거나 행동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조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환수에 대해 미국의 동의가 없어도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조 장관은 미국이 전작권 전환을 서둘러 하는 것에 반대해도 이를 추진할 것이냐는 한동훈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미국이 동의하지 않아도 추진한다는 결기가 있냐는 한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그런 결기로 추진해서 동의를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사망한 주파푸아뉴기니 대한민국 대사관에 근무했던 박계홍 서기관의 사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대사관 내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지난해 11월 24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박 서기관 사건에 대해 "과로와 험지 환경에 더해 행정 직원 비위를 보고해도 지휘부가 묵인한 정황이 있어 감사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24년 1월 해당 대사관의 정원이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면서 박 서기관은 기존 2명이 하던 업무를 모두 떠안게 됐다. 실제 사망 전 3개월 간 초과 근무시간이 305시간이었는데, 구체적으로 9월 110시간, 10월 102시간, 11월 93시간이었다. 한 의원은 이마저도 업무용 PC에 접속한 시간만을 기록한 것이라며, 실제는 이보다 더 오래 근무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과중된 업무 속에서도 박 서기관은 대사관 내 행정직원의 불법적 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인사위원회를 통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상부에 의해 묵살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대사관 내 심 모 행정직원이 개인 차량에 외교 번호판을 신청해 부착하고 다녔고 일본 대사관의 게스트룸에 무단으로 숙박하고 소란 행위를 벌여 일측으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이 직원은 초과근무 수당 부정 수급, 미승인된 지인 채용, 외교 행낭을 통해 반입된 화장품 판매 의혹 등을 받았다고 한 의원은 밝혔다.
이러한 문제 사안들을 박 서기관이 수 차례 지휘부에 보고했으나 인사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박 서기관의 사망 이후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박 모 참사관은 행정직원을 비호하면서 박 서기관의 사망은 본인이 건강 관리를 잘못한 탓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 의원이 전했다.
심지어 대사관은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대사관의 행정직원에게도 외교 차량 번호판을 발급받는다는 내용을 의원실에 알렸다고 한 의원은 전했다. 하지만 한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파푸아뉴기니 외무부는 외교관 여권 소지자에게만 외교 차량 번호판을 발급하고 미국, 일본 대사관의 행정직원에 발급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국회를 상대로 (대사관이)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대사관에 대해 감사를 시작했다면서 "열악한 공간과 상황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도출되고 있다. 저희로서는 엄격하게 감사해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되면 엄벌에 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의원은 "고인은 사망하고 시신이 여전히 영안실에 안치된 상태에서 공관 지휘부는 골프 삼매경에 빠졌다. 여기에 대사도 들어 있고 해당 참사관도 들어 있다"라며 "저는 정상이 아니라고 본다. 해당 참사관들은 반드시 소환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