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당시 이재명 대통령 등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기소가 조작됐다며 그 수사·기소 과정을 특별검사에게 수사하게 하겠다는 취지의 일명 '조작기소 특검법'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당론 채택된 지 하루 만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조작기소 특검법)' 등 법안 45건과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을 상정했다.
조작기소 특검법을 '공소취소 특검법'이라고 명명하며 반대 의사를 밝혀온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회의 의사일정 1항 예산안 제안설명이 이뤄지기 전부터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며 문제제기에 나섰다.
이에 민주당 소속 서영교 위원장은 "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의사진행발언을 하라"며 대치했고, 한 차례 고성이 오간 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 차원에서 집단 퇴장했다.
결국 예산안 제안설명이 이뤄진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법사위 간사인 박형수 의원만 잠깐 회의장으로 돌아와 의사진행발언을 했다. 박 의원은 "오늘 의사진행에 대해 강력한 유감"이라며 "당초 오늘 회의는 예산안 심의를 위해 예정돼 있었는데 (법사위) 고유법안, 그것도 '공소취소 특검법'을 끼워넣어서 상정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공소취소 특검법을 넣으면 회의가 파행될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지 않느냐"며 "그런데도 예산안(심의를 위한) 회의에 공소취소 특검법을 끼워넣었다. 파행 책임은 위원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법안 내용에 대해서도 "어떻게 이런 법안을 상정하느냐.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 공소를 취소해준다는 법안을 발의하고 상정하고 통과시키려 하느냐"며 "권력자 편에 붙어서 대통령에 아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여기 모였나. 최소한의 자존감도 없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이) 뭐라고 설명하든 이 법안은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 '대통령 죄 없애주기 특검법'"이라며 "위헌투성이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발언을 마친 후 다시 법사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민주당은 반론에 나섰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먼저 박 의원의 의사진행발언 도중 "의사진행발언도 허위를 얘기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 공소취소 내용은 없다. 그 부분을 빼고 가는데도 자꾸 '공소취소 법안'이라고 하면 그 자체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도 "자기들 의사진행발언만 하고 나가버리는 게 맞느냐"고 국민의힘의 태도를 지적하며 "공소취소 특검법이라고 자꾸 말하는데, 공소취소라고 하는 것은 애초에는 그렇게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었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그 부분을 걷어내 달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고, 저희가 법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을 다 들어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리고 '이재명 구하기'라고 특정인을 위한 법이라고 자꾸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다. 수사 대상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며 "법안의 본질은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가 아니고 윤석열 정부 때 벌어졌던 조작기소, 잘못된 수사, 강압적 수사, 표적수사, 정치수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이 대통령 사건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이 대통령이) 그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론적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서 위원장은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을 포함해 이날 상정된 법안을 법안심사1소위에 회부했다. 서 위원장은 그러면서 "전체회의를 정회하고, 1소위를 개회해 조작기소특검법을 심사한 후 전체회의를 속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다음날인 5일 국회 본회의에 이 법안을 올려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소위 심사에 참여할지 법사위원 간 논의를 하는 한편 "(오후) 전체회의에는 반드시 들어가서 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박형수 간사)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도 의원들에게 "오늘 늦은 오후 법사위에서 '공소취소 특검법' 강행처리가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 소속 의원들에게 경내 대기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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