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의원(5선)이 내년도 예산안 관련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가상의 '제2차 한국전쟁' 배경의 게임 영상을 재생하며 "서울에 미사일이 떨어지면 어떡할 것이냐"는 등의 질의를 했다.
나 의원은 "단지 이것은 게임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라며 전쟁을 가정한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최근 보수 성향 SNS 이용자들 사이에 '전시 비상식량·물자 준비' 글이 회자되는 가운데 국회 다선 현역의원이 이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나선 모양새다.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종합정책질의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나 의원은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질의하던 중 "영상 하나 보자"며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4> 영상 화면을 틀었다.
이는 북한의 남한 침공을 소재로 한반도 전쟁 상황을 그린 1인칭 슈팅 게임이다. 게임사 액티비전의 신작으로, 앞서 이태원 참사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게임에 삽입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안철수,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각각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이재명 대통령의 안보 정책을 비난하며 이 대통령에게 "해보라"고 권해 알려진 게임이기도 하다.
나 의원은 "요새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게임"이라며 "북한 미사일이 쏟아지고, 통신이 멈춘다. 총리는 만약 서울에, 대한민국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무엇을 하시겠나"라고 물었다.
한 총리가 "현재 미사일이 떨어진다면 국방 관련 부분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되고 그에 참여해 논의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고 답하자, 나 의원은 한 총리의 말을 끊으며 "그것만 할 게 아니라 통합방위법에 따르면 중앙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이 총리다", "총리가 주도적으로 할 일이 많다"고 몰아붙였다.
이어 나 의원은 "이 게임이 회자되는 건 단지 게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지금 북한은 하루가 멀다고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다. 그런데 군 당국은 쉬쉬하고, 감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리가 통합방위법에 따른 본인 역할을 모르는 것이 이 정부의 안보에 대한 민낯을 보여준다고 본다"고 공세를 폈다.
한 총리가 "저희가 관련된 을지훈련도 하고 전부 다 대비하고 준비했다"고 반박하자, 나 의원은 "대비하고 준비했는데 왜 군이 쉬쉬하나"라며 날을 세웠다.
한 총리는 "군이 쉬쉬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했지만, 나 의원은 "우리 국민은 그런 국방부를 믿을 수가 없다", "정부는 북한에 맨날 창피만 당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또 "지뢰 도발을 도발이라고 인정 안 하고, 공격이라고 인정 안 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그렇게 말하니 북한이 적반하장인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처럼 안보 문제를 소재로 공방을 벌였고, 정부의 대응에 대한 불신을 피력했다. 다만 객관적인 근거를 대는 대신 '정부가 불안을 초래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나 의원이 공식 질의자료로 활용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4> 게임 영상의 경우 가상의 전투 상황을 그리고 있는데, 이를 현실의 위협으로 단정한다면 대중에게 잘못된 위기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강성보수 성향 이용자가 몰린 '스레드' 등 일부 SNS에는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전쟁 위기설이 나돌며 '비상식량·생존가방을 준비한다'는 글들까지 올라오고 있다. 나 의원의 이날 발언이 이같은 여론을 더 확신시키는 등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거꾸로 나 의원의 발언이 이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
SNS에서 번진 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는 글들, 특히 전시 비상물자 비축을 주장하는 글들은 일본·영국 등에서 비상 자연재해 상황에 대비해 권고한 안전수칙 관련 내용이 확대 해석돼 촉발한 현상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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