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남북 친선 농구 경기 취재차 평양에 방문한 공동 취재단은 남한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한 지난 3일부터 김일성 광장을 비롯한 평양 시내 곳곳에서 대규모의 인원이 모여있는 모습을 매일 목격했다고 전했다.
취재단에 따르면 3일 저녁에는 중년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4일 저녁에는 청소년들이 주로 모여있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막대 풍선과 같은 도구를 들고 있었다. 이와 관련 어떤 행사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있냐는 질문에 한 북한관계자는 "우리 9.9절 있으니까 그걸 준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집단 체조인 아리랑 축전은 2013년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열리지 않았다. 이에 5년 동안 열리지 않았던 집단 체조가 다시 부활한 것을 두고 올해 9.9절이 70주년을 맞이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평양 거리에는 미국에 반대하는 정치 구호가 많이 사라졌다. 평양 곳곳에 설치된 선전문구에서 반미(反美)와 관련한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평양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남한 당국자는 "선전물 숫자도 크게 줄었지만 반미와 관련한 내용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변화된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실제 한국전쟁 발발일인 지난 6월 25일 북한은 매년 개최하던 반미 군중 집회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해빙기를 맞으면서 남한 인원에 대한 북한의 편의 제공도 원활하게 이뤄졌다. 기존에 북한은 남한 사람들이 차량으로 시내를 이동할 때 거리의 풍경을 촬영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촬영을 적극적으로 막지는 않았다.
또 서울과 전화를 할 수 있는 직통전화도 개통됐다. 평양에 있는 취재진이 서울에 있는 가족에게 시험통화를 한 결과 문제 없이 연결이 됐고 통화 음질 역시 깨끗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은 남한의 이른바 '아이돌' 가수가 부르는 K-POP에 대해서는 제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는 4일 경기에서 쉬는 시간 중간에 K-POP 노래를 틀어주기 위해 30여 곡을 준비했지만 북한의 금지 조치로 인해 이들 노래를 평양 시민들에게 들려주지 못했다.
한편 북한 관계자들은 남한의 기자들에게 서울의 집값이 얼마인지, 월세로 얼마나 내는지, 전세는 얼마인지 등등 서울의 부동산에 대해 질문을 하며 남한의 현실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내기도 했다.
북한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몸살이 나셨다는데 많이 안 좋으신거냐", "근데 왜 그렇게 되신거냐" 등을 물어보며 문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북한 관계자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초상화가 삐뚤게 찍혔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북한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초상이 걸려있는 장면이 삐뚤어졌다거나, 한 귀퉁이가 짤려서 나가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미 촬영한 남한 기자들의 영상과 사진을 검토했다.
이들은 영상과 사진을 확인하던 도중 김정은 초상이 찍힌 장면을 보고 "아주 반듯하게 잘 모시였다"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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