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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노풍, 이번엔 김풍"…김두관 '땅끝'서 대선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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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10년전 노풍, 이번엔 김풍"…김두관 '땅끝'서 대선 출마

[현장] "이번 대선은 과거 대 미래의 대결"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8일 전라남도 해남 땅끝 마을에서 18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에도 1만 여 명(경찰 추산 6000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김 지사는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이곳 땅끝에서, 민족의 번영과 도약을 위해, 내게 힘이 되는 나라, 평등국가를 만들기 위해, 제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준비된 단상에 부인 채정자 여사와 함께 올라 "저는 20세기에 21세기의 가치인 친환경, 주민자치, 국민주권, 직접소통을 이미 온몸으로 실천한 '검증된 미래'다. 저는 뼛속부터 서민이고 아래에서부터 국민과 함께 성장해왔다. 농민의 아픔, 장애인의 서러움, 노인의 고독함, 여성의 고단함, 실업자의 고통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는 과거와 미래의 대결로 가야 승산이 있다"며 "이번 대선은 '국민 아래 김두관'과 '국민 위의 박근혜'의 대결이고, '국민을 섬기는 김두관'과, '국민 위에 군림하는 박근혜'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김 전 지사는 "이명박 정부 5년간 희망은 사라지고, 불안이 온통 나라를 뒤덮었다. 부와 신분이 대물림되고 있고 계층이동의 길은 막혔으며 공평과 정의는 실종됐다"며 "특권층 정당인 새누리당이 정권을 연장하면, 그것은 곧 2기 이명박 정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서민이 키워서 이 자리에 온 김두관, 국민 다수가 원하는 개혁을 망설임없이 추진할 수 있는 야권의 유일한 필승카드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두관이 명관이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중간중간 김두관 전 지사의 이름을 연호했다. 땅끝마을 주차장은 김 전 지사 지지자들로 가득찼고, 자리를 잡지 못한 지지자들은 주차장 주변에 늘어선 건물 옥상에 빼곡히 들어찼다. 이들은 직사광선이 내리 쬐는 볕 아래서 변변한 그늘도 없이 김 지사의 출마 선언을 지켜봤다.

'서민 이미지' 강조, 공약도 "서민 생계비, 매월 50만원 줄일 수 있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국정 철학과 관련해 "신자유주의 신봉자들은 국가가 민간 영역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공공성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2012년의 시대 정신은 박정희식 개발독재와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여, '평등 국가', '평등 사회'를 열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평등 사회를 구현하려면 첫째, 출발선상에서는 약자를 먼저 배려하여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보장해야 하고, 둘째, 과정에서는 사회적 강자와 약자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셋째, 결과에서는 차등을 인정하더라도 국가가 합리적 조정을 통해 격차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는 저의 정치혈맥이자 정치근육"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평등 국가'를 위한 구체적인 공약도 제시했다. 그는 통신비,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유류비 부담 경감 등을 내걸고 "서민과 중산층의 매월 생계비를 50만원 줄이겠다"고 말했다. 공공재 서비스를 강화하고, 유류비에 대해서는 원가검증제도를 도입하며, 논술고사 폐지, 외고 폐지, 건강보험 급여 확대 등을 주장했다. 국가가 공공 서비스를 강화해 서민의 생활비를 다각도로 경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또 국공립대의 사회 균형 선발을 30%까지 의무화하며, 국공립대의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중소기업의 고용 창출 과정에서 혜택을 집중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일하는 여성을 위해 육아 휴직 급여 상한선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노인 복지와 관련해 기초노령연금을 임기 내 2배 인상하고, 노인 틀니를 전액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공약을 내 놓았다.

김 지사는 지방 분권을 강조하며 "새로운 분권의 시대를 열겠다. 중앙과 지방의 비중이 8대 2인 현재의 재정구조를 선진국처럼 6대 4로 개선해 생활밀착형 지방분권을 이루도록 하겠다"며 "지역은 강화돼야 하고, 수도권은 인간다워야 한다. 지방검사장 직선제와 자치경찰제, 교육자치로 중앙의 권력을 확실히 지역으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남북문제와 관련해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서 경협의 규모를 확대해 한반도경제공동체를 열고 2050(국민 소득 2만 불, 인구 5000만 명)클럽에서 3080클럽(국민 소득 3만 불, 남북한 인구 8000명)으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취임 원년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고, 2년 내에 이산가족 왕래를 자유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생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국가체제를 만들고 탈핵, 그리고 재생에너지에 의한 국가에너지체계를 선포하겠다. 이를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고, 2040년까지 '원전 제로(0)국가'로 가겠다"고 밝혔다.

'노풍' 주역 천정배 깜짝 등장 "10년 전 노풍, 이제는 김풍(金風)"

김 지사는 이날 해남을 들른 후 광주시, 세종시, 도라산으로 이동하며 본격적인 대선 일정을 소화한다. 경남도지사 출신으로 PK에서 정치를 해 왔던 김 지사가 호남의 상징적인 지역에서 출마 선언을 한 부분은 주목을 받고 있다.

땅끝 마을을 대선 출마 선언 장소로 선택한 것과 관련해 김 전 지사는 "땅끝이라 불리지만, 고개 들어 바다를 보면, 태평양을 바라보는 '첫마을'이고 광대한 유라시아 대륙을 향한 힘찬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땅끝에서 시작해 도라산까지" 국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다. 지역주의와 맞서 싸워 왔던 그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고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의 민심을 얻어 대선까지 가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특히 과거 2002년 무명에 가까운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하며 호남발(發) '노풍(盧風)'을 이끌어냈던 천정배 전 장관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천 전 장관은 단상에 올라 김두관 지지 선언을 하며 "10년 전이 생각난다. 그 때도 우리의 전망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노무현 바람, '노풍'을 앞세워 승리해 내고야 말았다. 이제 이곳 해남의 땅끝에서 메가톤급 태풍이 일고 있다. 대선 승리를 가져올 태풍, '김두관풍', '김풍(金風)'이다"라며 "김두관 후보가 김풍이라는 태풍을 앞세워 정권 교체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김 지사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해남이라는 곳이 아래서부터, 풀뿌리부터, 변방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김 지사를 돕고 있는 민주통합당 김재윤 의원은 "땅끝이라는 곳이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 김두관 전 지사 지지자들이 건물 옥상에까지 빼곡이 들어차 있다. ⓒ프레시안(박세열)


김 지사는 출마 선언 직후 호남의 지지를 어떻게 얻을 것이냐는 질문에 "호남 지역의 지지를 받는 것은 우리 당 대선 후보 모든 분들의 절반의 과제"라며 "안철수 교수가 (호남에서 지지율이) 높은데, 안철수 교수가 50% 지지 기반 갖고 있는 한.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오르지 않을 것이다. 어떤 형태든 그게 정리가 되면 우리 당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범야권 대선 후보 결정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후보 경선이 끝난 후 안 교수와 2차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김 지사는 "손학규, 문재인 후보와 저의 호남 당원 대의원 지지율은 비슷하게 나온다"며 본격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했으니 이제 시작이다. 호남 대의원, 호남 국민 대중에게 김두관이 가장 확실한 후보라는 것을 알려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해남을 지역구로 둔 김영록 의원을 비롯해, 박철환 해남군수 등이 참석했고,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장관, 조배숙 전 최고위원, 원혜영 전 대표, 안민석, 문병호, 김광진, 우윤근 의원, 이부영, 장영달, 김태랑, 유원일, 김재균, 전현희, 이무영 전 의원 등이 참여했다. 내외신 기자 100여 명이 모여 뜨거운 취재 열기를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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