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측근들을 겨냥한 물밑 로비가 시작됐음을 전하는 '시작된 유혹과의 전쟁'이란 칼럼이 나간 뒤 독자들의 많은 의견이 쇄도했다. 준엄한 '일벌백계'를 통해 원초적으로 로비가 불가능하게 만들라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여러 글 가운데 자신의 ID를 '노예의 꿈'이라 밝힌 한 독자의 '한비자에 보면'이라는 글을 보다 많은 독자들과 함께 읽고자 한다. 내일 대통령에 되는 노무현 당선자와 그를 보필할 측근들에게 원하는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가를 압축적으로 잘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한비자에 보면**
이런 말이 있지요.
"왕이 어떤 사람을 자주 만나고 웃으면서 얘기하면 그 사람은 부자가 된다."
2천2백년도 더 지난 얘기지만, 지금도 여전히 적용되는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 만큼 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옛날 얘기 하나 할까요? <자치통감>을 읽어본 분들은 아시리라 생각되지만, 어쩐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리라고 생각되어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동한(東漢)을 세운 광무제 유수(劉秀)에게는 호양공주라는 누이가 있었읍니다. 이 공주는 일화를 많이 남긴 사람으로 "조강지처는 불하당(糟糠之妻 不下堂)" 이라는 고사성어도 이 여자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당시 호양공주의 종이 대낮에 사람을 죽이고 공주의 집으로 달아나 관리가 잡을 수가 없었읍니다. 이때 동선이라는 사람이 낙양령(洛陽令, 오늘날의 서울시장 겸 경찰청장 정도) 이었습니다. 그는 반드시 범인을 잡고자 하는 터에, 어느 날 공주가 외출하기에 이르러 그 종을 수레에 함께 태웠습니다. 동선이 엿보고 있다가 수레를 멈추고 말고삐를 잡고는 칼로 땅을 그으며 큰소리로 공주의 잘못을 따지고 종을 꾸짖어 수레에서 내리게 하여 그대로 때려죽였읍니다,
공주가 입궁하여 황제에게 울면서 호소하니 황제가 크게 노하여 동선을 불러 때려죽이려고 하니 동선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기를 "원컨대 한마디 하고 죽겠읍니다" 하였읍니다.
황제가 이르기를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냐?" 하니 동선이 말하기를 "폐하의 성덕이 중흥되고 있는데 종을 풀어 사람을 죽이시니 장차 어떻게 천하를 다스리려니까? 신은 매를 기다리지 않고 청컨대 자살하고자 합니다" 하고는 머리로 기둥을 치니 피가 얼굴에 낭자하였읍니다.
황제가 내시들을 불러 붙잡게 하고 동선으로 하여금 머리를 조아려 공주에게 사과하게 하였지만 동선이 따르지 않자 억지로 머리를 눌렀으나 동선은 두 손을 땅에 대고 버티며 끝내 굽히지 않았읍니다.
공주가 말하기를 "문숙(황제의 자)이 백의로 있을 때에 도망자를 감추어주고 죽을 죄인을 숨겨주면 관리가 감히 문앞에 얼씬거리지 못하였는데, 지금은 천자가 되었는데도 위엄이 한 수령만도 못하단 말입니까" 하였습니다.
그러자 황제가 웃으며 말하기를 "천자는 백의 때와는 다르다"하고는 동선에게 은전 삼십만량을 하사하니, 이로 말미암아 호강(豪强)한 자를 단속할 수가 있었으므로 경사가 모두 두려워 떨었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임기만 끝나면 자식들이 줄창 감옥으로 행진을 하니 답답하여 몇자 적어 보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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