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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군부, 아체 분리독립 탄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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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군부, 아체 분리독립 탄압 본격화

<기태형의 자카르타 통신> 19일부터 3만병력 동원해 공세

***<아체 무력진압: 1보>**

19일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체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뒤 본격적인 군사행동에 돌입했다. 특별자치권은 인정해 주지만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후 자신들의 의지를 상대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아체 독립단체는 이러한 사태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포기할 리 만무하다. 그들은 1만2천명의 사상자, 15만명의 국외추방자라는 희생 속에서도 한번도 독립을 포기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결국 인도네시아 중앙정부와 아체 분리독립민병대 사이의 대규모 무력충돌은 시간문제일뿐이다.

그러나 세계는 이들의 독립을 위한 희생이나 노력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석유와 천연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은 한 민족의 생존보다 더 중요한 문제인가 보다.

아체는 인도네시아 서북부 수마트라섬 북단의 지역으로 동티모르의 독립 후 분리독립운동이 한창인 지역이다. 분리독립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인도네시아 중앙정부군과 아체 독립민병대 사이의 무력충돌로 인한 사상자만 1만 명이 넘는다. 원래 아체는 19세기까지 독립국이었다. 그후 네덜란드에 의해 강제식민지가 된 후 2차대전후 인도네시아가 독립되면서 함께 독립된 지역이었는데, 51년 인도네시아에 의해 강제합병된 지역이다. 인종적으로는 인도네시아보다는 말레이족에 가까운 지역인데,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이 매년 수입하는 천연가스(LNG)의 40%가 이 인도네시아를 통해 아체에서 수입하는 것이다.

지난번의 자카르타 국제공항의 폭발사건도 이들의 소행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이들의 무장독립운동은 매우 격렬하다. 물론 중앙정부의 진압도 매우 무자비한 면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약 2백30여개의 종족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이다 보니 분리독립운동이 확산될 경우 국가의 존립자체가 위협을 받기 때문에 전독재자 수하르토의 경우 소수민족의 고유문화를 인정하지 않아, 중국계의 경우 자체의 학교가 강제 폐쇄되고 학생에 대학 중국어교육이 금지 되었고, 이름도 중국식 이름이 아닌 인도네시아식 이름만을 인정하는 정책을 취했다. 지금도 인도네시아의 중국계 주민은 50세 미만의 경우 한문을 전혀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른다. 다만 언어만은 강제할 수 없어 중국어 사용이 되지만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을 한문으로 쓸 줄 모르는 계층이 이 인도네시아의 중국계 주민이다. 이들은 신분증의 이름도 멀쩡한 자신의 중국식 이름이 아닌 하킴, 아지즈 같은 전혀 생소한 이름을 사용한다.

파푸아계 주민의 탄압은 중국정부의 티베트에 대한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럼 다시 아체의 얘기로 돌아가서, 그럼 이들의 분리독립운동이 격렬한 이유가 뭘까? 단지 민족이 다르다고 해서 독립운동을 하는 걸까? 꼭 그렇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중앙정부는 아체의 부분적인 자치권을 인정하고 있고 중앙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종교적으로 동일한 이슬람교파를 신봉하고 언어도 동일한 언어를 사용한다. 아체의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자치권을 인정 받고있다. 그런 아체가 독림을 요구하는 이유는 매우 간단한 곳에 있다. 정치적 소외와 경제적 궁핍에 지친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자바섬 주민이 약 60%에 이른다. 그리고 중앙정부의 대부분이 이 자바섬주민에 의해 장악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동부지역인 수라바야 출신의 자바인이 군부 고위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과거 독재시절 독재자 동향 사람들과 출신학교의 동문들로 정부가 채워지는 시절이 있었듯, 과거 독립운동을 하던 계층이 이 수라바야(Surabaya) 출신들이다 보니 독립후에도 이들은 무장이 비교적 잘 되어있던 이들은 곧 군부를 장악할 수 있었고, 권력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이들 군부는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결국 과거 우리가 행했던 바보 같은 짓거리, 즉 끼리끼리 해먹는 패거리 문화를 아직도 일삼고 있고 또 상당기간동안은 개선되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중앙정부에서 정치적으로 소외되다 보니 아체는 심각한 경제적불평등을 강요 받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이 수입하는 40%의 천연가스가 아체산인데, 그럼 한국이 지불한 그 많은 가스대금이 어디로 갔기에 아체는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가장 경제적으로 빈곤한 지역으로 남아 있을까?

인구 4백만의 아체에서 수출하는 천연가스의 수익금이 인도네시아 정부예산의 13%에 이를 정도로 막대하다. 그런데 아체에 지원되는 중앙정부의 지원금은 그것의 1%에도 못 미친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석유와 천연가스를 채굴하기 위해 설립된 아룬(미국의 모빌과 인도네시아 정부의 합작기업)의 직원 대부분은 자바인으로 채워져 있고, 현지 아체인은 단순노무직의 임시고용원자리만을 겨우 얻을 수 있을 뿐이고 이마저도 부족한 형편이다. 나락을 모르고 곤두박질치는 경제상황, 지역적 소외 이런 것들이 아체의 분리독립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아체를 포기할 수 없다. 우선은 그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의 수익금을 포기할 수 없고 또 이 지역을 포기할 경우 비슷한 사정의 이리얀 자야(Irian Jaya: 파푸아 서부지역), 암본 등의 독립운동이 가속화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체의 자원은 서구자본과 결합된 중앙정부에 의해 통제된다. 서구자본은 인권보다는 자신의 이익의 손상에 더 민감하다. 따라서 이들은 인니정부의 아체 탄압을 못본 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아체 무력진압 2보>**

아체 분리독립단체와의 협상이 결렬된 직후 시작된 이번 정부군의 토벌작전은 그 수준에 있어 그간의 군사작전 중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군은 이미 약 3만의 정규군을 아체 지역에 배치해놓고 있는데 인구 4백50만의 지역에 파견된 군대의 규모치고는 엄창난 숫자이다. 게다가 이 나라의 군대가 45만 가량되니까 얼마나 많은 숫자의 군대가 파견됐는지 상상이 갈 것이다. 그런데도 19일 정부군은 항공기를 통한 낙하작전을 통해 약 천명의 공수부대 병력을 추가로 동원한 것이다.

19일 아체의 계엄령선포직후 수시간 후 개시된 군사작전에는 이미 파견된 해병대가 해군의 열다섯 척의 함정과 함께 장갑상륙차량을 동원, 해안지역의 봉쇄해 반군을 압박하고 있으며 육군은 낙하산부대를 투하 산악지역의 아체민병대를 토벌하고 있다. 이번 작전은 지상공격용 항공기까지 동원된 대규모 작전이다.

여태껏 메가와티정권은 아체의 문제를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로 마무리지려 노력해 왔다. 다른 지역에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자치권 부여, 중앙정부의 재정보조금의확대 등을 내걸고 아체독립단체와 협상을 해 왔는데 아체반군측은 이를 거부하고 완전한 독립을 요구함으로써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그러나 이번의 군사작전은 이런 협상결렬에 따른 정부의 보복은 아니다. 이건 군부를 통제하지 못한 메가와티정권이 결국 군부에게 끌려가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우선 그간 군부는 아체의 평화협상자체를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군부의 주장은 매우 간단하다. 동티모르를 외국의 압력에 굴복해 잃었는데 아체 마저 잃게 된다면 인도네시아는 사분오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협상 결렬직후 군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아체지역에 계엄령을 발동하고 수시간 후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한 것이다.

올해 정부의 유가 및 전기등의 인상 후 시민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 때는 군부의 쿠데타설이 파다하게 퍼졌었다.
육군참모총장이 곧 쿠데타를 일으킬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돌았고 군부에서는 정부에 대통령의 명령없이도 군 자체의 판단에 따라 계엄령을 방동하고 군대의 배치와 이동을 할수 있는 그야말로 군부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비상조치법을 입안했었다. 결국 의회와 정부의 저지로 이 법안은 보류된 상태이지만 이쯤 되면 군대는 자신의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이미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도 현직 대통령은 쿠데타설의 주인공이었고 비상조치법을 추진해 자신을 무시하고 있는 육군참모총장을 경질하지 못하고 있다. 군부를 자극할 행동을 하기엔 이 나라의 대통령은 힘이 부족하다.

정부의 부패와 무능이 워낙 심하다 보니 국민들은 이미 5년 전의 그들이 아니다. 국민의 기대와 지지를 한 몸에 받고 등장한 메가와티 현 대통령은 이미 국민의 원망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거 뭐 전에 수하르토 시절이 더 좋았잖아? 날이 갈수록 살기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정치권은 자연 군부에 기대 정권을 유지하는 양상이 되어 버렸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지지를 얻는 정책을 입안하기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군부와 밀착해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는 쪽으로 선회해 버렸다.

그러니 군부는 이 기회에 전에 잃었던 과거의 영광(?) 을 찾고 싶어한다. 그리고 정치권이 군부에 점점 더 의지할수록 이슬람원리주의에 입각한 과격파는 국민적 지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들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은 작금의 인도네시아의 이 모든 문제는 이들 인도네시아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세의 간섭에 발생한 문제라 주장하면서 극단주의적 민족주의, 이슬람 율법에 입각한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많은 면에서 과거의 아프간 탈레반과 비슷한 면이 있다. 외국인에 대한 혐오, 보수적 종교관, 국가의 법률이 아닌 이슬람율법에 의한 법 집행, 다른 종교에의 무지, 타 문화에 대한 적대성 뭐 이런 것들……

이번 아체의 정부군과 반군과의 무력충돌은 일면 분리독립주의자와 정부군의 충돌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내년의 대선에서 정치적 영향력확대를 추구하는 군부, 그리고 그런 군부에 질잘 끌려 다니며 정권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현 정권의 무능, 뭐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정치적 위기상황의 결과물인 셈이다.

정부의 무능, 정치권의 이해득실, 국민의 팽배한 불만 이런 것들이 결국 아체에서의 무력 분쟁을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내놓은 것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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