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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포츠 연출가의 아름다운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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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포츠 연출가의 아름다운 전통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방송 제작요원으로 참여

계승해야 할 소중한 것들은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물려주고 지식과 지혜, 기술까지 모두 전수하고 떠나는 것이 장인(匠人)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이다.

때에 따라서는 은퇴 후에도 그들이 요청하면 기꺼이 참여해 힘을 보태야 한다. 세계문화유산인 고려청자나 조선백자의 제작기법이 후세에 전승되지 않았던 것은 기술개발에 성공한 도공(陶工)들이 자신만 알고 있는 비법을 제자나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고 세상을 떠나거나 외국으로 붙잡혀 갔기 때문이다.

▲수필가 김영일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지상파방송 3사(KBS, MBC, SBS)의 스포츠 제작 기자(PD)들은 일반기자나 PD가 상상할 수 없는 끈끈한 정분을 이어오고 있다.

각종 국제대회를 취재하고 제작한 경험이 풍부한 선배가 후배를 위해 제작 노트를 남기고 자문한다. 특히, 스포츠 중계의 경우, 기획안(cue sheet)이 있긴 하지만 대본이나 구성안은 따로 없다.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즉시 판단하고 여하히 대처해야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연출 자체가 어렵고 기지를 발휘해야 할 때가 많다.

흔히,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스포츠 중계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프로듀서의 주문(call)에 따라 감독(switcher)이 버튼을 누르는 드라마나 오락물과는 연출 기법이 달라 순간 포착과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PD가 직접 그림을 선택(directing)한다.

스포츠 연출은 오랜 경험과 촉(觸)이 있어야 잘 할 수 있다.· 30년 전에 개최되었던 ‘88서울올림픽은 당시 스포츠 PD들에게 많은 제작 노하우(know-how)를 쌓게 해 주었다. 그리고 세계 유명 방송사들로부터 한국 스포츠 중계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도 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얼마 전 광주에서 개최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주관방송사(Host Broadcast, MBC)의 제작 요원으로 참가했다.

실로 오랜만에 참여하는 방송 현장이라 가슴이 설렜다. 내가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80-’90년대는 방송기자 재가 아날로그 방식이어서 1:1 편집기로 제작하고 구형 중계차에서 흑백 모니터를 보며 방송했다.

그러나 요즘은 비선형 편집(non-linear) 장비로 손쉽고 빠르게 완제품을 생산해 낸다. 오래전에 현업을 떠난 나는 신형 장비를 다룰 줄 모른다.

4K 카메라는 솔직히 처음 보았다. 방송 메커니즘은 달라도 올림픽 방송 경험을 인정받아 참여할 수 있었다. 젊은 후배들에게 나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그들로부터 뉴미디어에 관한 얘기를 들으며 선후배의 끈끈한 정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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