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1월 방남설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홍 의원은 북한대학원대 교수 출신인 북한 문제 전문가이며, 현재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다.
홍 의원은 25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11월 말에 열리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담에 김 위원장을 초대해서 국제사회 다자간 회담, 국제 무대에 김 위원장을 데뷔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아마 국정원 차원에서 서 원장이 북측과 그런 문제를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답방을 해야 된다. 지난해 9월 평양 정상 회담에서 이미 김 위원장 답방 문제가 합의가 됐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저는 11월 말에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온다면 남북관계에도 좋지만 국제적 협력·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층 더 의미 있는 방문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2000년 6.15 정상회담 전후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특사였던 박지원 의원도 같은 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일련의 북한 관계 외교 흐름을 보면 (김 위원장 방남은) 굉장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그 근거에 대해 "북미 실무회담이 2~3주 내에 열린다고 이미 사실상 확정됐고, 어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에 대해서 상당히 좋은 제안을 했다. 그리고 언론 보도에 의하면 북중 정상회담이 곧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일련의 외교적 수순, 비핵화의 진전된 회담이 있다고 하면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올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박 의원은 특히 '북미 3차 정상회담 개최가 김 위원장 방남의 전제 조건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것과 상관 없이 북미 실무회담의 진전이 좋아지고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모멘텀을 만들어 내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이라도 올 수 있다고 본다. 북미 정상회담의 기선 제압을 위해서도 김 위원장이 부산에 나타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수 진영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남 가능성을 지극히 낮게 보면서,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조국 법무장관 관련 수사로 위기에 몰린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김 위원장 방남설을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나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이 주재한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정원이 뜬금없이 '김정은 답방설'을 흘린다"며 "'조국 덮기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성사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경호·질서유지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크다고 해도 말을 아끼는 게 상식"이라며 "정권 유지 수단이 북풍(北風)밖에 없나"라고 했다.
한국당 유기준 의원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며 "총선용 이벤트로 국민을 희망고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유 의원은 "(김 위원장 방남은) 여러 전제조건들이 맞아야 되는데, 한마디로 비핵화와 제재 완화"라며 "어떻게 한 달 사이에 그런 일이 발생하겠느냐? 오히려 북한은 우리 정부 비난을 재개하고 있고, 북한의 SLBM 신형 잠수함 침수가 임박하다는 이야기까지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김정은이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겠느냐.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도 MBC 라디오에 나와 "브리핑을 하신 간사들이 조금 오해를 하시지 않았나 싶다"며 "'북미 간 이견이 좁혀지고 합의가 도출된다면 올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 굉장히 여러 가지 충족되기 어려운 조건이 전제로 달려 있는데 과연 성사가 될까"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북미 간 합의가 된다면 (김 위원장이) 남한에 올 수도 있다는 것은 수년 간 되풀이해온 장밋빛 그림"이라며 "그런데 선결 조건은 북핵 문제가 잘 해결돼야 된다는 것인데, 그건 사실 '미션 임파서블'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나아가 "타이밍이 굉장히 절묘하다.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하면서 국민들은 북미관계 진전을 많이 기대했는데, 국민들이 원하는 얘기들이 어제 안 나온 상황이었다"며 "그런 날이었는데 묘하게 국정원이 이런 식으로 브리핑을 하게 유도함으로써 대통령이 워싱턴에 가서 어마어마한 성과를 얻어 오신 것처럼 국민들이 보시게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와 비슷한 취지의 의혹 제기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와 이 위원장 등의 의혹 제기는 다소 무리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전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방남설을 브리핑한 것은 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이었다. 간사 브리핑에는 민주당·한국당 간사 외에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원내대표도 동석했다. 간사 브리핑 내용은 3당 간사 간의 협의를 거쳐 결정되는 것이 통례다.
이 위원장도 "(방남 가능성 부분은) 국정원이 '이런 이런 것을 브리핑 해달라'고 부탁한 것에 들어 있지 않은 얘기인데 그냥 한국당 간사가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해버린 것"이라고 인정했다. 홍익표 의원은 여야 정보위 간사와 이 위원장이 다소 결이 다른 발언을 한 데 대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은재 의원이 한국당 간사인데, 갑자기 그 발언을 한 것은 충분히 협의가 된 내용 같지는 않다"면서도 "이 의원이 그런 말씀을 하실 때는 전혀 논의가 없었던 건 아니지 않나 예상된다"고 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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