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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민주-우리, '밀실야합'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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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민주-우리, '밀실야합' 중단하라"

[기고] 3당의 '비례대표 축소' 합의에 분노하며

***지역패권 포기하고 비례대표 늘려야 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은 상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이번 4월 15일 말과 행동이 다른 정당들을 다시 상대해야 한다.
민족적 불행이요 국민적 불운이 아닐 수 없다.

그간 각 정당들은 경쟁적으로 '정치개혁'을 선언하고 약속했다.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으로부터 분당할 때도 유일한 명분은 '개혁'이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도부 선거도 '개혁추진의 적임자'를 뽑는다며 TV생중계까지 요청하였다.

그러나 2월9일 4당 합의로 국회정치개혁특위를 통과한 정치관계법 개정안은 그간의 개혁 약속이 말뿐이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정개특위 개정안 핵심적인 문제는 첫째, 지역주의에 기반한 패권정치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며 둘째, 근본적인 정당개혁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한국정치에서 최대의 기득권은 지역패권이었다. 온 국민을 1번, 2번, 3번으로 줄서게 만들었다. 헌법 3조를 '대한민국의 영토는 기호 1번․2번․3번 지역과 그 부속도서로 한다'로 고쳐 써도 될 정도였다. 지역주의 정치를 극복하는 것은 정책을 중심으로 정당질서를 재편하고 정책을 가지고 경쟁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가 의원정수를 3백명으로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을 1백석으로 해야 한다는 개정안을 낸 것 이런 발상에서였다. 현재의 지역구 선거는 영호남의 지역패권이 철저하게 관철될 수밖에 없다. 1% 지지율의 자민련이 의석 5%이상을 점유하는 비정상적 상황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또 오직 1등만이 당선되는 지역선거에선 후보간 사활을 건 싸움에서 금권선거, 부정선거의 개연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 선거구를 축소하고 정책과 정당을 선택하는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는 것은 바로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며 정치개혁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정당 지지율에서 자신 없는 한나라당이 지역구 의석을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려 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범개협의 개정이 발표되자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를 전폭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열린우리당이 비례대표 축소에 동조한 것은 많은 의혹을 갖게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이번 총선은 1인 2표 정당투표제가 처음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이다. 정당투표제 도입의 취지로 보더라도 비례대표 의석 수를 더 늘여야 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비례대표 의석 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법정 홍보물을 만드는 것까지 반대하였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광역시도의원 비례대표선거에 정당투표제가 처음 도입되자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하여 비례대표홍보물을 신설하였다. 그러나 이번 4.15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정당투표를 판단하고, 비례대표후보를 알기 위해선 달리던 차를 세우고 길거리에 이따금 붙어있는 선거벽보를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온갖 부정비리로 정당 지지율에 자신없는 원내정당들은 국민들이 정당투표제를 제대로 알고 심판할까 두려운 것인가? 아니면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민주노동당의 원내 대량진출을 두려워하기 때문인가? 열린우리당부터 답변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지역주의를 극복할 생각이 있다면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고, 현행 선거기호제를 변경해야 한다. 21세기에도 영남은 1번, 호남은 2번으로 줄설 수는 없다.

정당개혁 역시 정치개혁을 보장하는 인프라의 구축이다. 불법정치자금과 당 보스에 의한 비민주적 공천과정이 문제가 되자 각 정당과 정치인들은 진성당원제를 정치개혁의 제 1조로 꼽아왔다. 개혁당과 열린우리당은 진성당원제 없이 개혁 없다며 창당되었다. 그러나 정계특위의 개정안은 진성당원제를 포기하고 있다. 당직, 공직후보 선출방식은 각 당의 당헌에 맡기고 있다.

지금 선관위에 신고된 각 정당들의 당원 총수는 6백만명이 넘는다. 유권자 6명 중 1명은 특정 정당 당원이다. 당비를 내고 당활동에 참여하는 당원은 0.1%도 되지 않는다. 이들은 당원이기 때문에 사전선거운동 대상으로 활용되어도 처벌할 수 없다. 이들 6백만명에 대해 상시 선거운동을 하니 고비용정치는 불가피하다. 그런데 개혁과 진성당원제를 외치는 어떠한 당도 이 '가짜당원'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총선을 앞두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한 장에 3천원씩 입당원서를 받으며 '가짜당원'을 늘리고 있다.

진성당원제를 포기하니까 당원들이 내는 당비에 연동하여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매칭펀드제도 폐기되었다.

정개특위 국회의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투표시간을 오후 8시까지 늘리자는 요구를 외면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학 2학년이 되어도 투표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분노를 헤아려 보았다면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었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총선 전에 기호 2번을 탈환하여 호남표를 독식할 계획을 포기했다면 기호결정 방식을 고쳤을 것이다. 진정 기득권을 포기하고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안다면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늘이는 범개협안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9일 통과된 정개특위 잠정합의안은 상당 정도 수정, 보완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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