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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규개추위, 이익단체 대변 및 들러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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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규개추위, 이익단체 대변 및 들러리 우려"

[기고] "금융규제 개혁은 감독규율의 확립이 전제돼야"

재정경제부가 투자은행 활성화 등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입법화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금융관련 규제개혁을 위한 규제개혁추진위원회(규개추위)를 신설하고 21일 그 첫 회의를 열었다. 규개추위는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강병호 한양대 교수가 공동 위원장을 맡기로 한 가운데 금융·외환·세제·국고·기업 등 각 분야의 민간대표 16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재경부는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와 비슷한 이름의 위원회를 신설한 이유에 대해 "규제들을 점검하는 데는 공무원의 시각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전문가나 시민단체, 소비자 등의 입장에서 규제를 정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면서 규개추위 위원에 위촉된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가 규개추위의 첫 회의에 참석한 뒤 이 위원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22일 <프레시안>에 긴급기고를 해 왔다.

권 교수는 기고문에서 "일벌백계의 감독규율이 정립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의 금융감독 집행 현실"을 감안하면 "재경부가 추진하는 금융규제 완화의 선의가 왜곡된 감독규율의 희생물이 될 수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규개추위가 실질적인 위원회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형식적인 운영체제를 벗어나 사전에 충분한 토의와 정보제공은 물론 소수의견도 존중하는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위원회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영준 교수의 기고문 전문이다. <편집자>

***"규제완화 미명 하에 건전성 규제 외면할까 우려"**

재정경제부를 위시해서 각 부처마다 규제개혁 관련 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갔다.

규제완화는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진입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반드시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규제완화에는 반드시 원칙이 있어야 한다. 불필요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발목잡기 식의 규제는 완화해야 하는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척결해야 할 대상이지만, 정보 비대칭성 하에서 시장의 건전성과 투명성 및 책임성을 확립시키기 위한 규제는 반드시 확고부동한 시스템으로 정립되어야 한다.

실물경제와 관련된 규제완화에도 시장규율의 건전성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특히 금융규제 완화에 있어서는 우리 시장의 현실 적합성을 무시한 제로베이스라는 미명의 규제완화에는 사전에 엄정한 현실여건에 대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번에 추진되는 금융규제 개혁은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규제완화 과제를 검토하여 수요자 입장에서 규제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금융수요자에는 위원회 구성에 다수를 차지하는 업계 측의 수요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금융소비자인 국민도 존재하며 국민이 오히려 더 중요한 금융수요자라는 데 있다. 그런데 이들 양자 간에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해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대리인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

1960년대 이래 30여 년이 넘도록 정부 주도의 개발독재와 압축성장의 체질로 길들여졌던 우리 경제는 김영삼 정부에 의해 경제협력기구(OECD) 가입이라는 환상에 경도되어 시장규율의 수준이나 산업의 체질 등을 고려하지 않고 소위 규제완화라는 미명으로 건전성 규제마저 완화 내지 포기해왔다. 이 때문에 우리는 유사 이래 가장 힘들었던 IMF 외환금융위기를 맞게 되었다.

따라서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 보고 놀라듯이, 아직도 우리 경제에서 불공정 행위가 만연하고 분식회계나 주가조작 등의 불법과 비리가 횡행하는 여건을 무시하고 모든 규제수준을 투명하고 책임성이 확립되어 있는 선진경제의 수준으로 완화 내지 포기할 경우 예상 밖의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의 경우, 일벌백계의 감독규율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의 금융감독 집행의 현실을 감안하면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로서 재경부가 추진하는 금융규제 완화의 선의가 왜곡된 감독규율의 희생물이 될 수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반드시 고려해야만 한다.

***"허술한 감독규율부터 바로잡아야"**

실례로 선진국에서는 금융소비자를 기만하는 환승계약이나 소비자 정보의 유출, 약탈적 대출 등의 경우 해당 금융회사는 장기간에 걸친 영업정지나 파산에 이를 정도의 벌칙을 받게 되는 반면, 우리의 경우에는 친재벌적인 금융감독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 등의 배려가 스스로 시장규율을 훼손하고 있는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의 엔론처럼 회계부정을 한다 해도 그 관계자가 장기간 감옥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그룹 회장이니 그룹 경영에 지장을 초래할 것 같다는 이유로 범죄 기업인을 집행유예로 풀어주는 나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미국 유통업의 귀재라는 마샤 스튜어트 회장은 소액의 내부자거래로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우리는 대형금융회사의 CEO들이 내부정보를 통해 주식옵션을 행사해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나라임을 알아야 한다.

허위공시나 분식회계에 대해 엄벌하는 감독규율이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감독위원장이 앞장서서 분식회계를 선처하는 법의 개정이 목전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악용하는 거대 재벌은 수백억 원이 넘는 회사 돈을 분식해서 오너들의 생활비나 증자대금으로 사용하는 현실을 무시하고 제로베이스 운운하는 것은 범죄자들 앞에서 신사도를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한덕수 부총리가 취임한 이후 개혁을 통한 재경부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그동안 말로만 규제혁파 운운하던 부처이기주의나 비생산적 권위주의를 불식하기 위해 구체적 규제개혁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그동안 추상적으로 진행되어 왔던 총리실의 규제개혁위원회와는 달리 구체적인 덩어리 규제들을 실사구시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위원회 구성원들의 면면이 아직도 이익단체를 대변하는 인사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서 균형 잡힌 위원회의 운영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부총리 자문기구라는 법적 성격으로 인해 정부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들러리만 서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규제개혁추진위원회가 명실상부하게 시장의 건전성과 투명성 및 책임성을 담보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미시적인 법과 제도의 기반을 정비하는 실질적인 위원회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형식적인 운영체제를 벗어나 사전에 충분한 토의와 정보제공은 물론 소수의견들도 존중하는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위원회 운영이 필수적임을 밝혀둔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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