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에 대한 대출금의 회수를 둘러싼 채권단과 삼성그룹의 마찰이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됐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삼성그룹이 당초 합의한 대로 4조7000억 원대에 이르는 삼성차 대출금과 연체이자의 상환을 책임질 것을 요구했지만 삼성그룹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소송을 선택했다.
서울보증보험 등 삼성차 채권단은 2일 "오는 9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28개 삼성 계열사를 상대로 삼성차 부채 2조4500억 원과 연체이자 2조2880억 원 등 총 4조7380억 원 규모의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번 소송을 위해 법무법인 '태평양'과 '화우'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삼성차 채권단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소송은 삼성측과 적당한 타협을 하기 위한 압박이 아니라 소송가액 전부를 받아내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그룹 관계자는 "주식회사의 주주는 출자금액만큼만 손실을 보는 것이 원칙"이라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를 내놓은 것 이상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 삼성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 채권단 "삼성차 대출 삼성그룹이 책임져라"**
서울보증보험과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14개 금융기관이 삼성차에 빌려준 돈은 2조4500억 원이다.
이건희 회장과 삼성 계열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1995년 설립된 삼성차는 외환위기때 내수침체와 수출여건의 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금융권에서 긴급수혈을 받았다.
이때 채권단은 대출을 해주며 손실에 대비해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를 주당 70만 원씩 계산해 받았다.
삼성측은 2000년 말까지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빚을 갚고 만약 채권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31개 계열사(현재는 28개 계열사)가 책임지기로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삼성생명 상장이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채권단이 그동안 추진해온 삼성생명 주식의 해외매각도 사실상 무산되자 채권 청구시효(5년)가 끝나는 올해 12월 31일을 앞두고 소송을 내기로 한 것이다.
채권단의 상환 요구액은 대출금에 연체이자 2조2880억 원을 포함해 총 4조7380억 원으로, 이번 소송은 역대 최대의 민사소송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 "합의서는 사실상 무효. 책임질 수 없다"**
삼성그룹은 채권단이 합의서를 근거로 요구하는 삼성차 대출금 상환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손실보전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계열사에 대한 금융제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합의를 해줄 수밖에 없었고,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을 사재로 출연한 만큼 책임질 것은 책임졌다는 것이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0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이건희 회장은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인 차원에서 사재인 삼성생명 주식을 출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또 "삼성계열사에 신규대출 거부, 채권 회수, 수출입 외환 정지 등 3단계 제재안이 거론됐었다"며 "금융제재를 받으면 큰 어려움에 빠지므로 합의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측은 2일 "삼성차 대출금과 관련해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소송으로 간다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당시 삼성차는 법정관리 신청 때 채권단과 의논한다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어겨 채권단에 큰 손실을 주었다"면서 "이에 따른 페널티로 금융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은 대출약정에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삼성그룹의 법정다툼이 불가피하게 됐지만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리고 패소하는 쪽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소송 진행과정에서 타협점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차 부실채권 처리 일지〉**
▲1999.6.30 삼성차 법정관리 신청, 이건희 회장 사재출연 발표
▲1999.8.24 채권단과 기본합의서 체결, 2000년말까지 채권단에 2조4500억 원 지급 보장
▲2000.12.19 삼성 기본합의서 이행 거부
▲2001.6.12 채권단, 제소 전 화해절차 추진했지만 실패
▲2003.10.17 생명보험사 상장기준안 발표 유보
▲2004.2.9 채권단, 삼성생명 주식 해외매각 결의
▲2004.12.10 해외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뉴브리지캐피털, 워버스핀커스 선정
▲2005.3.24 1차 해외매각 중단
▲2005.3.30 채권단, 2차 매각 추진 결의
▲2005.9.30 2차 매각 중단
▲2005.12.9 채권단, 채권회수 소송(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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