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이식 거부 반응이 없는 세포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질병 발병 연구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전 세계 의학자 및 생명공학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난치병 환자 치료에 이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
***줄기세포 연구 실용화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 산적**
줄기세포가 세포치료제로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환자의 손상된 부위에 도달하여 적절한 양의 동일한 기능을 발휘하는 세포로 분화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수명과 기능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며 동시에 종양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우선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관한 수많은 조절 기능들이 규명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복제배아 줄기세포의 실용화 기간은 적어도 10년 또는 그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또 하나의 문제는 그 연구의 중요성을 십분 인정한다고 해도 연구 자체가 심각한 윤리적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비록 초기 단계의 인간 생명('배아')이기는 하나 인간 생명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인간 생명을 고의로 만든 다음 희생시켜야 하는, 어려운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이는 인간복제라는, 인간 사회의 질서를 송두리째 바꿔 버릴 위험한 길로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복제배아 연구가 법률로써 허용되어 있는 나라는 영국과 한국뿐이며 미국,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황우석 쓰나미'에 휩쓸린 대한민국**
그러나 이러한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 성과의 한계와 그 윤리적 쟁점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교수의 2편의 〈사이언스〉 논문이 발표된 이후 우리나라는 '황우석 쓰나미'에 휩쓸려 전 국민이 황우석의 업적을 찬양하고 그를 칭송하기에 바빴다.
여야를 막론하고 '황우석 지지'에 앞장서는 정치인이 속출하였으며, 진보도 보수도, 젊은이도 기성세대도, 심지어 생명에 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온 종교계까지도 황 교수를 옹호하거나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황우석 교수는 개국 이래 이순신 장군에 버금가는 인물로 격상됐고 황 교수를 소재로 한 위인전이 만들어지고 심지어 그 생가까지 보존하겠다는 문자 그대로 '살아 있는 영웅'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와중에서 황 교수 연구의 의의를 제한하거나 그 윤리적 문제점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아예 무시되거나 심지어 국익을 해치는 역적으로 매도되는 분위기였다.
***묵묵히 실험실을 지키는 평범한 과학도들을 기억하길**
황우석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연구를 날조한 황 교수 및 관련 연구자들이 져야 할 것이다. 또한 황우석 사태를 이와 같이 악화시킨 정치가, 언론인 및 맹목적으로 황 교수를 지지한 일부 국민에게도 책임이 없을 수 없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필자를 포함한 과학자 및 전문가들의 책임도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비록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그동안 시행되지 않았던 새로운 연구이고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남의 논문을 평가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누리꾼(네티즌)들의 비난이 두렵거나 귀찮아서 입을 열어야 할 때 입을 열지 못한 과학자들은 비난을 피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나마 이번 사태의 해결이 국내 소장 과학자들에 의해 주도되어 한국 과학계의 자정능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을 주도한 젊은 과학자들은 권위 있는 대가들이 아니라 박봉을 받으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젊은 과학자들임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이들이 활동했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소리마당' 게시판은 이들이 구인구직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던 곳이었기에 교수라는 '철밥통'에 안주해 있는 의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뼈아픈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의 발전은 한두 사람의 스타 과학자들에 의해 이룩될 수 없으며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은 묵묵히 실험실을 지키는 평범한 과학도들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이들 후배 과학도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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