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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강원도 관광수입 절반, 수해로 날아간다"

[기고] 수해를 막기 위한 대안의 대책

환경 연구단체인 '생태지평'은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최근의 폭우로 가장 심한 피해를 입은 강원도 평창, 인제, 정선 일대를 다녀왔다. 이번 수해의 진짜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이 단체는 현장 조사와 수재민의 증언을 토대로 이번 수해는 무분별한 환경파괴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생태지평은 8월 4일 <프레시안>에 게재된 수해지역 르포("강원도의 수해는 '가이아의 복수'였다")에 이어 수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안에 관한 글을 보내왔다. 이 글에서 생태지평은 "강원도 관광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재해가 매년 반복되는 현실에서 사후복구보다는 사전예방에 주력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편집자>


강원도 관광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재해 피해

한국은 해마다 수해로 많은 인명피해는 물론 평균 1조7000억 원의 재산손실을 입고 있다. 이를 복구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매년 평균 2조6000억 원에 이른다. 더욱이 수해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규모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그 피해는 특히 심각하다.

2004년에 발행된 <강원 방문의 해 사업백서>에 따르면 통상 강원도는 한 해에 7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약 4조 원의 관광소득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 중 25~50%는 수해 피해로 날아가는 것으로 추산됐다. 2002년에는 태풍 '루사'로 인해 2조7500억 원(사망 149명, 이재민 4만여 명)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003년에도 태풍 '매미'로 7870억 원(사망 15명, 이재민 2700여 명)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7월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액은 1조 원(잠정 추산치)에 달한다.

이런 상황은 무엇을 말하는가? 강원도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지역발전 전략이 현실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관광상품의 개발 이전에 먼저 지역의 환경을 재해로부터 보전하기 위한 대책의 수립이 시급하다.

국토계획과 환경계획의 불일치가 상습적 재해의 원인

현재 국내 국토이용계획은 '국토종합계획'과 '도시기본계획'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국토종합계획은 '자연과 어우러진 녹색국토의 실현 및 개발과 환경의 통합'을 큰 목표로 내세우고 있고, 그 구체적인 추진사업은 △친환경적 국토관리 강화 △국토개발 과정에서 친환경적 관리기법 도입 △산·하천·연안의 자연생태계 보전 및 복원 등이다. 도시기본계획은 국토종합계획의 하위에 위치하면서 도시의 관리와 도시계획 수립의 지침이 된다. 이 계획의 목적은 특별시, 광역시, 시, 군의 기본적인 공간구조와 장기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국토의 활용을 주된 목적으로 해서 구체적으로 짜여진 국토계획과 달리 환경계획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가장 상위에 위치하는 국가환경종합계획도 추상적일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별로 추진할 주요 자연보전 과제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자연환경보전계획(자연환경보전법 제8조 및 제9조) 역시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큰 수해 피해를 입은 지자체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다수 지역에서 개발을 할 때 개발대상 공간의 생태적 특성을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거나, 생태적 문제에 대해 형식적인 검토만 진행하고 있다. 개발정책만 존재할 뿐 지형의 변화로 인한 환경적 영향, 하천 관리의 적정성, 해당 지역의 물 순환 및 바람의 흐름, 기후 및 기상의 변화 등에 대한 고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게 국토계획과 환경계획의 불일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수해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국토계획과 환경계획이 불일치하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양 계획 사이의 정합성을 확보화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 지자체 별로 국토의 현명한 이용과 보전을 위해 실효성 있는 환경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자연재해라는 이름 아래 되풀이되는 인재를 막아내는 지름길이다.

인간과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국토이용

이번 강원도 지역 수해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에서 반복해 얘기하는 '예측 불가능한 호우 때문'이라는 원인 진단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강원도 지역의 토지이용 실태, 하천관리의 실상, 산간지역 관리의 부실 등이야말로 이번 집중호우 피해를 불러온 직접적인 원인이다.

인제 및 평창 지역의 피해 중에서는 원주민의 생활공간이 입은 피해가 절대적이었다. 특히 피해 발생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하천의 범람은 하천이 주변 지형과 불균형 상태에 있거나 하천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다리 등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도 국지성 돌발 호우가 거듭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강원도의 지형상 산사태 예방에 필요한 사방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1ha당 120~130t의 토사가 유실되는 고랭지 농업지에 대한 사전관리와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농경지에 대한 사전조치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좁아진 하천 폭과 낮은 제방, 수많은 도로, 침수가 예측되는 하천변 건축물 등에서는 인간과 자연환경에 대한 고려 역시 찾아보기 어려웠다. 더욱이 간벌 이후 방치된 간벌목은 주택 파손과 도로 침식, 제방 훼손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시대의 국토이용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 자연환경의 변화와 이로 인해 재해가 계속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다른 패러다임에 입각한 국토이용이 필수적이다. 일부 지역에서 불가피한 집단이주까지 포함해 인간의 활동이 과다하게 개입된 지역을 자연으로 복원하고 관리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호우로 인해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이런 대책이 얼마나 절실히 요구되는지를 보여준다.

자연환경 변화에 조응하는 재해의 복구와 예방 필요

우리나라에서는 주요 지방 하천의 폭이 변화해 온 과정에 대한 기록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60년 동안이나 어느 한 지역의 개발과 변화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다는 해외의 이야기를 부러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의 대다수 지자체들에는 과거에 일어난 수해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대책 수립 및 이행의 전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분석한 '수해백서'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다. 몇몇 지자체만 태풍 매미와 루사 때의 상황을 기록해 놓고 있을 뿐이다.

중앙정부의 재해 관련 백서에도, 이렇게 험난한 나라에서 무사히 살아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통계수치들만 있을 뿐이다. 과거의 기록과 대처의 경험을 통해 향후 예상되는 재해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재해는 거듭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수해를 면밀히 분석하고 평가해, 그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또한 과거의 교훈을 활용하지 못한 재해복구는 새로운 재해를 만드는 첫 과정일 뿐이다. 강원도에서 발간된 <2002 강원 수해백서>는 2002년 태풍 루사 이후의 잘못된 복구공사가 2003년 태풍 매미 때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수해지역의 복구가 이러한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급박한 상황에 대한 비상대처에 급급했다면, 앞으로는 재해의 원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에 기초해 지역의 자연환경과 기후변화 시대에 부합하는 친환경적 복구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 동일한 재해를 매년 반복해 겪으면서 복구를 위해 국민의 성원만 기대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사후복구에서 사전예방으로

이번 수해지역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댐 건설과 관련된 논란은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부 언론과 정치권, 정부부처는 수해가 발생하면 원인 분석과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하기에 앞서 댐의 추가 건설 주장만 일삼는다. 댐은 만능의 해법이 아니다. 댐 건설은 하나의 검토 가능한 조치일 뿐이며, 해당 지역의 상황과 조건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우리는 수해가 난 직후에만 국토의 친환경적 관리에 주목할 뿐,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을 망각한다. 정부부처가 예산의 문제로 사방댐 건설을 늦추는 것은 결국 국민의 생명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정치권과 정부의 잘못이다.

이제라도 정부부처, 지자체, 정치권, 언론, 시민사회단체 등이 지혜를 모아 국토의 반환경적 이용과 관리가 불러오는 수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태지평 연구소(바로가기)는 강원도 지역의 수해를 실사한 결과 파악된 수해의 원인과 정책대안을 포함하는 종합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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