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겨레>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라오스의 물, 아세안의 배터리로" 등의 제목 아래 라오스 수력 발전의 긍정적인 면을 크게 보도한 것과 관련해, 그것의 부정적인 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지적한 것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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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우리나라 기업이 너도나도 국제적으로 뻗어가고 있다. 특히 가까운 아시아 지역에서 이러한 모습이 집중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국내 기업이 아시아에서 활발히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화려한 이면 뒤에 숨어 있는 사회·환경 문제는 없을까?
대우건설이 만든 라오스의 후웨이호 댐
후웨이호 댐은 라오스에서 민간 부문이 자금을 조달해 건설한 최초의 BOT(건설-운영-이전) 방식의 댐 건설이었다. 1990년대 초반 세계경영이라는 신화를 꿈꾸던 대우건설은 1억5000만 달러에 이 공사를 수주했다. 이 댐 공사는 1994년 11월 시작돼 1998년 12월 끝났다.
라오스 남부 참파삭(Chanpassak) 주의 동쪽 끝에 있는 후웨이호 강을 막은 이 댐은 그 물을 인근 아타프(Attapeu) 주에 있는 세콩(Xe Kong) 강으로 빼내, 큰 낙차를 이용해 150㎿의 전력을 생산한다. 대우건설은 이 수력 발전소가 아시아에서 가장 낙차가 큰 것이라며 자랑해 왔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애써 외면하는 현실도 있다. 후웨이호 댐 건설로 엄청난 환경 훼손이 발생했다. 수몰 지역 안의 나무를 베어 낸다는 구실로 시작된 벌채는 수몰되지 않는 지역까지 확대돼, 송전선을 따라 주변 50m 넓이로 나무가 마구 베어졌다. 또 이미 있던 100㎞의 도로를 확장하고, 38㎞의 길을 새로 내는 과정에서도 숲이 파괴됐다.
삶의 터전을 잃은 원주민
환경만 파괴된 게 아니다. 대대로 그 지역에 살고 있다가 댐 건설로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원주민, 특히 냐훈(Nya Heun) 족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5년 동안 445가구 1895명이 참파삭 주로 이주했는데, 이중 40%가 냐훈 족이었다. 그나마 애초 계획된 12곳 마을 중 2곳은 아직도 이주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들의 고통은 고향에서 쫓겨난 데서 그치지 않았다. 한 가구가 살기 위해서는 3㏊의 땅이 필요했다. 그러나 정부가 주민에게 나눠줄 수 있는 땅은 1㏊에 불과했다. 결국 이들은 식량난에 처하게 됐지만, 정부는 배급하기로 했던 쌀도 주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이주비용을 제공했지만, 그 역시 충분치 않았다.
이런 이주민의 비참한 실상에 대해 라오스의 수력발전 개발에 관계했던 아시아개발은행(ADB)의 한 컨설턴트도 1997년 9월 이주 지역을 방문하고 나서 "이주 지역은 외부의 도움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너무 좁은 땅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며 고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댐이 건설되기 전 먹고사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 쌀 수확량도 많았고, 강과 숲도 풍족한 먹을거리를 제공했다. 굳이 외부에 손을 벌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랬던 이들은 새로운 이주 지역에서 졸지에 이미 자원을 독점하고 있던 원주민에게 손을 벌리는 처지가 됐다. 결국 3~4년 전부터 냐훈 족 이주민은 수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고향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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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의 하소연…"대우건설에 책임을 묻고 싶다"
이렇게 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일은 이들이 제일 원망하는 것은 대우건설을 비롯한 외국 기업이다. 한 냐훈족 이주민은 이렇게 하소연한다.
"우리는 댐 건설을 통해 이익을 본 대우건설이나, 지금 댐을 소유하고 있는 벨기에 트랙테벨(Tractebel)의 책임을 묻고 싶다. 이들은 댐 건설로 돈만 벌었지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주민에 대한 책임은 다하지 않았다. 우리는 농사지을 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전에 살던 그 땅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우리는 그곳에서 살 권리가 있다."
오늘은 3월 14일, 흔히 말하는 '화이트데이'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사탕이나 선물을 보내는 날이다. 그런데, 3월 14일은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꼭 10년 전인 1997년 오늘 세계의 댐 반대 운동가와 주민들이 브라질 쿠리찌바에 모여 댐 건설에 반대하고 강과 주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한 '국제 댐 반대 행동의 날'이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적으로 대형 댐에 대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의 강력한 저항이 이어졌다. 2000년에는 굳이 대형 댐을 건설하지 않더라도 실현가능한 대안을 우선 검토하고, 부득이 댐 건설이 필요하다면 사회·환경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세계댐위원회의 권고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최근 한국에서 동강댐과 지리산댐 등 대형댐 건설이 번번이 좌절되자 한국의 건설업체들은 점점 이웃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범한 잘못을 그대로 세계 곳곳에서 저지르고 있다.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선물을 줄 게 아니라, 이웃 나라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날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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