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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자장면값'은 관리해도 '집값' 관리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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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자장면값'은 관리해도 '집값' 관리는 못한다?"

[기고] 정부의 전·월세 대책과 '공리주의의 저주'

토지 불로소득 사유화로 인해 가격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주택가격

경제의 핵심 지표는 가격이다. 시장참여자들은 가격신호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는 줄고 공급은 늘며, 탐색기간이 지나 새로운 가격에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것이 수요-공급 법칙 또는 가격법칙이다.

그런데 이 가격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상품이 존재한다. 바로 토지와, 토지와 한 몸이 된 주택이다. 우리나라 주택은 매매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한다. 미래에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매매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감소한다. 미래에 매매차익을 전혀 기대할 수도 없고 오히려 재산상의 막대한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한 70년대 이래 이러한 모든 원리들을 몸으로 체득하였다.

그런데 매매차익은 바로 토지 불로소득에서 발생한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다만 관련법들이 상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주택가격 관리 회피는 정부의 책임 방기

가격을 주어진 신호로 새로운 의사결정을 내리는 주체는 주로 시장참여자들에게 해당한다. 정부는 가격이 왜 오르는지 또는 내리는지를 잘 살펴야 할 가격관리 책임이 있다. 운전면허시험료 경감을 위해 기능시험을 폐지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기름값이 급등하자 기름값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라고 주문하고, 생필품 가격이 오르자 관리품목을 정해서 가격통제를 실시하고 이제는 학생들의 그 어떤 저항에도 전혀 굴복하지 않던 대학등록금마저 동결시키려 하는 현 정부의 자세에서 나름 가격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잘 감당하려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정작 관리해야 할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전혀 상반된 태도를 취할까?

'백문일답'식의 주택공급 확대 및 금융지원 확대 정책과 전월세 대책

전세문제에 대해 정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하자 여론의 질책이 따가왔는지 정부가 드디어 1월 13일에 전월세 대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번 전월세 대책에 대해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정부가 전세문제를 핑계로 건설사 퍼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이 대책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등에 국민주택기금 지원, 세제혜택 확대, 5년 임대주택 공공택지 공급 등 건설사 지원책이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동산대책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의혹은 사실로 드러난다. 주택가격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주택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공급 사업을 실시하였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하락하는 대로 이를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식하고 경기부양과 주택가격 회복이라는 명분으로 주택공급 및 거래활성화를 위해서 각종 규제완화와 금융지원 정책을 시행하였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시장과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주택공급 확대 및 금융지원 확대라는 백문일답(百聞一答)식 정책을 펼쳐 왔던 것이다. 한국에서 토지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신화 뒤에는 바로 이러한 정부의 정책지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특유의 전세시장은 투기적인 주택매매시장에 종속되어 움직이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전세대책이 주거복지대책임에도 불구하고 주택공급 확대 및 금융지원 확대라는 상위 정책과 궤를 같이 하여 왔다.

▲ ⓒ프레시안 (조형·사진 = 손문상 화백)

공리주의에 충실한 정부의 전세대란 무대책과 전월세 대책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핵심 원리로 하는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는 '결과적으로 다수가 행복해지면' 선(善)이라는 "결과론적 도덕추론"의 철학적 근거가 된다. "결과론적 도덕추론"에 따르면 원칙을 묻지 않고도 결과적으로 많은 이들이 행복해지는 정책을 시행하면 이는 도덕적인 정책이 되는 것이다.

얼핏 신자유주의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명박 정부가 뜬금없이 '공정사회'를 표방한 배경에는 '신자유주의의 철학적 기반인 공리주의조차 결과적으로로라도 도덕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이론을 학습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쨋든 이명박 정부가 '공정사회'를 표방하였기에 우리는 이번의 전월세 대책이 도덕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되었다. 공정사회는 말 그대로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한다. 따라서 공정사회가 추구하는 시장경제 역시 '공정가격'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런데 결과로서의 도덕성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와 출발(원칙)로서의 도덕성을 추구하는 공정사회가 이명박 정부에서 과연 온전한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는 확신이 가지 않는다.

거품 의존형 주택소유자 사회(Ownership Society)를 추구해온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전세대란에 대해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부가 무대책을 보인 이유는 부동산시장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전세대란 무대책이 주택매매가격을 인상시키고 주택거래를 촉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복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국 아파트 값이 16주 연속 상승하는 등 매매시장이 꿈틀대고 있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급등이 결국 아파트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결국 그동안 소수 전월세주택 세입자의 행복보다는 다수 주택소유자의 행복을 선택한 이명박 정부는 '결과적으로 다수가 행복해지는' 공리주의를 충실하게 따라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소수 전월세주택 세입자를 위한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에도 이명박 정부는 큰 그림에서 공리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명박 정부가 전세가격의 공정성을 고민하지 않고 오히려 떨어진 주택매매가격이 올라야 정상이라는 인식틀에서 나온 전월세 대책은 정부가 민간 건설사를 통해 공급을 늘리고, 전월세주택 공급과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금융대출을 확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책은 위에서 말한 백문일답식 주택공급 및 금융지원 확대라는 상위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그래서 정부의 대책대로라면 민간 건설사는 주택건설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서 좋고, 금융권은 건설자금 및 전세자금 대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서 좋고, 정부는 좋은 정부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 좋다. 물론 전월세주택 수요자도 일정정도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쌩뚱맞게도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담은 이번 전월세 대책은 향후 아파트 분양가격이 급등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다. 따라서 전월세 대책 역시도 공리주의에 충실한 선택이다.

'공리주의의 저주'에 빠지기 쉬운 정부의 전월세 대책

정부의 전월세 대책이 시장에서 형성된 높은 전세가격의 공정성을 평가하지 않고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우선 주택가격을 관리해야 할 정부의 책임을 방기했다는 문제가 있다. 토지 불로소득을 추구하려는 기대심리가 반영하여 가격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주택매매가격으로 인해 전세가격이 높게 형성되었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 가격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정부는 당연히 주택매매가격 및 전세가격을 정상화하는 정책을 중심으로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토지 불로소득을 사유화하지 말라"는 공정가격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을 때 결국 가계대출의 팽창과 거품붕괴로 인한 여파는 경제 전체에 미치게 될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29일에 발표한 '2010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작년 2월말 기준 전국 가구의 59.5%가 평균 7165만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올해 1월 6일 금융감독원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4조9000억 원 늘어나 부동산 거품 논란이 거셌던 2006년 11월의 5조1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 규모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79조3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이며, 가계부채 잔액은 780조 원에 이른다. 이로 인해 가계와 금융권의 부실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이자 역시 인상되어 이러한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또한 정부가 기존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및 이번 전월세대책으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의 원칙을 충실하게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 가서는 오히려 "공리주의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정부가 주택가격 및 전세가격의 투기성 여부를 전혀 따지지 않고 단기적인 결과로서의 효용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은 '결과적으로 다수가 행복해지는' 진정한 공리주의를 달성할 수 없다. 주택가격 및 전세가격의 투기성을 따져 토지 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는 장치를 포함하는 정책을 추진해야만 장기적인 결과로서 다수가 행복해지는 진정한 공리주의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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