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부산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부경아고라'는 평소에도 꼭 필요한 자리가 있을 때마다 어묵탕을 끓여왔던 노하우가 있다. 그리고 매월 두 번에 걸쳐 독거 노인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나누어 주는 활동을 하고 있기에 크게 어려울 것도 없었다.
6월 11일 오후 5시 부터 우리의 영원한 주방장 돌쇄, 밀루루떼 님을 비롯해 자칭 타칭 아고라 기자이길 자처하는 칼 기자님과 해방구 님을 비롯한 회원들이 열심히 잘 마른 멸치와 단단하고 시원한 순무로 육수를 내면서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진행해 주셨다.
부득이 시간을 낼 수 없는 회원들은 십시 일반으로 금전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으셨고, 우리 카페의 영원한 공주 대추님은 거금을 보내주시기도 했다.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설레고, 걱정은 태산 같았다. '희망의 버스'가 도착하기 전날부터 사측은 용역깡패 600여 명을 배치해 모든 문을 봉쇄했고, 경찰 역시 원천봉쇄 방침이었다. 착하고 순박한 사람들의 평화로운 소풍을 이렇게 막다니. 전국의 많은 분들이 먼 길 오셨다가 가까이 가 보지도 못하고 공권력과 대치하는 상황은 되지 않을까, 그래서 실망하고 마음을 다치지는 않을까, 혹 다치시는 분은 없을까, 정말 많이 우려가 되었다.
부산대교부터의 촛불 행진도 막는다고 했다. 이렇게 먼 부산까지 사람의 마음 하나 가지고 온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 부산 사람들이 먼저 앞장서자고, 회원 몇 분이 부산대교 앞으로 마중을 나가기도 했다. 작은 물줄기가 큰 뚝도 뚫는 거라는 마음이었다.
처음부터 경찰은 행진을 막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원로 어르신이신 백기완 선생님, 문정현 신부님, 홍세화 선생님, 박창수 열사 아버님, 박종철 열사 아버님을 비롯한 어른들이 앞장서 경찰의 벽을 뚫으며 행진은 나아갔다. 노구를 이끌고 와 이 어두운 벽을 뚫어주시는 어른들의 기개에 가슴이 울컥했다. 행진 중에 있는 대열의 면면을 보면서는 더 그랬다. 무슨 '노동단체원'들이 파이프나 화염병을 들고 온 게 아니었다. 아빠 품에 안긴 아이들, 어린 학생들과, 함께 한 젊은 엄마들과, 하이힐이 어울릴법한 여성들, 그리고 오육십 줄의 아저씨들이 누가 보는 이 없어도, 가슴 속 양심의 촛불 하나씩 들고 함께 한 새벽 1시의 촛불 행진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고 감동이었다.
그 감동도 잠깐, 한진중공업 앞에 도달했을 때, 정말 기적 같은 엄청난 일이 일어났을 때의 감동과 떨림은 정말 짜릿했다. 순식간에 하늘의 동앗줄처럼 넘어오던 사다리들, 그 벽 위에 홍길동의 후예들처럼 나타난 사나이들. 아! 얼마나 통쾌하던지. 정말 굿! 이었다. 곧 이어져 정문을 막고 있던 용역깡패들이 기겁을 하고 달려 나와 소화기를 뿌려댔지만 성난 우리들의 기운을 이길 수는 없었다. 자연스레 정문마저 뚫리고 자연스럽게 출입이 가능해져 우리는 푹 끓인 어묵탕을 현장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었다.
어묵탕은 인기 절정이었다. 모두들 현장으로 들어 올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준비된 것들이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서로 양보하면서, 아껴서 아껴서 어묵탕을 먹었다. 준비한 우리 회원들도 덩달아 기분이 업 되어, 인기가 짱이라고 너도 나도 한 마디씩을 주고 받았다. 어묵탕 한 그릇이 그렇게 귀할 수 있다니.
새벽이 동틀 무렵 우리는 다시 점심 밑반찬 만들기 봉사 때문에 끝까지 함께 할 수 없어 먼저 공장 바깥으로 철수를 하고, 밑반찬을 만드는 중에 김여진 님이 해운대 경찰서로 연행 됐다는 트윗 소식을 듣고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나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헤어졌다.
그 기쁨과 환희를 언제 다시 느껴 볼 수 있을까.
그런데 또 다시 '2차 희망의 버스가 온단다.' 아, 세상에는 이렇게 대담한 사람들도 있구나. 강건한 사람들도 있구나. 눈물이 솟구쳤다. 이 벅찬 소식에 우리 카페 회원들은 벌써 가슴을 설레며 기대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더 많은 부산 시민들과 2차 희망의 버스를 맞고 싶다.
"여러분이 있어 꺼져가던 시대의 촛불이 꺼지지 않고, 상한 갈대들이 꺾이지 않고, 다시 희망을 가지고 새날을 기다리시는 김진숙 님을 비롯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기운을 얻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그 모든 이 시대의 새로운 희망의 씨앗들, 벗들게 부산 시민들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 다시 '2차 희망의 버스'가 오는 7월 9일, 더 맛있는 부산 어묵탕으로 여러분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 드리겠습니다."
| ■ '2차 희망의 버스' 탑승 요령 이 버스는 소금꽃 김진숙의 85호 크레인 농성 185일을 함께 지키는 연대의 버스입니다. 이 버스는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달리는 '희망의 버스'입니다. ['2차 희망의 버스' 탑승 요령] ○ 출발 : 2011년 7월 9일 오후 1시(부산 6시 30분 도착 기준) ○ 출발 장소 : 전국 동시 다발(서울 / 시청광장 앞 재능교육비정규직 농성장) ○ 참가비 : 30.000원 - 각 지역별로 다르게 잡으실 수 있습니다. - 학생, 어린이는 반값 등록금의 취지를 살려 '반값 참가비'로 합니다. ○ 참가 및 연대 게시판 : 다음 카페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검색 http://cafe.daum.net/happylaborworld ○ 1차 마감 : 6월 28일(버스 섭외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 참가비 및 후원금 입금계좌 : 박래군(농협 351-0199-8560-53) ○ 문의 및 연락처 : 02-363-0610(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 송경동(010-8278-3097) [아름다운 만남을 위하여] - 각 단체 별로 '2차 희망의 버스' 참가를 즐겁게 결정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지역 내 사회단체 및 양심적 개인들과 긴급히 소통해서 '2차 지역 희망의 버스'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 각 단체나 커뮤니티 별로 참가자를 모아 일괄 신청해 주시면 좋습니다. - 각 단체 및 지역 참가단은 희망의 버스 한 대당 2분의 '깔깔깔'을 선정해 버스 운행과, 전체 진행요원으로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눔과 연대의 마당] - 각 지역 버스별로 지역 특산물이나 나누고 싶은 것들을 가져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부산 시민들과 함께 하는 연대의 나눔 장터가 열립니다. - 185일째(가는 날 기준) 외롭게 싸우고 있는 김진숙 님과 집단 단식 중인 정리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날로 1박 2일 노숙을 기본으로 합니다. 텐트 등 물품을 준비해 주시면 좋습니다. - 7월 10일 아침밥만 진행팀에서 제공해 드립니다. 먹거리 등을 준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연대 문화마당이 열립니다. 각 지역 참가 버스는 가능한 문화 프로그램 등을 준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진숙 님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 그리고 부산지역 노동자 분들이 오시는 분들게,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꿈을 담은 '희망의 배'를 접어 오시는 모든 분들께 하나씩 드리겠다고 합니다. - 부산 시민들과 함께 하는 '나눔문화 콘서트'가 7월 9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열립니다. 부산 시민 여러분이 모두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 버스는 희망을 노래하려는 버스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준비 상황] * 현재 다양한 분들이 함께 하십니다. 지역 희망버스는 현재 대구, 제주, 제천, 순천, 광주, 전주, 인천, 수원, 창원 등이 함께 합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10대의 희망버스와 퀴어축제 등을 준비하신다고 합니다. 성미산학교와 광명의 볍씨 학교 등, 전국의 대안학교 분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논의 중입니다. 민족예술인 총연합이 움직이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희망의 버스를 만들어 보겠답니다. 용산 참사 당시 너무나 맑은 마음들과 힘을 주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모임' 분들이 해고자 아이들에게 줄 동화책을 실고 희망의 버스에 함께 하신다고 합니다. 부산아고라 분들은 6.11처럼 오뎅탕을 준비하신다고 하고요. 문학인들은 기본 2대를 예약해 주셨습니다. 김용택 시인께서 글을 써주기로 했고, 김선우 시인은 썼고, 심보선 시인께서 글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공선옥 선배는 벌써 글을 써서 보내주셨습니다. 6.11 담 넘은 것으로 소환대상자 명단에 끼었다고 하니, 너무 기쁘다고, 그 기쁨의 글을 하루만에 써 보내 주었습니다. 걱정입니다. 얼마 안 있다 독일 가야하는데, 공항에서 체포되면 어쩌려고 하느냐 했더니, 영광이지 합니다. 더 깜짝 놀랄 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제도 100명의 분들이 부산을 다녀오셨습니다. '약심연대' 한의사 선생님들이 현장을 방문하셨고요. 부산의 미디어운동 활동가들이 김진숙 선배에게 셀프카메라를 올려 보내 주셨습니다. 더 즐거운 것은 2차 희망의 버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어제는 충남 아산 유성기업 노동자들 투쟁에 함께 했고, 오늘은 90가구 중 75가구가 불에 타버린 강남구 포이동을 찾아 그림을 그려주고 왔다고 합니다. 어제 김진숙 선배는 전화가 온 금속노조 위원장님께 여기는 잘 지킬테니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도와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참 멋진 분입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는 6.11 소환자들을 위한 공동 변호인단을 구성해 주시기로 했고, 2차 희망의 버스에 동참해 '우리'를 지켜주기로 했습니다. 민교협과 전국교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 등 모두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가는 건 당연하고, 얼마나 많은 이들인가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전교조는 '전국 밥심연대'를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당일 전국의 선생님들이 모여 우리들의 아침밥을 준비해 주시면 그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진보신당은 당원의 1/10인 800명을 전국에서 출발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민주노동당도 준비하고 있고, 사회당은 2대를, 그리고 학생들이 함께 하겠다고 해서, 계속 간담회를 진행 중입니다. 그 외 모든 이 땅의 진보세력들이 2차 희망의 버스를 준비 중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예수살기, 천주교 쪽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이 희망의 버스를 준비 중입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에게는 각 도별 연맹별로 한 대의 농민-노동자 연대 버스의 발진을 제안 들여 놓은 상태입니다. 그 모든 것을 뒷받침해 민주노총은 6월 18일, 부산지역본부에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1. 민주노총은 조직적 결의를 통해 '2차 희망의 버스'에 적극 결합한다. 2. 민주노총은 이를 위해 산하 각 연맹, 지역본부별로 현장에서 이를 선전 홍보하여 대대적으로 조합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한다. 3. 민주노총은 이러한 사실을 사회적으로 공표하고, 기획단에 책임있게 결합한다는 결정을 내려 주셨습니다. 6월 22일 오후 7시, 경향신문 옆 금속노조에서 '2차 희망의 버스 깔깔깔 기획단' 회의가 열립니다. 힘을 보태실 모든 분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7월 9일, 그 날은 한국사회 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날입니다. 우드 스탁보다 더 멋진 문화의 날입니다. 누구도 누구보다 높지 않은 평등과 평화와 존중의 날입니다. 정부와 사측은 그 날 전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공권력으로는 안 됩니다. 그 순간 이 정권은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하여 정부와 사측은 힘겨운 한진 노동자들을 달래 이른 시일 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안의 분열을 꾀하고 있습니다. 부디 한진의 소금꽃들이 2차 희망의 버스를 믿고, 좀더 진전된 안으로 버텨주기를 바래 봅니다. 한진의 문제가 해결되어도 '2차 희망의 버스'는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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