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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의 향기와 구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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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의 향기와 구린내

[김성훈칼럼]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苦言

다산 정약용 선생은 불후의 명저 목민심서에서 공직을 떠날 때의 몸가짐으로 가리켜 향기를 남기지 못할지언정 구린내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대통령이 되어 연평균 7%의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1인당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7ㆍ4ㆍ7) 을 이룩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실질적인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내년 봄의 총선과 내년 말의 대선을 감안할 때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 대통령으로서 제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기한이 올 연말이면 거의 소진될 전망이다. 4년 가까운 지난 재임 동안 경제는 저성장 고물가 저(底) 고용 고(高) 전세값에 중소기업과 노동자 농민들의 등골은 마냥 휘어져 민생경제는 말씀이 아니다. 그렇다고, 정치 사회 외교 대북정책은 어떠한가. 역진과 역류현상만이 도처에 만연하다. 민주주의는 후퇴했고 사회 양극화는 극심해졌으며 '뼛속 깊은' 사대 굴욕외교와 남북 갈등 충돌은 다반사가 되었다.

구태여 이 정부의 업적을 꼽자면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감세조치와 비지니스 프렌들리이다. 예전에 해봐서 잘할 수 있다는 토목ㆍ건축 사업 역시 30조 원 넘게 국민의 세금을 퍼부어 조국의 산하를 파헤친 4대강 개발사업으로 대자연의 보복을 불러들이고 있다. CEO 대통령을 자임했던 MB의 첫 자원외교인 쿠르드의 원유개발 사업마저 이라크 정부의 미움만 사고 투자비 4400억 원을 날릴지 모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나던 날 위험을 무릅쓰고 날아가 체결했던 몇백조 사업의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사업 역시 자칫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될 지경이다. 쇠고기, 스크린쿼터, 복제약품 가격, 자동차 무관세화 연장 등 양보에 양보를 거듭한 끝에 쌀마저 갖다 바칠지 모를 FTA 비준에 이 정부는 지금 기를 쓰고 있다.

얼마만큼 이 나라 경제가 더 망가지고 얼마만큼 민주주의와 사회 양극화가 더 무너질지 가늠조차 어렵다. 또다시 터진 저축은행 사태를 보며 국민들은 도대체 이 정부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자꾸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벌리는 CEO 대통령의 행보와 언행, 잦은 나들이가 이제는 불안스럽게 보일 뿐이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정권의 탄생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원로보수의 김동길 교수가 최근 MB에게 보내는 1200번째의 글, "이게 뭡니까?"(경제풍월 9월호)를 통해 '마이동풍 하는 이명박 대통령께 아무런 기대도 걸 수 없으니 좀 이르다는 느낌이 들지만 감히 작별의 인사를 고한다'고 말했을까. '지금 청와대에서 짐을 싸는 중입니까. 장차 BBK 사건에 혐의 없음이 혐의 있음으로 바뀌고, 측근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는 일을 염려하여야 합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토목공사에만 능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확신에 도달했습니다...' 등등, 김 교수는 한때 '양 김은 물러나 낚시나 하시오'라고 충고했던 그 명 논설보다도 훨씬 지독한 글을 이 대통령께 바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온건 보수계층이 시나브로 「이명박 호」라는 배에서 떠나고 있음이 확연하다. 그동안 보수라는 이름을 위장하여 대통령을 에워싸고 그 눈과 귀와 판단을 흐리게 했던 낡고 썩은 과거의 부패세력들이 일신의 부귀영화만을 탐해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걱정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새로운 일거리랑 접고 기왕에 벌려 놓은 중도실용, 민생 살리기, 공정사회 건설과 공생의 국정 목표 중 하나라도 확실히 마무리 할 때이다. 그리고 당장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정치로부터 중립적인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치를 양대 선거를 공평무사하게 관리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는 새로운 일과 외교관계의 큰 조약 체결 및 비준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이 정권이 재임 중에 잘못 처리한 정책과 제도일랑 이번 정기국회에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사학분쟁을 '조정'하기는커녕 분쟁을 '조장'하고 있는 교육부·사분위의 조치들을 시정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더 이상 4대강과 그 수변지역은 손대지 마시기 바란다. 대자연의 진노가 몹시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지적했듯이 이 정권 하에서 부정부패 정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심화되고 있는데, 우선 파헤치기만 하면 구린내를 풀풀 내며 곳곳에 숨어 있는 공적 부패행위부터 엄정히 다스려야 한다. 대통령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국고를 낭비한 정치 행위에 대하여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한다. 예컨대 친환경무상급식 주민투표로 낭비한 500여억 원(183억 원의 국민투표, 350여억 원의 시장보궐선거)도 관련 시민단체의 고소를 받기 전에 미리 해당 정치인들과 함께 국민의 세금 낭비를 메꿔 놓아야 한다.

끝으로 이명박 정권의 공권력 남용에 의해 상처받은 많은 사람들의 원한을 달래는 깊은 사과와 응분의 조치를 베풀어야 할 것이다. 임기 후에 향기를 남기려면 있을 때 잘해야 후회와 후환이 없다.

* 이 글은 9월21일자 <전남일보>의 "전일시론"에 기고한 칼럼을 보완한 것입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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