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월드컵 취재 오셨나요? 제 이름은 악셀 로트입니다. 알레마니아 아헨 팀을 좋아합니다." 목에 걸고 있던 기자의 월드컵 ID카드를 보고 말한 듯 했다.
아헨 시에 사는 악셀 로트(17)는 알레마니아 아헨 클럽의 역사를 줄줄 꿰고 있을 정도로 축구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클럽축구에 비해 월드컵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의 우승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은 점도 있지만 표 구하기가 너무 힘들고, 값이 비싸다"는 게 그 두 가지 이유였다.
"왜 많은 독일 사람들은 2006년 월드컵의 우승후보로 독일을 꼽지 않냐"는 질문에 로트는 "독일은 수비수가 너무 느린 것도 문제고, 선수들의 기술이 조금 떨어지는 같다"고 대답했다. 로트는 또 "월드컵 한 경기를 경기장에서 보려면 너무 돈이 많이 들어 TV로 봐야 한다. 축구는 직접 가서 봐야 제 맛이 나지 않냐"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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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가 이번 월드컵에서 꼭 경기장에서 직접 보고 싶었던 경기는 독일과 폴란드의 조별 예선전. 로트는 "2차대전과 나치즘의 여파 때문인지 독일은 아직도 유럽축구계에서 적이 많다. 네덜란드가 대표적이고, 폴란드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폴란드 선수들이 독일과의 경기에서는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히틀러가 시작한 침략전쟁도 폴란드 침공에서부터 시작됐으니 그럴만도 하다는 게 그의 설명. 더욱이 독일 대표팀의 스트라이커인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가 모두 폴란드 혈통이라는 점도 두 팀의 경기를 더욱 뜨겁게 해주는 요소다.
"네가 응원하는 알레마니아 아헨은 분데스리가 2부리그 팀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로트는 펄쩍 뛰었다. 로트는 "올 시즌 아헨은 2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다음 시즌부터는 1부리그에 오른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헨이 36년만의 감격적인 1부리그 승격을 결정지었다는 것이다. 차두리가 지난 해 소속 팀 프랑크푸르트의 1부리그 승격에 일정 역할을 한 뒤 "모든 것을 다 얻은 것 같았다"고 했던 말처럼 1부리그 진출이 분데스리가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로트는 "독일이 만약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 해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거에요. 저에게는 알레마니아 아헨이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국가 대표팀 경기에만 '올인'하는 극심한 'A매치 편식증'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축구계로서는 아직 먼나라 얘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한국 축구가 언제까지나 마냥 이 같은 유럽의 선진 축구 문화를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박지성은 최근 "많은 국내 축구 팬들이 독일 월드컵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월드컵에서 한국 팀의 성적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같은 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아닐까?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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