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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억울한' 심정도 헤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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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억울한' 심정도 헤아리자

<독자 편지> "한국 8강 진출은 실력+행운"

어제(19일) 프레시안에 실린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이탈리아' 기사를 보고 독일에 사는 한 독자가 편지를 보내왔다. 손봉원이라는 이름의 이 독자는 독일 등 유럽에서는 한ㆍ이탈리아전 "주심 판정에 '큰' 무리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그렇지만 이탈리아의 지나친 불평이라고 넘겨버리기에는 좀 아쉬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 독자는 한국팀의 승리는 기본적으로 우리 선수들의 불굴의 투지에 의한 것이지만 홈그라운드의 이점도 조금은 작용한 것이 아니냐며 "이탈리아의 불운에는 언젠가 우리도 그런 불운을 겪을 수 있다는 동정을 보이는 것이 세계에서 더 많은 친구를 만드는 길 아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한국팀의 승리와 패자 이탈리아팀의 불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생각해 보는 의미에서 글을 보내주신 독자 분의 양해를 얻어 편지 전문을 소개한다. 편집자.

***언젠가 우리도 그런 불운을 겪을 수 있다는 동정을 보이는 것이 세계에서 더 많은 친구를 만드는 길 아니겠습니까?**

기사 잘 읽었습니다.
BBC와 여러 서양 보도 매체나 이곳 독일의 축구 해설들도 주심의 판정에 큰 무리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탈리아의 지나친 불평이라고 넘겨버리기에는 좀 아쉬움이 따르기도 하고, 잘못된 선심들의 판정이 이번 월드컵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우리 팀의 선전과 상관없이 이러한 선심의 연속되는 오심은 분명히 지적되어야 한다고 보기에 몇자 두서 없이 적습니다.

예선전에서 명백한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세 골을 손해보고 16강에서 미국 대신 개최국 한국을 만난 이탈리아의 입장에서 다시 반복된 연장전에서의 오프사이드 오심으로(매우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선심의 고의적인 편파판정은 아니었겠지만 슬로우 비디오로 보면 분명히 오심이었습니다) 탈락한 이탈리아의 입장에서는 더한 불평도 있을 법한데 상당히 절제되어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특히, 다혈질로 유명한 트라파토니 감독이 경기후에 상당히 차분하게 판정에 대해서 항의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보다 품격이 있게 나오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어느 정도는 진 경기라는 것을 이미 인정한다는 것이지요.

우리 입장에서도 좀 더 세련된(보여주기 위한 세련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기 성찰을 보여주는 그런 품격) 모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끈질긴 노력으로 동점골을 따내고 연장전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몰아붙여서 승리를 따낸 선수들의 자랑스런 모습만 간직하면 되는 것이고 이탈리아의 불운에는 언젠가 우리도 그런 불운을 겪을 수 있다는 동정을 보이는 것이 세계에서 더 많은 친구를 만드는 길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행운이든 어떻든 이미 우리가 이긴 경기에 심판 실수가 있었다면 그 행운에 감사하더라도 그러한 심판의 실수와 공동 운명체가 되어서는 안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질과 벨기에 경기에서도 분명한 오심이 있었고 전반전 후에 심판이 오심에 대해서 사과까지 했지만 경기의 결과를 뒤집어 버린 분명한 오심이었고 이탈리아의 연장전 오프사이드도 오심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유럽 톱리그에서도 언제나 심판의 오심이 말썽이긴 하지만 그러한 심판의 판정이란 것은 오늘은 우리에게 행운이 되기도 하지만 내일은 우리에게 불행이 되기도 하니까 좀 거리를 두고 냉정히 오심 문제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얻은 행운에는 감사하면서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 반복되는 오심이 가져오는 문제에 대해서는 차분하고 진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축구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물론 큰 행운도 따라야 합니다. 문제는 얻은 행운을 행운으로 알고 받아들이는 것과 그 모든 것을 실력이었다고 강변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도 한국팀에 행운이 따르고 좋은 경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행운을 기쁘게 그러나 행운이라는 것을 알고 받아들이기를 바라면서 이만 두서없는 글 마치겠습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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