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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의 도전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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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의 도전 성공하려면

<창간 1주년 전문가 진단> "당분간 유능한 언론인ㆍ전문가들 희생 불가피"

1987년 6월 항쟁 이후 본격적으로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언론에 대한 권력의 억압이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권력의 규제와 간섭이 줄었다고 해서, 언론 자유의 외연이 확장된 것은 아니었다. 권력의 보호막 속에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소수의 언론사들이 언로를 가로막아 왔기 때문이다.

정부의 언론에 대한 규제 완화로 나타난 현상은 '사상의 자유 경쟁 시장'이라기보다는 자본언론의 시장 독과점이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언론민주화 운동이 언론개혁운동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한국 언론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할 만한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진로를 바꾸어 놓은 인터넷은 언론개혁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유혹의 손짓을 보냈고, 언론 독과점 체제에 염증을 느낀 많은 시민과 언론인들이 인터넷에 둥지를 틀었다. 적어도 인터넷 상에서는 시설기준이나 등록제, 허가제와 같은 정부의 진입제한 조치가 불가능해졌고, 덕분에 권력과 자본의 독점권이었던 매체소유와 운영이 누구에게나 가능해진 것이다.

이후 기득권 언론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딴지일보>, "모든 시민이 기자다"라는 기치를 내건 <오마이뉴스>, 전문가들의 안목을 강조한 <프레시안> 등이 등장하면서 권력과 독과점 언론에게 빼앗겨왔던 사상의 자유시장을 적어도 인터넷에서만이라도 되찾을 수도 있으리란 기대를 갖게 했다.

언론독과점 상태에서 분출구를 찾지 못했던 일반인들의 욕구를 수용한 <딴지일보>나 <오마이뉴스>는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반면 <프레시안>처럼 뉴스의 고급화와 전문화를 표방한 인터넷 언론은 폭발적이진 않지만 다른 관점에서 큰 관심을 모아가고 있다.

<프레시안>은 기존의 언론들이 "하루살이 식의 상투적인 뉴스를 습관적으로 양산"하고 있고, "민초들의 고통을 읽기보다는 정치ㆍ경제권력과 파워게임에 골몰"해 있는 기존 언론을 "과거와 관성의 포로"라고 비판하면서 "보통사람들의 입장에서, 전문가들의 안목"으로 뉴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문제는 기존의 언론과는 '다른 뉴스'를 제공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기존의 언론 보다 '나은 뉴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이 기존 언론과 직접적인 경쟁을 표방한 인터넷 언론이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프레시안>처럼 뉴스의 고급화를 선언한 인터넷 언론은 보다 양질의 인력과, 보다 많은 비용을 뉴스제작에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 언론의 수익모델이 아직 정착되지 못한 상태에서, 특히 소규모의 자본으로 시작한 인터넷 언론에게는 그러한 투자를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수익 부족으로 인한 재정난과 그로 인한 인원축소와 뉴스의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국의 대표적 인터넷 전용 뉴스 사이트인 Slate나 Salon도 창간한 지 6년이 넘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그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든든한 재정적 후원자를 보유하고 있다. 광고수익과 후원회원에 의지해야 하는 <프레시안>은 결국 최소한의 규모로 내실 경영을 하면서, 기존언론과 차별되는 날카로운 시각의 신선한 뉴스를 제공하는 길만이 살길인 것이다. 당분간은 유능한 언론인들과 전문가들의 희생이 불가피한 것이다.

희망의 징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작년에 실시한 한국언론재단의 조사에 의하면 인터넷 언론은 '오프라인 종속형 인터넷 신문'에 비해 비판성, 신속성, 신뢰성, 소재의 다양성, 독자의 적극적 참여보장 등 거의 모든 조사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게 한국에서만 유독 인터넷 언론이 급부상한 것은 그만큼 한국사회가 기존의 독과점 언론체제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었고, 그것이 인터넷 언론을 통해 대안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레시안>도 어떻게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가에 성패가 달려 있다. 한국언론은 보수언론이나 진보언론이나 가릴 것 없이 수용자의 관점과 참여는 배제한 채, 소수의 자본가와 엘리트 언론인들에 의해 뉴스의 제작과정은 독점되어 왔다. 그 결과 한국언론의 뉴스는 발표저널리즘, 떼거리 저널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기존 언론이 과거와 다름없이 언론권력의 독점 관행을 고수한다면 인터넷 언론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다. 한국언론이 사주와 편집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잘려나가고 덧칠해지는 톱기사, 유권자의 의중보다는 정치인들의 동정에 치중하는 정치기사, 시민보다는 자본가와 권력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 기사,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의견보다는 기득권 전문가의 주장만을 반복하는 칼럼으로 채워진다면, 인터넷 언론의 필요성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 언론의 등장이 프로페셔날 저널리즘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정보와 뉴스의 과잉시대가 되면서 공정하고 정확하게 정제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주는 언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나 시민기자에 의존하는 인터넷 언론만으로 언론권력의 집중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생명이 달린 중요한 수술을 하려면 전문의가 필요하듯, 위험 폭발물을 다루기 위해서는 오랜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듯,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안을 보도하려면 전문적 훈련과 경험을 갖춘 언론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민기자의 선입견이 들어간 기사보다는 전문기자의 객관적이고 심층적이고 분석적인 기사가 선호될 수밖에 없다. 설사 시민기자와 같은 독자의 참여가 계속 확대된다 하더라도, 뉴스를 수집ㆍ가공하기 위한 체계화된 언론조직과 전문인력은 계속 필요한 것이다.

전문가의 안목에서 깊이 있는 뉴스를 제공하고,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뉴스를 해석-논평하는 <프레시안>이 한국 언론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리라 기대해본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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