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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자의 병(病)'을 앓고 있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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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자의 병(病)'을 앓고 있는 미국

희생자들의 고통에서 환희 느껴 - 한 평화운동가의 고발

다음은 미국의 평화운동가 캐시 켈리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 하루전 바그다드에서 쓴 글이다. 켈리는 평화단체 <광야의 소리(Voice in the Wilderness)>의 설립자로서 24명의 단원들과 함께 인간방패를 자청, 현재 바그다드에 머물고 있다.편집자

***승자들의 병(The Illness of Victors)**

아마 나는 내 동료들 중 그 누구보다도 전투기의 굉음, 고막을 울리는 폭격음, 그리고 방공포화의 소음과 대형화기들의 폭발음에 익숙한 사람일 것이다. 내 나이 또래의 이라크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이 전쟁의 극히 일부분만 경험한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철저히 문외한인 것은 아니다. 1991년 걸프전 당시의 이라크, 92년 사라예보, 98년 ‘사막의 여우’ 작전, 그리고 작년 봄 요르단강 서안(西岸) 지구 병영 등에 쏟아진 폭격 등을 다 경험해 보았으니까.

나는 전쟁은 절대 해답이 아니라고 열렬히 주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지만 다가올 낮과 밤에 고통받을 어린이들에게는 뭐라 변명할 말이 없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신적으로 상처 받고, 불구가 되며, 고아가 되거나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뭐라고 말할 것인가? 아마도 이라크의 병원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이미 수도 없이 중얼거렸던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고.

내 어린 시절의 가장 소중한 기억 중 하나는 어린 동생 제리의 손을 잡고 함께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본 것이었다. 난 제리가 내가 느꼈던 경외감을 느끼길 바랬다. 나는 이웃 교회의 촛불 밝혀진 제단 앞에서 한 쪽 무릎을 꿇고 경외감을 느끼곤 했던 신앙심이 깊은 아이였다. 지금 세계에서 제일 가는 살인 기계(미국)는 이 성스러운 낱말 경외감(awe)을, 적들에게 공포를 야기하는 연막으로 왜곡시켜 이용하고 있다. 막강한 화력으로 적들에게 '충격과 경악(Shock and Awe)'을 주겠다니...

우리 앞에 다가오는 “충격과 경악”에 대비해서, 나는 미국이 베트남에서 마을을 맹폭격하고 민간인을 불구로 만들며 땅을 불태우던 때에 북 베트남을 여행했던 데이비드 델린저의 기록을 찾아보았다. 내 남편 칼은 델린저가 이 땅에 존재한 모든 사람들 중 가장 훌륭한 사람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동의한다. 델린저는 “그냥 보통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해치며 “환희”를 느끼는 병을 앓는 것을 끔찍이도 보기 싫어했다. 희생자들의 고통 때문에만 그러는 게 아니라 승자들의 병 때문이기도 했다. 우리는 그 병을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쟁 전야라는 이 상황에서 우리가 오늘이 그 잔인하고 사악했던 경제제재의 마지막 날일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슬프고 비극적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너희에게 더 이상 폭격을 하지 않기 위해 너희를 굶겨야 했다. 이제는 너희가 더 이상 굶지 않도록 너희에게 폭격을 해야겠다. 지난 13년 간 실패한 이 정책에서 무슨 논리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미군과 동행하고 있는 종군 기자들은 앞으로 틀림없이 잔인한 독재 정권에서 풀려나 환호하는 이라크인들과, 진군하는 미군에게 발견된 무시무시한 무기 은닉처를 낱낱이 보여줄 것이다. '충격과 경악' 작전 전후의 수년간에 걸쳐 이라크인들이 겪은, 그리고 또 겪게 될 살인적인 고통이 승리자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같다. 그들은 자신들이 승자의 병에 – 희생자들의 고통에 즐거움을 느끼는 - 감염된 줄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극적이고도 핵심적인 순간을 지나면서 군벌들(warlords)의 ‘병’을 고칠 수 있는 기운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높아지고 있다. 저항가수 레오나드 코헨은 그의 작품 <성가(Anthem)>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아직 울릴 수 있는 종을 울려라, 네 완벽한 봉헌물은 잊어버려라. 갈라진 틈은 어디에나 있다.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것이다.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것이다.”

(번역: 심혜기 인턴기자)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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