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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으로 돌아가야 할 민주당 대표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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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으로 돌아가야 할 민주당 대표경선

[기고] 이해찬 후보에게 제안하는 세가지 과제

6월 9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민주통합당 대표경선에 대해 보수 성향의 언론들은 '흥미진진'이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흥행 성공'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민주진보세력의 이전투구를 지켜보는 기득권 집단의 느긋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러나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당원들의 마음은 혼란스럽고 착잡하다. 왜 다시 치르게 된 선거인가? 정권심판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민주통합당의 리더십과 비전을 재구성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혁신을 위한 '반성'과 집권의 비전을 둘러싼 '격론'은 사라지고 볼썽사나운 주도권 다툼만이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누가 최선인가'를 선택하는 축제가 아니라, '누가 최악이 아닌가'를 가리는 통과의례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나? 뭐라 변명하든 소위 '주류(主流) 연대'가 혼란의 원인을 제공했다. 이번 지도부 경선은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지난 총선의 패배를 자성하고 당의 혁신을 이루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기회다. 그러나 '이-박 연대'는 솔직한 반성과 책임 있는 혁신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바램을 외면한 진부한 정치공학일 뿐이다. 민주통합당을 사실상 대표하는 이른바 '친노'진영이 노무현의 '바보정신'과 동떨어진 무원칙과 힘의 논리에 안주하는 모습에 뜻있는 당원들이 느끼는 실망과 배신감이 큰 것이다.

소위 '이해찬 대세론'을 흔든 대의원들의 표심은 그래서 '이변'이 아니라 우리 당원들의 건강함과 역동성이 여전함을 보여준 당연한 결과다.

민주통합당은 이 나라 민주진보세력의 구심이고 정권교체의 유일한 희망이다.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져온 민주·개혁의 역사와 가치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이해찬 후보의 실패는 그런 민주통합호가 방향을 잃고 표류하게 됨을 의미한다. 2013년 체제의 문을 여는 이번 대선을 이끌어 갈 우리 당의 리더십을 보수적 중도주의와 기회주의적 색채로 퇴보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잘못을 꾸짖으려 든 회초리에 혹여 생채기라도 남을까 마음 쓰는 것이 자식을 둔 부모다. '대세론'의 오만함을 꾸짖는 당원들의 심정도 그렇다. 이해찬 후보와 친노의 동지들이 진심어린 반성과 심기일전의 용기를 보여야 할 때다. 그렇게 '노무현 정신'이 다시 복원돼야 민주통합당의 혁신도, 정권교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해찬 후보에게 세 가지 과제를 제안한다.

첫째, 당 주류의 지도자로서 4.11 총선 패배와 '이-박 연대'에 대한 책임 있는 반성과 구체적이고 철저한 당 혁신의 구상을 밝혀야 한다.

둘째, '특정후보 지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셋째, '중도 회귀론' 및 '야권연대 무용론' 등 당의 노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산맥이 없이 홀로 서 있는 봉화산 같은 존재"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남긴 회한의 말이다. 그가 겪어낸 정치적 고난과 외로움의 무게가 다시금 가슴을 짓누른다.

이해찬 후보에게 다시 한 번 호소한다. 낡은 정치공학의 고산(孤山)에서 벗어나 겸허한 마음으로 민심, 당심의 산맥과 만나시라. 그것이 노무현의 바보정신에 대한 예의이고 민주통합당을 되살리는 길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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