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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선생님이 대리시험을...

케빈 리의 '미국교육 이야기' <1>

미국에도 시험부정이 있습니다. 특히 선생님들이 주도한 부정행위도 있습니다. 일테면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시험 문제를 보여주거나 답을 고치게 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러 주 교육당국의 조사를 받고 일부는 사직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교사들이 저지른 부정행위의 유형은 시험 시간에 틀린 답을 지적해주고 고치게 하기, 시험시간 늘려주기, 답을 알려주거나 힌트를 주기 등으로 괌범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뉴스를 접한 학부모님들은 한결같이 놀란 모습입니다. 적어도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만큼은 부정행위가 별로 없을 것 같은 미국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특히 학생들끼리의 부정행위가 아니라, 선생님들이 주도하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런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이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뿐만이 아닙니다. 일테면 시카고 지역에서 70만 여명 학생들의 기록을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교사들의 부정행위가 4%에서 5%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1996년 이후부터는 교사들의 부정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요? 대학입학과는 관련이 없는 성적인데도, 왜 선생님들이 먼저 부정을 저지르고 나서는 것일까요?

이런 일의 근저에는 미국 부시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No Child Left Behind 정책, 즉 '뒤떨어지는 학생이 없게 하겠다'는 정책이 있습니다. 2001년 통과된 교육개혁법안인 No Child Left Behind는 Accountability를 중요한 규정으로 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Accountability란 일반적으로는 '책임', '회계책임' 등으로 번역되지만, 미국 교육에서 이 말이 쓰일 때는 '학교가 납세자에 대해 지는 성적에 관한 책임'입니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내는 성적결과에 대해 학교당국, 교육구, 주가 책임을 지라는 뜻이 됩니다.

이런 규정에 따라 미국 연방 교육부는 미국 연방 자금을 지원 받는 주, 교육구, 학교에 대해, 각 주별로 시험평가제도를 만들어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하고, 또 학생들의 성적이 매년 적절한 수준으로 향상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궁극적으로는 2014년까지는 모든 학생들이 각 과목에서 'Proficient'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선 교육자들에게 이 제도가 무서운 것은, 만약 연방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어떤 학교 혹은 교육구, 주가 2년 연속 요구실적에 미치지 못하면, Program Improvement로 지정이 되어, 그 이후 점차 1) 타 공립학교로의 전학 허용, 2) 학교 교직원 교체, 3) 주정부 직할 등의 순서로 그 해결 방법의 정도를 높여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5년 연속 실적에 미치지 못한 학교의 경우는 1) 학교 자체를 공립 Chart School로 다시 재편하거나, 2) 모든 학교 교직원을 교체하거나, 3) 민간학교관리회사에 학교의 관리에 넘기거나, 4) 주교육 에이젼시에 학교 관리를 넘기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결국 이들 표준학력평가에서 학교의 성적이 향상되지 않을 경우 교장과 교사들이 책임을 지고 자리를 옮기거나 학교 운영예산의 삭감까지 감수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학생들의 성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이런 시험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2년 연속 실적이 향상되지 못한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피가 마를 지경'이라니 그 압박감은 충분히 상상이 가능합니다.

다행히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2003년의 경우 전체의 54.9%의 학교가 학습 목표를 이뤄냈습니다. 2002년도에는 32%에 불과했던 것이 말입니다. Title I 자금을 지원 받는 학교들로만 국한해서 보면 49%가 목표를 이뤘습니다. 이 역시 2002년에는 22%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Title 1 학교들 중 18%가 Program Improvement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관계자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미국 교육은 붕괴'라는 절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No Child Left Behind 법안,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 요구 실적을 올리기 위해 '부정까지 저지르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필자 소개**

Kevin Lee(한국명 이경훈)

<미주교육신문> 발행인
영재클럽 <5% Club> 설립자
미국 <라디오코리아>, <미주중앙일보> 교육칼럼니스트
저서 <미국대학, 알고나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중국 북경대 정치학과 석사과정 입학
한국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이메일: Kevin.Lee@USAed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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