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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 달라진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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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윤도현, 달라진 것 없다

[기고] 문화연대의 비판에 대한 반론

〈프레시안〉은 지난 13일 정희준 문화연대 체육문화위원장의 기고 〈윤도현과 붉은악마, 자살골 넣으려 하나〉를 실었다. 이 글에 대해 윤도현의 소속사인 다음기획 측이 반론의 글을 보내왔다.

정희준 위원장은 13일자 기고에서 "4년 전 월드컵 열기의 일등공신이었던 윤도현과 붉은악마가 '돈' 때문에 서로 갈라섰으며 이 둘은 국가주의와 상업주의에 매몰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프레시안〉은 건강한 상호비판과 열린 토론이 우리의 월드컵 축제 문화를 2002년보다 더 성숙시킬 것이라고 판단해 다음기획 측의 기고를 게재한다. 〈편집자〉

분명 시선이 여럿일 수 있다. 각자가 누군가를 원하는 상징으로 덧씌우고 바라보는 것까지 막을 도리도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각자의 선택이며 각자의 취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죄가 아닌 이상, 누군가를 비난할 때 그 기준과 근거가 작위적이어서는 안 된다.

〈윤도현과 붉은악마, 자살골 넣으려 하나〉라는 장문의 기고문에서 문화연대 정희준 위원장이 범한 실수가 여기에 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상징으로 윤도현을 덧씌우고 잘못된 기준과 근거를 들이대고 있다. "4년 전 월드컵의 일등공신을 윤도현과 붉은악마"로 상정하고 "응원가 시비가 일면서 붉은악마와 윤도현이 등장했다"고 말한다. 또 "히트곡도 몇 안 되던 윤도현"이라며 개인적인 폄훼도 서슴지 않는다.

그의 말대로라면 윤도현과 붉은악마는 갈라 서 있을 뿐 아니라 대치하고 있으며, 이는 돈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붉은악마와 윤도현은 행사 주최자와 출연자의 관계일 뿐**

그러나 4년 전 월드컵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우리 국민 모두와 대표선수들이다. 붉은악마도 윤도현도 그 감격의 순간에 국민이었을 뿐이며 대중 속의 한 부분이었을 뿐이다. 정희준 위원장이 보는 것은 그 스스로 부여한 상징일 뿐이다.

게다가 만약 그가 정말 윤도현을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우고 싶었다면 월드컵으로 국민가수 반열에 오르고 광고대박을 터트린 것을 축하할 일이지 "히트곡도 몇 안 되던 윤도현" 이라며 비아냥거릴 이유는 없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윤도현과 붉은악마는 대치하거나 갈라서지도 않았고 또 그것이 '돈' 때문도 아니다.

이 둘은 단지 행사 주최자와 출연자의 관계일 뿐이다. 윤도현과 붉은악마는 결별한 것도 아니고, 또 결별이 가능한 구조도 아니라는 말이다. 2002년 윤도현은 붉은악마의 요청을 받아 '오 필승 코리아'를 불렀다. 가수가 응원단 소속도 아니고, 응원단이 가수의 팬클럽도 아닌 다음에야 사실 더 이상의 관계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2002년 월드컵에서 윤도현은 붉은악마의 행사에만 출연한 것도 아니었고, SKT의 행사에만 출연한 것도 아니었다. 당시 수많은 기업들이 거리응원전과 월드컵 관련 행사를 주최했고 '윤도현'은 그를 원하는 행사장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갔다.

결국 윤도현과 붉은악마가 마치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이 되어버린 것처럼 이야기하는 정희준 위원장의 논지는 애초부터 설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정 위원장은 히트곡도 몇 안 되는 가수 '윤도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붉은악마가 주최하는 행사장에서 윤도현이 노래 부르던 것만 기억하고, 이 둘이 계약이라도 맺고 활동했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모르겠다. 윤도현과 붉은악마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은 그의 바람이라고 이해하지만 그 둘이 갈라 설 것도 없는 다음에야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2006년에도 붉은악마와 윤도현의 관계는 2002년과 동일하다. 붉은악마가 윤도현을 섭외한다면 일정과 조건에 따라 함께 할 수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이다.

*** 'Bob Marly'는 '아디다스', 'U2'는 '아이팟'모델**

그의 기고문에서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은 '윤도현'의 상업성과 정치적, 사회적 의식을 나란히 놓고 비난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촛불시위를 하고 인권과 반전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상업적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 위원장은 Sex Pistols나 Bob Marly, Nirvana 등을 예로 들며 "당대의 의식 있는 가수들이 비록 상업주의와 손을 잡았지만 그래도 음악만 팔았지 출연은 하지 않았다"는 다소 어이없는 주장도 하는데 아마도 그는 'Bob Marly'는 '아디다스', 'U2'는 '아이팟' 모델이었다는 사실은 깜빡했던 것 같다.

그가 이렇게 빈약한 주장을 하는 이유는 가수의 상업성과 정치적, 사회적 의식을 나란히 놓는 데에 기인한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정치적,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는 록밴드 U2의 '아이팟' 광고 출연은 가수로서 당연한 경제활동이다.

이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최근에 SKT의 새 광고 모델로 등장한 이영표, 박지성도 순수해야 할 축구선수가 상업적인 광고에 출연했으니 비난해야 할 일이 될 것이고, 아마 그가 비난해야 할 일은 차고 넘칠 것이다.

***상업성에 대한 비난은 비영리 단체에게 해야 할 일**

윤도현에 대한 비난의 적지 않은 부분이 문화연대와 그 단체에 적을 두고 있는 식자층으로부터 나왔다. 그들은 한결같이 윤도현에 상징을 부여하고 KTF와 SKT, 붉은악마와 윤도현이라는 등식으로부터 비난을 시작했다.

그러나 누차 말했지만 윤도현은 붉은악마나 KTF, SKT와는 입장과 위치가 다르다. 그는 가수이며, 그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출연하는 수많은 출연자 중 하나일 뿐이다. 광고모델로서의 '윤도현'도 마찬가지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하고 반전과 평화를 위해 거리 콘서트를 열 수도 있다. 인권에 대해서 고민하는 학생이기도 하고 록음악을 하는 밴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상업적 활동도 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은 그가 '가수'이고 '개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상업적 활동에 대한 비난은 문화연대나 붉은악마와 같은 비영리단체에 해야 할 일이지 기본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가수'에게 들이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도 그의 상업성을 비난하고 싶다면, 차라리 '자본주의를 해체하라'고 외치는 편이 더욱 설득력 있으리라는 말씀도 드린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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