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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은 베트남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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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은 베트남의 희망입니다"

[그린아시아2006] 호아방 지역의 '월드비전 우물사업'

수원환경운동센터의 간사인 김종태 씨와 회원인 박기범, 최승정 씨는 환경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6월 26일에서 7월 20일까지 베트남을 다녀왔다. 이들은 식수가 부족해 고통받고 있는 지역을 둘러보았고, 그 과정에서 우물 하나가 베트남인의 삶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이번 베트남 연수를 계기로 한국에서 베트남의 우물 설치사업을 후원하는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승정 씨가 이번 연수에서 보고 느낀 점을 담은 글을 기고해 왔다. <편집자주>

그 나라의 날씨는 덥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도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는 물은 없다.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지난 2006년 3월 개최한 세계 물 포럼에서 식수 공급 수준이 50~75%에 못 미친다고 발표됐다. 식수의 위생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아 어린아이들과 여성, 노인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은 베트남에서 식수시설 설치사업(이하 '우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역별로 사용하는 식수의 양에 큰 편차를 보이기 때문에 베트남과 중국의 국경지대에 있는 도시 사파에서부터 베트남의 제1의 도시인 호치민까지 크고 작은 도시 7곳을 방문해 그곳 주민들로부터 식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파와 빈은 물이 부족하지 않아요

북부지방에 위치한 사파는 산으로 둘러싸인 고원지대에 자리잡고 있으며, 잘 가꾸어진 계단식 논이 인상적인 도시다.

사파에서는 집마다 옥상에 물탱크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물탱크의 물만으로 한 가정의 식수가 해결될까? 여관을 운영하는 하이(37) 씨는 "이곳에선 큰 정수장과 연결된 상수도로 물을 받아 사용한다. 보통 한달에 물 값으로 10만 동(약 7천 원)을 낸다. 여름에는 비가 내리기 때문에 물이 부족하지 않지만, 겨울에는 제한급수를 하여 3시간씩만 공급해 준다"고 말했다. 수도인 하노이와 비교해도 "물이 부족해 힘들었던 5~6년 전과 달리 이제는 하노이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고 한다.

중부지방의 빈에서도 식수는 부족하지 않았다. 빈에서 태어난 누엔 티 터(51) 씨와 누엔 티 수안(47) 씨는 "우리는 수돗물과 우물을 같이 사용한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1~5월에도 근처에 있는 라 강의 물을 정수해 공급받기 때문에 항상 물은 풍족하다"고 말했다.

물이 부족한 호아방

그러나 호아방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물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 호아방은 베트남 중부 쾅남지방의 다낭 시에서 북서쪽으로 10㎞ 떨어진 산악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이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은 총면적의 3분의 1가량이다.
▲ 호아방 지역의 강. 이 강에서 모래채취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강물은 불투명하다. ⓒ 환경재단

이 곳의 평균적인 기후는 3~9월의 기간을 제외하면 건조한 편이며, 연 평균 강수량은 한국의 두 배 정도인 2400mm인데 이 중 약 93%가 6~9월에 집중된다.

총량만 따지면 물이 풍족한 지역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물이 풍족한 우기 때와 달리 건기가 되면 수도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다.

이런 까닭에 우물은 호아방 주민들에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물 하나를 만들려면 1000만 동 이상의 돈이 필요하며, 이는 개인적으로 부담하기 어렵다. 주민들의 한 달 월급이 대체로 약 30만 동(2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 주민들은 다른 곳에서 물을 길어 와 생활해야 한다. 집에 우물을 설치한 누엔 하(36) 씨는 "우물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다른 곳의 우물로 가서 물을 떠 왔어요. 거리가 1.5㎞ 떨어진 곳인데 걸어서는 30분, 오토바이로는 10~15분 정도 걸리는데 하루에 한 번씩 꼭 가야했으니 무척 힘들었죠"라고 말했다.

물이 부족하다보니 아이들도 학교에서 마음껏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학교에 깨끗한 물이 없어 학생들이 돈을 내면 학교에서 물을 사 와서 아이들에게 준다. 호아방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누엔 반 통(8)은 "학교에선 항상 정해진 시간에 물을 마신다"면서 "날마다 5교시까지 수업이 있지만 물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은 3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 한 번뿐이고, 그 시간을 놓치면 학교에선 물을 마실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의 경우 아이들이 입학한 뒤 6개월이 될 때까지만 물을 공급하거나 전혀 공급하지 못해 아이들이 집에서 물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물 부족 문제는 식수 문제뿐 아니라 위생 문제로도 이어진다. 반 톤(50) 씨는 "3년 전에 집안에 우물을 만들었는데 우물을 파낼 때 사용한 기름이 지하수와 섞여버렸다"면서 "지금까지 물을 여과하는 장치를 마련할 돈이 없어 기름 섞인 물을 계속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배가 아프지만 병원에 가면 된다"고 웃어넘기면서 "호아방의 주민들은 대부분 깨끗한 물이 없다. 아이들도 그 물을 마시지만 물을 여과하지 않고 그냥 마시기 때문에 많이들 아프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베트남 정부는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주민들은 "물이 부족하다는 것을 지역 지도자들도 알지만 조치를 취해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고 통역사 배춘강(30) 씨가 전해주었다.

월드비전의 식수사업

한국에서 첫 구호사업을 시작한 월드비전은 세계 최대의 구호단체로서, 전 세계 100여개 나라의 9천만 명을 돕고 있다.

베트남에서 월드비전은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업은 식수가 부족한 지역에 수도, 우물, 펌프, 물탱크 등 식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병을 옮기거나 환경에 해를 입히지 않는 깨끗한 물을 주민들이 충분히 공급받도록 해주려는 취지에서다.

또 물이 오염되었거나 해로운 물질이 섞여들어 문제를 일으킬 경우 지역정부와 연계해 수질을 검사하고 후속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 월드비전의 입구에서 우리 연수팀과 통역사 배춘강씨, 월드비전의 하노이 북부 지역 매니저인 딴 따이 하 박사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 환경재단

월드비전의 하노이 북부 지역 프로그램 매니저인 딴 따이 하 박사는 "현재 강물과 식수 모두 전반적으로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사람들이 그냥 그 물을 마시고 있다"면서 "국민의 50%는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하고 있고, 산악지역에 있는 주민들도 물에 관한 위생의식이 거의 없어 수인성 질병에 쉽게 걸린다"고 말했다.

또 "아동들의 20%가 영양상태가 좋지 못하고 아이들의 60~80%는 기생충이 있으나 이에 대한 문제의식 이 낮다"면서 "국민의식을 개혁하는 것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한국의 월드비전도 1998년 호아방 빈곤지역을 대상으로 지역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베트남의 식수 문제를 해결하고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고자 우물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해 온 것이다.

실제 호아방에서 월드비전이 만든 우물들을 볼 수 있었다. 깊이가 큰 우물은 19m, 작은 것은 7m 정도였다.

깊이 19m의 우물을 설치하는 것은 큰 규모의 공사였고, 이에 소요되는 돈은 물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과 월드비전이 함께 모았다. 이 우물을 만들기 위해 약 800만 동(5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5가구의 주민들이 260만 동을 냈고, 월드비전이 540만 동을 지원했다. 깊이 7m 우물은 약 200만 동인 공사비 전액을 월드비전이 지원했다. 우물물은 두레박이나 전기펌프로 퍼내어 사용한다.
▲ 깊이 19m의 우물. 두레박과 전기펌프가 설치돼 있다. 우물 정면에 '2005년 월드비전'이라고 쓰여 있다. 2005년에 설치된 우물이다. ⓒ 환경재단

물맛도 좋고 깨끗해요. 그러나...

깊이 7m 짜리 우물을 사용하는 누엔 반 저이(40) 씨는 "예전에는 물에서 냄새도 나고 수질이 좋지 않았지만 우물이 생기고 나서 물맛도 좋아졌고 깨끗해졌다"며 "다른 사람들도 마음껏 물을 떠 가게 한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열 살인 누엔 황부도 우물이 생겨 좋으냐는 질문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누엔 반 저이 씨는"우물을 만들 때 철근을 세우지 않은데다 사용된 콘크리트의 양이 적어 강하게 밀면 쉽게 무너진다"면서 "우물의 모양도 직선이어야 하는데 약간 휘어지고 우물 바닥에 암반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 깊이 7m 우물에서 물을 긷는 베트남인들. ⓒ 환경재단

깊이 19m의 큰 우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불만을 털어놓았다. 우물을 만들기 전보다 물맛도 좋고 깨끗하지만 한 개의 우물을 여러 사람이 나눠 사용하다 보니 물이 부족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작은 우물의 물은 보통 4가구와 추가로 5~7명의 사람들이 먹는데, 큰 우물의 경우는 설치비용을 댄 5가구 외에 돈을 내지 않은 30여 명의 다른 사람들도 물을 떠 간다"면서 "그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150명이 먹는 셈이다. 돈을 내지 않은 사람들이 물을 떠 가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밤에 몰래 떠 가는 등 갈등이 생긴다"고 말했다.

누엔 하(36) 씨는 "물이 매우 부족하다. 큰 우물을 하나 더 만들어 달라. 가난한 사람들은 우물을 만들 때 돈을 낼 수가 없다. 돈을 낸 사람과 안 낸 사람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 지원해 줘서 큰 우물을 하나 더 만들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관심을

최근 들어 삼성, 현대모비스 등의 일부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을 후원하고 있다. 삼성은 호아방 지역 호아 산 마을에 중학교 신축 공사를 완료했다. 삼성은 이곳에 자원봉사단을 파견해 후원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는 정수장 건설을 하는 등 호치민 시와 주변 지역의 식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도움의 손길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호아방 주민들은 "안장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걱정된다"며 "TV에서 안장 지역의 전기와 식수가 극히 부족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통역사인 배춘 강 씨는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한국의 지원에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배춘 강 씨는 "도시에는 그나마 깨끗한 물이 있지만 농촌에는 물이 부족하고 농민들은 가난해 우물을 설치하기 힘들다"면서 "한국인들과 한국 기업들이 많이 도와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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