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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평원에서 우리 친환경농업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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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평원에서 우리 친환경농업을 바라보다

[그린아시아2006] 중국의 유기농 생산 현장을 찾아

서울환경연합 여성위원회와 환경연합 기업사회책임팀은 지난 2006년 8월 10~19일 환경재단 그린아시아2006의 지원을 받아 중국의 유기농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을 다녀왔다. 서울환경연합의 이지현 국장이 다녀온 소감을 보내왔다. <편집자>

평소 식품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기 가공식품의 원산지가 '중국' 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사례를 종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김치 기생충 알 파동, 표백제 과다 사용, 납 꽃게 파동, 말라카이드 장어 사건 등 여러 식품 사고의 중심에 있던 곳이었고, 누구나 한번쯤은 '이렇게 식품 파동이 끊이지 않는 나라라면 식품 정책 또한 허술할 텐데…', '일반 식품의 안전도 허술한 나라에서 어떻게 유기농 원료를 수입할 수 있을까', '분명히 식품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봤을 법하다.

우리 역시 꼭 이같은 생각에서 중국의 유기농 생산 현장을 조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기 전부터 관리부서와의 면담, 여러 자료의 조사 등을 통해 이는 우리의 기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또 이런 걱정이 들었다. 만약 중국의 유기농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라면, 우리나라의 성장하고 있는 유기농업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중국으로 들어갔다.

북경에서 만나본 중국의 식품안전운동
▲ 그린피스 차이나와 대담하고 있는 모습. ⓒ환경재단

우리는 중국의 유기농 현장을 보기 전에 우선 북경에 들러 유기농과 관련된 정책과 현황, 그리고 중국 시민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식품안전운동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북경에서 우리는 중국 유기 식품 협회와 시민단체인 루왕(Green network)을 통해 중국 농업의 현실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의 친환경농산물은 무공해 식품, 녹색식품, 유기 식품 3단계로 나뉘어 인증·관리되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있지만 일반 농산물보다 가격이 2~3배 정도 비싼 탓에 소비가 활발하지는 못하다고 한다. 하지만 유기 식품은 이미 1980년대 말부터 수출을 위해 국가가 전략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해 1990년대에 이미 유럽의 ECOCERT, 미국의 OCIA, 일본의 JAS 등 세계적인 인증을 받아 유통을 시작한 상태다. 국가의 전략 산업이다 보니 안전성에 대한 문제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소비되는 농산물은 천차만별이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는 농가가 있는가 하면 이들 농약과 화학비료를 단지 돈의 문제로 사용할 수 없어 자연히 유기농을 하고 있는 농가도 있다. 자연히 이에 따른 식품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또 최근 전개되는 산업화에 따라 농촌 지역을 이탈하는 젊은이들이 잇따르고 있고 도시의 젊은 세대들이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도 여러가지 식품문제가 일어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의 시민운동단체들은 식품안전운동의 일환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농촌과 도시의 관계를 회복해 농촌지역의 건강한 발전을 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그린피스 차이나 등은 중국 내 유전자조작식품 감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은 가이드 북 등을 통해 안전한 식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식품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에 만연한 식품 불신 풍조를 해결하는 데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도농연계프로그램은 우리나라의 70~80년대 생활협동조합 운동의 초기 모습과 비슷하지만 유전자조작반대운동은 우리나라의 시민운동의 수준을 뛰어넘어 다양한 형태의 식품안전운동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이는 바로 중국 식품의 생산과 유통의 다양한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내몽고 지역과 길림성의 유기농 산지 조사

북경에서 시민단체들을 방문한 이후 유기농 산지를 조사하기 위해 떠났다. 사실 산지를 보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지만 농장까지 들어가기 위한 교통편이 워낙 복잡하고 농장 간의 거리도 멀어 상당히 긴 시간을 길에서 보내게 되었다.
▲ 화은유기공사 통요 참깨농장에서 만난 농부. ⓒ환경재단

우리가 본 지역은 내몽고 지역과 길림성 지역의 농장들이었다.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유기농 산지는 기후적 조건과 토양의 조건이 유기농에 적합한 신장, 통료, 길림, 흑룡강 등이다. 이들 지역은 기후가 상대적으로 서늘하며 건조하고, 겨울에는 영하 20~30도까지 내려가는 추위를 '자랑'한다. 추위는 벌레들이 다음해까지 번식하지 못하게끔 한다. 또 토양은 유기물 함량이 높아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작물이 잘 자랄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이들 지역 외에 상대적으로 기후가 습하며 더운 남방 지역 등에서는 화학비료 및 농약의 부분별한 사용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내몽고 통료에는 중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큰 기업인 화은유기공사에서 관리하는 농장이 있다. 이 공사는 일찍이 유럽과 호주, 일본, 미국 지역과 함께 중국에서 유기농 사업을 시작했으며 유럽의 ECOCERT, 미국의 OCIA, 일본의 JAS 인증과 함께 국내 인증도 함께 겸하고 있었다. 주요 작물은 깨와 고추, 녹두 등이었고 이 농작물은 중국 국내 기업들이 판매하고 있는 유기농 참기름, 고추장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지역 관리인은 "유기농 경작은 물은 하늘에 맡기고, 해충은 땅에 맡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해충 관리를 위해 작물 중간에 맛이 단 식물을 심거나, 해바라기 등 먼저 개화하는 식물을 심어 피해를 저감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었다. 또 농장에 사료용 옥수수를 심어 인근 농가의 양들의 먹이로 주고 양의 분뇨를 발효시켜 퇴비로 이용하는 지역 순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가마 당 로트 번호를 매겨 선적 및 유통의 과정까지 추적관리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었다.
▲ 왼쪽 위: 지난해 마른 가지들을 묵혀 퇴비로 사용한다. 왼쪽 아래 : 참깨보다 먼저 개화하는 해바라기를 심어 일부 해충을 유인하는 데 이용한다. 오른쪽 : 참깨. 무당벌레는 수확기의 유익 곤충이다.ⓒ환경재단

길림성 백성지구에 있는 유기농 농장은 중국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소규모 농장이었다. 이 곳은 빗물만 이용하고 있으며 인근에 특별한 오염 시설이 없어 수질 검사는 하지 않고, 토양 조사는 2~3년에 한번 정도 필요에 따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큰 병충해 등을 겪은 일은 없지만, 이는 특별한 관리보다는 이곳 역시 기후의 특성 덕이라고 한다. 이곳 역시 인근 지역에서 키우는 양의 분뇨를 이용해 퇴비로 활용하고 있었으며 양의 먹이는 풀과 농사 후 남은 볏짚 등을 써 유기농의 기본인 지역 순환 시스템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농장에서 바로 뽑아본 콩의 뿌리. 뿌리혹 박테리아가 풍부하고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환경재단

길림성에서 들른 마지막 농장도 처음 들른 내몽고의 농장과 같이 화은유기공사에서 운영하는 농장이었다. 길림성의 돈화지구에는 우리나라 대표적으로 유기농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P업체가 진출해 산지 계약 재배를 통해 유기농 콩을 수입하고 있다. 이 업체는 이 지역을 선정한 이유로 첫째 콩 재배에 적합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풍부한 삼림에 비해 토양 개발이 늦어 유기질 함량이 높으며, 공업 지대가 없어 오염이 되지 않았다는 세 가지 특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P업체의 담당자는 "자사가 정한 방식대로 농작물 재배를 관리하고 있다"며 "종자 선택과 재배 방식을 농가와 협의하고, 유통 과정까지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년간 무상임대를 통해 경작되고 있는 이 땅이 비록 우리나라의 땅은 아니지만 우리의 농지를 확대시켜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우리에게 중국은 열악한 한국 농업의 대안으로 선택한 곳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 유기농의 실질적 발전이 시급하다

많은 이들이 '중국의 유기농이 안전하다'는 것에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인천에서 북경, 심양, 내몽고 통료, 백성, 돈암, 장춘, 연길을 거쳐 다시 인천으로 들어온 약 5600㎞의 긴 여행 동안 이는 직시해야 할 현실이라고 생각케 됐다. 오히려 중국 농산물의 안전성보다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현재 중국의 유기농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판매망의 확대 등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관세를 통해 이들의 유통을 억제하고, 국민에게는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 형편이다.

물론 중국의 농산물을 일반 농산물, 유기농산물, 그리고 보따리 상 등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들어오는 것 등으로 구분해서 바라보고 이에 맞는 관리 정책이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중국의 농산물은 나쁘고 우리 것은 좋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관리정책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의문이다.

지금 한미 FTA로 인해 우리 농업은 완전히 시장의 논리에 내맡겨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농업의 대안으로 친환경농업을 육성하자는 목소리가 높기는 하다. 하지만 유기농의 기본정신은 '지역적 순환'과 '관계의 형성을 통한 신뢰의 회복'이다. 이렇게 기초부터 다지며 유기농 성장을 바라고 있다면 갈 길이 너무 멀다.

웰빙 열풍 등을 통해 최근 급성장한 우리의 유기농은 이러한 기본 개념이 채 자리잡기도 전에 '무 농약' '무 화학 비료'로 생산된 '건강식품'으로 왜곡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아직 우리에게는 친환경농업은 우리의 밥상 안전과 농가의 회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으로 유효하다. 중국의 유기농산물이 시민들의 불신을 넘어 우리에게 밀려들어오기 전에 우리는 무너져가는 우리 농가를 살릴 수 있을까. 우리의 친환경농업 정책을 개발하기 위한 모색,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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