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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단일화'보다 '연정'을 먼저 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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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단일화'보다 '연정'을 먼저 논하라

[기고] 미래권력의 파트너로 인정할 수 있는가?

최근 모 일간지의 여론조사 중에 눈여겨 볼 만한 결과가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 중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33%, 정동영 후보 지지자가 25%를 차지한다는 조사였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 3명 중 1명은 같은 사람이며, 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여권의 후보보다 야당의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새로운 투표성향의 등장
  
  시계를 뒤로 돌려 보면, 지난 4월 한미FTA 타결 직후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치솟았다. 그리고 지난 10월 초 남북정상회담 직후에는 지지율이 50%를 돌파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대통령의 국정성과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는 유권자 층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념이나 노선과 상관없이 '국익'을 중심으로 지지를 결정하는 유권자의 새로운 투표성향의 등장, 혹은 그 전조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정치프레임, 한나라당 vs 반한나라당, 민주 vs 반민주, 개혁 vs 수구, 평화 vs 전쟁의 틀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런 추이가 대선을 두 달 앞두고도 흔들리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수도권의 중도개혁 성향, 화이트칼라, 30~40대 유권자의 변화된 투표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범여권으로서는 이 현상을 두고'반한나라당 후보 단일화를 통한 민주개혁세력 복원과 기존 지지층 결집'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정치적 근거라고 주장할 것이다. (이 글에서 '범여권'은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는 기존 범여권의 전략 틀에서 보는 시각일 뿐 이 현상을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현상은 기존의 프레임을 거부하면서 새로운 선택을 하기 시작한 유권자들은 지금의 반한나라당 후보단일화 논의를 중요하게 여기지도, 기대하지도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범여권의'현실'보다 유권자의 '인식'이 훨씬 중요하다"
  
  시대의 발전을 통해서 자신의 삶이 개선되길 원한다는 점에서, 유권자는 진보적인 키워드에 더 민감하다. 유권자는 '계승과 승계'보다는 '변화와 극복'이라는 단어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며'내 삶의 질을 보장해줄 수 있는 능력 있는 후보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 늘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유권자들의 귀에 대고 새로운 미래 가치가 아닌 반 한나라당 후보 단일화를 통한 개혁세력으로의 회귀를 외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유권자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계승이냐 차별화냐'와 같은 현재의 이야기가 아니라 '차기 정부는 어떤 정부인가'라는 미래 권력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범여권은 자신의 현실보다 유권자의 인식을 훨씬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현재의 이야기 속에만 매몰된다면, 미래권력의 이야기를 유권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다. 동시에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후보단일화 성사에만 목을 매게 되는 위험성이 상존하게 된다.
  
  이런 상황은, 이제 모든 정치세력이 현재의 이야기와 새로운 미래 권력의 이야기를 분리해서 말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권력의 이야기, 연정
  
  범여권에게는 반 한나라당을 위한 후보단일화 논의보다 연정을 전제로 한 후보단일화 논의가 더 중요하다. 다변화된 사회적 가치와 다양해진 삶의 요구에 따라 지지를 결정하는 유권자의 새로운 경향을 온전히 수용하기엔 범여권 세력들의 수권 능력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범여권의 선결과제는 당장의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공동권력을 운영할 수 있는 안정된 수권세력 간 합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단은 한나라당보다 더 능력 있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그나마 한나라당과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가지게 된다.
  
  또 서로를 전략적 차별화의 대상이 아니라 '권력 보완재'나 '미래권력의 파트너'로 인정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 문제가 연정 논의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이든, 민주당이든, 민주노동당이든, 창조한국당이든 독자적인 능력만으로는 유권자의 시대적 요구 모두를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겸손하게 미래에 대한 책임을 나눠 맡는 것이 맞다.
  
  범여권은 정치공학적 후보 단일화보다는 연정을 먼저 논의하고 그 논의의 마지막에서 후보 단일화를 완성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지금은 유권자에게 낡은 프레임에 대한 강요보다는 새로운 미래형 선택지를 보여줘야 될 시점이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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