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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의 문제점은 더욱더 알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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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의 문제점은 더욱더 알려져야 한다"

[반론] 김하영 씨의 <한겨레> <경향> 비판에 대하여

얼마 전 민주노동당 당 지도부가 <한겨레신문>을 항의 방문했다. 인터넷에 오른 동영상을 보니 <한겨레> 측은 그 항의가 지나친 보도간섭이라고 여긴 모양이고, 민주노동당은 <한겨레>의 보도를 그냥 언론의 자유 측면에서 맡길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겨레> 측 대표자는 "이 사람들"이라는 어구를 발설했고, 민주노동당 측은 이에 발끈하더니 "당신", (또다른 한겨레 직원에게) "너 몇 살이야?" 따위로 응수했다. 지도부의 이런 행태에 당원으로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나는 그 이상으로 <한겨레신문>에 유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에게도 마찬가지다. 나는 '다함께'의 김하영 활동가의 지적, 그러니까 "아예 무시하면서 거의 보도하지 않거나, 보도할 때는 그 존재의 미미함을 강조하고 정파 갈등의 폐해를 부각"시키는 행태를 지적하고자 함이 아니다. 한겨레신문사는 오히려 당 지도부의 항의 방문을 가능한 더 일찍 받을 만큼의 보도를 했어야 했다.

민주노동당은 한국 의회에서 유일한 진보 정당이다. 굳이 진보나 좌파라는 수사를 고집하지 않더라도, 한미FTA와 비정규직 양산을 온몸으로 반대해왔던 유일한 정당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점하고 있는 협소한 기반과 득표율을 떠나, 그 노선과 정책적 측면에 있어 대체가 불가능하거나 힘든 정치세력이다. <한겨레>와 <경향>, <오마이뉴스>, <프레시안>이 민주노동당의 노선과 크게 포개어지는지를 떠나, 그들이 역차별을 감수하고서라도 가장 비중을 실어줘야 할 정당이 민주노동당이다.

그것은 거꾸로 이들 언론이 민주노동당의 가장 가열찬 비판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중동은 비판자가 될 수 없다. 조중동이 말하는 순간, 설령 '공자님 말씀'을 듣더라도, 민주노동당은 되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이를테면 2006년 초 민주노동당의 당직 선거에서 한 후보자는 조선일보가 '젊은 후보'로 거론했다는 이유로 경쟁자를 공격한 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당에 진정으로 위협이 될 만한 언론이 누구일지는 자명하다. 기관지인 <진보정치>나 <레디앙>, <민중의 소리> 등은 당내로 깊숙이 발을 넣은 매체이며, 더구나 얼마 간의 정파적 경향성을 품고 있어 충격효과를 거두기가 힘들다. 따라서 필자가 거명한 네 언론매체가 민주노동당의 우호적 비판자 또는 엄격한 동지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여름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모 의원의 선거활동을 도왔었다. 그런데 그때 느낀 가장 큰 낭패는 경선의 패배가 아니라, 입장과 계파가 맞부딪히는 소용돌이의 공간에서 당원들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경선에서의 선택을 앞두고 별 긴장감을 느끼지 못하는 당원이라면, 평소에 벌어지는 당의 온갖 사건·사고를 알고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지난 총선 이후로 당내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소위 10만 당원 가운데 조그만한 목소리라도 내고 미동이라도 보였던 이가 몇이나 될까? 특히 민중단체나 학교 공간을 통해 입당한 이들은 진보정당에 대한 애정과 주변 활동가를 향한 믿음만을 가지고 있을 뿐, 당내에 관심을 가질 여건이 못 된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선거 때는 부지불식간에 정파구도에 휩쓸리며 뜻하지 않게 '거수기'가 될 위험이 도사린다. 동성애폄하 발언을 했던 인사가 아무렇지 않게 당의 정책위를 지휘하게 되었던 걸 보면, 이른바 '무정파 평당원'들에게도 '친한 활동가가 어느 정파인가'가 선거의 기준이 아닌가 의심된다.

개혁적 또는 진보적 언론은 진즉부터 민주노동당 보도를 똑바로 했어야 했다. 물론 <프레시안>을 비롯한 이 언론들이 민주노동당의 지리멸렬한 상황을 꾸준히 알리고 비판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칼날은 더 날카로워야 했다. 더 크게 소리 질러 고해 바쳤어야 했다. 민주노동당에서 어느새 부유세도입 공약이 실종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한나라당이 천연덕스레 반전·평화·비핵을 내걸 때도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지 못했다는 것을, 당원들의 정보를 밖으로 흘리는 것도 "민족해방"의 한 운동인 체 굴었던 것을, 지역에서는 회계부정이 선거에서는 흑색선전이 난무한다는 것을. 설령 '적'에게 유리한 근거가 될지라도 당원들조차 잘 모르는 소식을 그저 덮고 지나갈 수만은 없다.

물론 김하영 같은 이에게 필자의 지론은 이적행위이자 반당행위로 찍힐지도 모르겠다. 그는 "당 지도자라는 분들이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범여권 또는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는 언론에 민주노동당을 비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언설은 엄혹한 현실에서 동떨어져 있을 뿐더러, 진보주의자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차떼기를 아무리 해도 한나라당을 찍어주겠다"는 사람은 숱하다. 그러나 만약 민주노동당이 100만원 가량의 금액을, 뇌물로 받았다거나 증발시켰다거나 했다면 덤덤하게 받아들일 이는 드물 터이다. 비난자가 설사 보수파라고 해도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1/10 발언'을 한 노무현 대통령과 무엇이 다른가?

무엇보다 이번에 주로 보도된 당내 갈등이 '코리아연방공화국'이라는, 정책 및 공약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권영길 후보가 경선 기간에 두르고 나온 슬로건이었고, 경선 이후에는 대선의 핵심 정책기조에 접근하고 있었다. BBK사건 따위를 중심으로 이명박 진영과 박근혜(이회창) 진영의 갈등이, 단일화와 통합을 주제로 범여권 내부의 사정이 보도되었듯, 정책정당인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정책분야에 관한 당내 갈등이 보도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김하영은 "특히 코리아연방공화국"을 둘러싼 보도는 민주노동당이 내분이나 일삼는 조직이라거나 'NL' 당이라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것은 비겁한 변명이다. NL당이라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는 것은 좀 더 직접적으로는 'NL적인 당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뜻이겠다. 그러나 언론이 몰아가기 이전에 그것은 이미 엄연한 진실이었다. 민주노동당의 다수파는 NL이다. 그 다수파는 다수 지배의 원리에 따라 자신의 노선을 당의 노선으로 관철시킬 수 있고, 지금껏 그래왔다. 민주노동당은 '평화'와 '군축' 같은 보편적이고도 구체적인 가치보다 '자주'와 '통일' 같은 추상적이고도 특수한 가치에 기울어져왔고, 위에서 언급했듯 북한의 핵실험에도 당당히 비판을 가하지 못하는 이상한 진보세력으로 전락했다.

그것이 불만이라면 당의 혁신에 앞장설 일이다. 하지만 김하영 씨를 비롯한 '다함께'에게 나는 지금껏 NL이라는 다수파에 쓴소리를 과연 얼마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독도 문제를 두고 당 일각의 민족주의자들이 쇼비니즘적 투쟁을 했을 때 '다함께'의 활동가들은 이를 두둔하였다. 요컨대 '민족주의'인 것이 나쁘지만 '민족주의 좌파'는 동지라는 논리였고, 그것은 뒤에도 지겹게 되풀이되었다. 김하영은 "민주노동당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 북한 정권에 무비판적인 듯한 지도부 내 다수파의 태도도 약점 가운데 하나다"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는 예전에도 그랬듯 면피성 발언이다. '다함께'는 "당내 좌파"로서 민족주의적 다수파에 제대로 도전장을 내민 적이 없다. 도리어 그들식 표현으로는 "사민주의 우파"에 대항하는 그룹에 화살을 쏘며, '일심회사건'이나 '북핵사태'보다 '사회연대전략' 등을 향해 비판의 열정을 할애했다.

다수파는 물론이고 자칭 "좌파"라는 이들까지 협잡에 가담함으로써 민주노동당은 스스로 세운 거대한 벽에 부딪힌 셈이다. 근래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장 등의 강렬한 반발은 카르텔을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그는 이대로는 선거운동을 못하겠다는 요지의 인터뷰로 흠을 잡혔는데, 조 소장이 어찌하여 창당 동지이자 아마도 존경하는 선배일 권영길 후보의 운동에 불참하게 되었겠는가? 다수파는 '51로 100을 끌고 나간다'는 전략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몇발짝 물러나 소수파의 참여를 이끌어낼 것인가? 또 김하영 씨나 '다함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조 소장의 행동을 나무라면서, 이를 세상에 공개한 언론 탓을 할 것인가?

선거운동 나름의 방식대로 열심히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를 넘어서야 한다. 공감할 수 없는 내부 비판이 세간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러워 언론사에 항의할 정도라면, 최소한 내ㆍ외부의 비판을 '선거운동이나 똑바로 하라'는 식으로 짓뭉개지 않기를 바란다. 코리아연방공화국을 향한 볼멘소리도 선거캠페인에서의 난점에서 연유된 것이었다.

김하영은 "민주노동당의 역사적 의의가 없는 것처럼 폄훼해서는 안 된다. 민주노동당은 한국 역사상 최초의 노동계급 대중정당이다"라며 역설한다. 역사적 의의에 가슴이 벅차다면, 목에 힘을 줄 것이 아니라 어깨가 무거워져야 할 것이다. 세상은 보수에 비해 진보에게는 훨씬 더 까다롭고 잔인하게 다가온다. 고로 진보는 스스로 진보하고 혁신하여 명분을 거머쥐지 않으면, 어떠한 실익도 차지할 수 없다. 이것은 억지로 감내해야 할 불운만은 아니다. 그것은 썩고 싶어도 썩지 못하는, 진보의 특권이다.

☞김하영 씨 기고 보기: 민주노동당은 내분이나 일삼는 쓸모없는 정치세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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