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문제점들은 워낙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정치, 경제, 양극화, 삼성, 사교육, 농업, 비정규직 등등. 그래서 이제는 일일이 화를 내기도 힘들 정도다. 이제 어지간한 일에는 그냥 쓴 웃음을 짓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졌다. 삼성특검이 헛발질을 해도 2mb가 개그를 해도 이랜드가 비정규직 탄압을 해도 원래 그려러니 하고 넘어가게 된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가장 적절한 말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를 꼭 짚으라고 한다면 대학과 언론을 들고 싶다. 대학과 언론이 가장 문제가 많아서는 아니다. 대학과 언론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일반적 문제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대학과 언론은 사회의 다른 분야와는 역할이 다르다. 다른 분야들이 자신이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면 된다면 대학과 언론은 다른 분야를 감시하고 견제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일종의 정화기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학보다는 특히 제 4의 권력이라는 언론에게 이 역할을 더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언론은 그러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언론이라 부를 만한 언론을 찾기가 힘들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레시안>, <한겨레>, <경향>, <미디어오늘> 정도가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인터넷에 접속하면 이 신문들을 챙겨보게 된다. 대한민국의 그 수 많은 언론들 중에 제대로 된 언론이 이렇게 손꼽을 정도라니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에 더욱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안 그래도 언론이라면 손꼽을 정도였는데 그 중에 두 언론이 또 탈락하게 생겼다. YTN 돌발영상으로 드러난 기자들의 부적절한 취재방식은 너무나 암담한 일이었다. 취재방식도 문제였지만 그 후가 더 문제였다.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반성하는 기자가 하나도 없었다. <미디어오늘>에는 계속해서 기사가 올라왔지만 <미디어오늘>은 성격 자체가 미디어비평이기에 제외한다면 단 하나의 언론도 반성이 없었다.
프레시안 후원회원으로 조마조마한 마음에 며칠 간을 기다렸다. '이러다가 몇 달 안 된 후원을 끊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된 언론 하나 갖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지난 10일 강이현 기자의 기사는 답답한 마음에 한 줄기 소나기가 되었다. 철저한 자기반성 없이 발전은 없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고 실패는 병가지상사다. 하지만 그 실수를 반성할 때 발전이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의 이러한 모습은 후원회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한다. 얼마 전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주변 사람들도 그런 언론이라면 후원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보통 사람들에게 후원을 권유할 때는 조심스러운데 <프레시안>을 권할 때는 너무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지난 토요일(14일) KBS 미디어포커스에서 돌발영상 문제가 방영되었다. 유일하게 인터뷰한 기자가 <프레시안> 기자였다. 다른 언론사 기자들은 인터뷰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반성할 줄 모르나 부끄러운 줄은 아나 보다. 그러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면 발전은 없을 것이고 더 이상 사회를 비판하는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프레시안>은 자신의 잘못을 정확히 드러내고 반성했으니 발전이 있을 것이다.
이런 <프레시안>에게 조그만 선물을 하고 싶다. 후원금을 만원 더 올려야겠다. 지금까지의 후원이 제대로 된 언론을 지키려는 후원이었다면 지금부터 하는 추가후원은 더 큰 발전을 기원하는 후원이다. 앞으로도 프레시안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서 후원금은 더 내게 되는 상황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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