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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에서의 '쇠고기 협상' 막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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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방에서의 '쇠고기 협상' 막 오르다

[기고] 조기경보레이더 구매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방위사업청은 26일 이상희 국방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포착하는 조기 경보레이더를 해외에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방위사업청은 미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등을 협상을 벌여 가급적 올해 안에 레이더를 사들이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구매가 결정된 레이더는 탐지 거리가 400~600km로 북한 지역에서 발사되는 스커드와 대포동 등 탄도미사일의 정보를 신속하게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시스템으로 전달하게 된다고 보도됐다.

탄도요격 패트리어트도 없는데 웬 레이더?

그러나 한국이 독일로부터 도입하기로 한 중고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북한에서 발사되는 스커드나 대포동 등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패트리어트 시스템이 아니다. 그것은 낡은 나이키 미사일 대체용이며, 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선정됐다.

이러한 이유에서 최근 공군은 중고 미사일의 개량을 위해 미국의 레이시온사와 협력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어찌 됐건 공군이 도입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엄밀한 의미에서 탄도 유도탄 요격능력이 없는 것이다.

만약 탄도탄 요격능력이 있다고 공군과 국방부가 반론한다면 공군과 국방부는 더 큰 거짓말을 해 온 셈이다. 요격능력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미사일방어(MD) 체제에 동참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방부의 공식 입장은 MD 체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이명박 대통령과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 ⓒ연합뉴스

北 미사일 위협을 강조하는 진짜 이유는?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인 월터 샤프 대장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국은 과거 북한의 장사정포가 가장 큰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었다. 지금도 미국은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 2사단 병사들이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거리 내에서 위험하게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오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임종인 의원은 2004년 국방부 국정감사를 통해 장사정포 위협론의 실체를 공개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을지포커스렌즈 훈련기간 중 윤광웅 국방장관은 북한이 보유한 장사정포는 워게임 결과 개전 후 이틀이면 한미 공군에 의해 궤멸된다는 것을 국회의원들에게 브리핑 했었고, 이를 임 의원이 보도자료에 첨가해 장사정포 위협 과장론을 폈다.

그 일 이후 미국과 한국 국방부의 장사정포 위협 부풀리기는 현저히 감소했었다.

이제 우리는 북한 미사일의 위협론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왜 샤프 사령관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론을 강조하고 있을까?

그것은 용산기지 이전 협상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상에 의해 주한미군이 전면 재배치되는 계획과 무관하지 않다. 여기서 주한미군의 주된 임무는 더 이상 한반도의 안전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 미군의 10개 전투사단 중 유일하게 이라크전에 참전하지 않았던 미 2사단은 앞으로 미 육군의 개념변화와 개혁 프로그램에 의해 바뀌는 것이다.

앞으로 주한미군은 전 세계 방어를 위해 모듈화된 미 육군의 일부로서 전세계 분쟁에 투입되어야 하는 역할로 바뀔 것이다. 이를 위해 주한미군은 비행장과 항만이 가까운 오산과 평택지역에 전력을 모아야 했다. 미 육군은 심지어 미 해병대와 같은 개념으로까지 변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재편되고 있다.

미군은 그간 가족을 동반하지 않을 경우 미 육군 주둔 규정에 의해 전투지역에 해당하는 한국에서 1년 이상 주둔할 수 없어 소위 '로테이션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더욱이 2사단의 경우 자주 병사들이 바뀌다 보니 부대의 단결력과 작전 수행능력이 떨어졌다. 이에 미군은 이전하는 오산과 평택기지에 쾌적한 주거시설을 대량 확충해 7000명 정도의 병사가 가족을 동반하고 한국에 3년 이상 주둔하면서 세계의 분쟁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액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주한미군 병력을 집중 배치하다 보니 미국의 입장에서 오산과 평택에 북한이나 위협국가의 미사일이 기습적으로 떨어진다면 그만큼 손실이 크다. 따라서 미국은 MD의 구축이 필요했고, 비용 절감을 위해 한국이 MD체제에 들어와 달라고 간청해 왔다.

물론 한국이 MD 체제에 들어온다면 엄청난 액수의 무기를 판매할 수 있어 양수겸장의 이득을 보게 되는 것도 미국의 입장에서 중요하다.

따라서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에 MD참여를 종용하는 것은 그의 임무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북한 미사일의 위험을 과장하지 않을 수 없고, 그를 근거로 한국에서 더 많은 비용을 얻어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이 한반도에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맹목적이거나 과장되어서는 안 된다.

쇠고기 파동에 어물쩍 묻어가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탄도미사일은 핵탄두를 장착하지 않는 한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국이 2006년 발행한 '4개년 국방정책 검토보고서'(QDR 2006)에서 강조하고 있듯, 해군이 보유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재래식 무기를 장착하고 발사, 대기권으로 진입한 후 발생하는 운동에너지(kinetic energy)를 이용하는 첨단 기술을 북한이 갖추었거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면 정말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27일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한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로 가는 한 과정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탄두를 보유할 수 없다면 북한의 재래식 미사일은 위협이 과장되었다는 것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과연 미국과 같은 탄도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까 물었을 때 그렇다고 말하기도 매우 어렵다.

따라서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6자회담이 진행 중이며 냉각탑이 파괴되는 이 시점에서 MD용 레이더 구매를 의결한다는 것은 촛불시위로 여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순간 어려운 문제를 얼렁뚱땅 처리해 버리려는 한국과 미국, 특히 이명박 정부의 꼼수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미사일은 장거리를 추진체에 의해 날아가기 때문에 재래식 탄두를 장착했을 경우 그 파괴력은 상상처럼 크지 않다. 미사일은 장거리를 날려 보내려고 할수록 탄두의 무게가 부담이 되기 때문에 탄두의 크기에 의해 파괴력이 결정된다.

최근 미국이 대륙간 탄도탄에서 핵탄두를 제거하고 대신 재래식 탄두를 장착함으로써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핵심시설을 파괴하겠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최근 모든 국가들이 주요 군사시설을 보다 깊게 지하화하고 엄체화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는 특히 벙커버스터(재래식 폭탄에 텅스텐 코팅을 해 지상을 관통해 파괴하는 폭탄)도 방호된 적의 핵심시설을 파괴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다 관통력과 파괴력이 큰 폭탄을 찾는 과정에서 고안됐다. 특히 탈냉전 시대에 핵전쟁 위협이 사라지면서 과거 핵전략을 수행하던 전력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나타난 신개념이다.

따라서 한국 국방부는 이러한 미국의 전략과 현대 무기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미국과 협상에 임해야 하고, 절대 국민들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 엄청난 방위비 분담금을 내는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국방에서의 쇠고기 협상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한미동맹이 중요해도, 우리는 한국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미국과 북한이 가까워지고 있고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하고 있는 시점에서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은 지금까지 MD에 참여한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러나 겉으로는 MD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국민을 속이고, MD용 무기의 핵심도 가지지 못하면서 미군을 위한 센서역할이나 하기 위해 고비용을 부담한다면 한국의 국방은 계속 미국에 끌려 다니는 결과를 면할 수 없는 것이다. 국방 분야의 약점은 다른 모든 분야로 파급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이다.

국회의원들 더 분발해야

미국이 저비용으로 효율적으로 군대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한국도 군대를 저비용 고효율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이해가 상충된다면 냉철한 분석과 과학적인 자료 및 근거를 확보하고 국민들에게 정확히 공표해서 국민들의 도움을 받으며 미국과 협상하면 된다. 미국의 말과 제스처를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발을 보고 속내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한미관계에 있어 미묘한 시각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현실이다. 특히 미국은 일극체제를 주도하는 헤게모니 국가이므로 한미관계에 있어 어떤 시각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협상의 주도권을 누가 쥐는가 하는 부분이 존재할 수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는 없더라도 모르거나 속아서 당하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더 많이 공부하고 전문가들에게 더 많은 조언을 구해야 한다. 이 때 전문가라고 하는 것은 학벌이나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가치중립적인 시각에서 연구하고 접근하는 사람인지 구별해야 한다. 이것이 구별되지 않는다면 양측의 이야기를 모두 충분히 들어 보아야 할 것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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