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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의 시녀'가 된 포토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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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의 시녀'가 된 포토저널리즘

[기고] '주장'을 위한 사진전, 포토 저널리즘은 없다

요즘 사진전 하나가 화제다. 언론계에서 차츰 회자되더니 꽤 많은 대중들이 알게 됐다. 물론 직접 사진전을 본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바로 청와대 사랑채에서 진행 중인 <국민과 함께한 2년>이라는 사진전이다.

사진전 제목처럼 국민과 함께 2년을 한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가 이 사진전의 중심이자 모델이다. 주최는 물론 사이버 홍보 등 모든 것이 청와대 중심이다. 정작 사진전의 중심이어야 할 사진 기자들은 그저 이미지 정도를 제공한 듯한 모양새다.

일이 이러하다 보니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이명박 정부의 지난 2년을 평가하는 <국민을 외면한 2년> 사진전에 나선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일어난 일을 대통령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진전이라며, 4대강 논란, 촛불 집회, 언론 장악, 용산 참사, 교육 혼란, 청년 실업, 노조 탄압,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 서거, 삼성 왕국, 세종시 국론 분열 등이 주요하게 다뤄질 예정이란다. 이를 위해 언론노조는 각 언론사 조합원과 독립포토저널리스트, 국민들의 사진을 공모한다.

이처럼 한 사진전과 이 사진전을 반대하는 사진전이 준비되는 사건 속에서 언급되지 않는 몇 가지를 이야기 해보자.

신문 사진이 홍보 사진과 다를 바 없다는 '자의식'

첫째는 포토저널리즘의 연성화가 꽤 심각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사진 기자단은 여러 언론사가 모여 있고 한 개인이 이 집단을 완전히 지배할 수 없다. 다만 이 공간에 모여 있다 보니 집단적인 무의식도 생겨나는 듯하다. 평소에 청와대 출입을 하는 고참 사진 기자들이 모여 '우리도 사진전 한 번 해볼까' 했는데 마침 홍보실에서 도움을 준다니, 큰 생각 없이 질렀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청와대 홍보실에 근무하는 사진가와 언론사 사진 기자는 좀 달랐어야 했다. 한쪽은 홍보맨이라면 한쪽은 비판 정신이 담긴 저널리즘 사진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이 뒤섞인 것은 단지 '기자 정신'의 증발 문제가 아니라, 요즘 신문 사진이 홍보 사진과 별반 다를 것도 없다는 기자들 스스로의 자의식을 내보인 것에 불과하다.

사실 이런 느낌은 신문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도 그리 느끼고 있다. 결국 이들이 공모해서 이명박과 정권의 나팔수를 자임했다기보다는 그 결과에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훨씬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참여한 기자의 이름이 표기되지 않았지만, 청와대 사진 기자단엔 <경향신문>과 <한겨레> 기자도 있다.

▲ 청와대 사랑채에서 진행중인 '국민과 함께한 2년' 사진전에 전시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사진 ⓒ청와대출입기자단

"국민을 외면한 2년"은 청와대 사진전의 아류일 뿐

둘째는 어떤 전시회를 반대하는 사진전이 꼭 '필요한가?'이다.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언론노조에서 발표한 성명 어디서도 현재 포토저널리즘이 당면한 현실적 어려움이나, 스스로 저널리즘을 포기하는 현상에 대한 자기 반성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청와대 사진 기자단에 대한 비판만 보인다.

그러나 묻고 싶다. 쓴 소리를 하는 언론노조가 사실상 그런 전시회를 당장 기획 하고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단지 2년 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애써 외면한 모습들이 담긴 사진을 여러 곳에서 받아 나열한다고 사진전이 되나? 이는 단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진을 인식하는 방식의 문제이다.

적극적으로 사진전을 권유한 청와대 홍보실이나 그 반대 사진전을 공포한 언론노조 모두 포토저널리즘을 '주장을 증거하는 이미지정도'로 밖에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저널리즘 사진은 역사적으로 볼 때 그렇게 조악한 것은 아니다.

셋째로 문제를 대처하는 방식이다. 포토저널리즘 안에서 생긴 문제는 내부에서 한번 이라도 진지하게 토론해보는 자리가 필요하다. 국민까지 동원한 사진전은 그 다음 문제다. 한국에는 포토저널리즘에 종사하는 이들은 많다. 신문사, 통신사, 특파원, 프리랜서 등등. 이들이 모여 한국의 포토저널리즘을 고민해야한다. 도대체 '홍보사진 같은 사진으로 남에 돈을 받아 모델의 집에서 사진전을 여는 그 정신은 뭔가?'하고 말이다.

이런 토론도 오가고 반성도 있고 한 연후에 사진전을 준비해도 된다. 단지 맞불작전 식으로 사진을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것이다. 무엇에 단지 '반대한다'는 식의 행동은 그 반대자의 행위만 옹졸하게 만들어 준다. 관람자가 보기에 <국민을 외면한 2년>은 <국민과 함께한 2년>의 아류일 뿐이다.

사진전은 사진가의 고민이 투영되어야

사진전은 나름 사진가의 고민이 진지하게 투영되어야 보는 이를 감동하게 한다. 청와대에서 열리는 사진전이 그러하다고 누구도 자신 있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하물며 그 사진을 찍어 내걸은 기자들까지 그럴 것이다. 아마도 어떤 이는 백악관 사진전을 떠올리겠지만 이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주최도 다르고 시각도 다르다.

백악관 사진은 통신사에서 프리랜서에게까지 열려있고, 홍보실 사진가는 세계적이다. (예를 들면 부시정권에서 사진을 찍은 이가 세계적인 분쟁사진가 크리스토퍼 모리스였다.) 하지만 둘이 섞이지 않는다. 철저하게 자신의 입장에서 사진을 찍고 내보인다. 옹호하는가? 비판하는가? 그런 면에서 이번 청와대 전시장에 출품된 사진은 그런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홍보와 신문사진 그 중간의 어디쯤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에 대응하는 사진전 역시 그렇다. 도대체 누가 그런 진지한 고민이 담긴 사진전을 단시간에 준비한다는 것인가? 언론노조가? 수개월에서 수년을 기획해도 어려운 사진전을 이리도 어설프게 준비해 또 다시 대중들에게 포토저널리즘 사진의 후진성을 폭로할 건가?

십 수 년 전이라면 저널리즘 사진전이 드물어 '잘 찍었네'하겠지만 요즘처럼 세계적인 작가들의 사진전과 국내 실력파들이 작품이 줄줄 대중 앞에 쏟아지는 판에 이 사진전이 먹히겠는가? 전혀 아닐 것이다. 그저 반대하는 사진전을 개최했다는 자위만 남을 것이다. 그래도 정 하고 싶다면, 잘 준비해서 내년에 <국민을 외면한 3년>을 해도 늦지 않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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