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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방사능, 한국 위험은? 대통령이 몰라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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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방사능, 한국 위험은? 대통령이 몰라서야!

[프레시안 books] 리처드 뮬러의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지난 4월에 강원도 동해시의 도서관에서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가 주관하는 '도서관 속의 물리 강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강연을 했다. 일반인에게 들려주는 강연이라, 더구나 초등학생도 많이 참가한다는 말에 무슨 내용을 이야기할까 고심하다가, 마침 후쿠시마 원자로 사건이 중요한 사회적 주제인 때라, "원자력 발전의 원리"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했다.

원자력 발전의 찬반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원자력과 방사능 등에 관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 때 내가 제일 강조한 부분 중 하나가, "무슨 일이 있어도 원자력 발전소는 원자폭탄이 되지는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포함해서 그때의 내가 강연한 내용의 대부분이 이 책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장종훈 옮김, 살림 펴냄)에 다 들어있다. 좀 놀라웠다.

사람들은 왜 과학책을 읽는가? 물론 무척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과학 지식을 얻기 위해서, 현대 문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과학이 보여주는 세계가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미신과 잘못된 믿음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과학적 이슈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 등등.

이런 이유를 크게 나누어 보자면 재미를 위해서, 교양을 위해서, 그리고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는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겠다. 그런데 과학책에 대해서라면 이 중에서 가장 적은 수의 사람들이 꼽는 것이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서가 아닐까 한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과학이란 것이 우리의 삶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 옮김, 살림 펴냄). ⓒ살림

이 책은 위에 든 몇 가지 이유 중에서 뒤의 두 가지를 위해서, 즉 미신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와 과학적 이슈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게 하기 위해서 쓰인 책이다. 혹시 제목 때문에 이 책을 풍자나 과장을 위한 책이라고 여길지 모르겠다. 이 책은 미국 버클리 대학교에서 2006년부터 같은 이름으로 개설된 강의를 책으로 옮긴 것이다.

대통령이 그다지 많은 수의 사람이 종사하는 직업이 아닌 만큼, 약간의 과장이 있다고는 할 수 있지만 대통령뿐 아니라 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까지 염두에 두면, 이 책의, 그리고 강의의 목표가 되는 사람은 꽤 늘어난다. 그리고 오늘날의 민주 국가에서라면,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을 선출할 권리가 있는 사람까지 이 책의 독자라고 가정할 수 있겠다. 그러면 결국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인 셈이다. 그러니까 제목은 비유나 풍자가 아니라 말 그대로의 뜻이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어이없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과학책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다. 보통의 과학책들은 과학 지식을 설명하기 위해 쓰였으며, 그래서 과학책을 읽는 일은 어떤 의미에서는 독자에게 있어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셈이다. 물론 그런 책도 필요하고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즉, 저자 리처드 뮬러는 과학이 아니라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과학 지식을 이용해서 그 내용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일반 독자들도 나와는 상관없는, 혹은 어차피 내가 이해할 수는 없을 이야기를 듣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읽히는 큰 이유는, 저자가 필요한 과학 지식을 적절할 정도만, 자연스럽게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물리학자가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드문 일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좀 놀라운 일이다. 왜냐하면 물리학자는 습관적으로 더 근본적인 레벨에서 원리를 설명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의 연관 관계가 더 분명하고, 훨씬 논리적이며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순간 대부분의 독자에게는 이제 먼 나라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런 설명은 독자를 힘들게 하고 무섭게 한다. 드물게 독자를 재미있게 하는 마법의 순간도 있지만, 심지어 그럴 경우라도 독자에게 그것은 남의 이야기로 여겨지기 쉽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인 뮬러는 뛰어난 물리학자면서도, 지나치지도 않고 너무 불친절하게도 아닌, 적절한 선을 잘 지키고 있다. 좀 놀라울 정도다.

정확히 말해서 이 책의 내용은 과학적인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기술적인 내용이다. 그런데도 대단히 유용하다. 단순한 예를 들어보면, "방사성 물질은 암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위험하다"라는 막연한 상식(?)에 대해서, "방사성 요오드는 갑상선에 흡수되므로 위험하다. 그러나 반감기가 짧으므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괜찮다. 스트론튬은 뼈에 축적되고 반감기도 약 30년으로 길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몸에 흡수되지 않는 방사선은 암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연 상태에서 암이 일어날 확률이 약 20퍼센트인데 이를 (방사능 오염에 따라 다르지만) 22퍼센트 정도로 올리는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리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20퍼센트와 22퍼센트의 차이 때문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책임자가 결정할 일이다.

어떻게 보면 '여기까지가 과학자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하고 선을 긋는 뮬러의 태도가 얄밉고 무책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과학자의 전문 지식과 훈련된 능력은 지도자가 더 나은 결정을 하게 이끌 수 있지 않을까? 명백히 비윤리적인 연구에는 참가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주는 이상의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글쎄,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분석에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의 저자의 생각을 섞어놓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한 일이다. 그런 것은 확실히 이 책의 목적이 아니다. 이 책은 저자의 의견을 담은 책이 아니라, '이런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이러이러한 것들은 일단 정확히 알고 이야기하자' 라고 말하는 책이다. (그런데 몇 군데 저자의 생각이 강하게 드러나는 곳이 있고,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편향되었다고 말할 사람도 많을 것 같긴 하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원자의 구조나 우주를 더 잘 이해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목적으로 쓴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원자력 발전이나 지구 온난화와 같이, 과학을 배경으로 하는 현안에 대한 이해는 분명 깊어질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과학 지식을 상당 부분은 알고 있던 나도, 구체적인 수치와 정리된 결과들을 보고 알게 된 점이 적지 않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나면 매체에서 과학 기사를 읽을 때, 잘못된 점을 알게 되거나 기사에 내포된 의미를 더 잘 알아차리는 식으로, 과학 기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만 해도 훌륭한 일이 아닐까? 오늘날 사람들은 많은 경우 과학에 대한 기사의 부정확한 숫자와 요령부득인 내용에 막연한 불안감만 키우고 있는 것이 현실일 테니까.

흔히 실용서라고 불리는 경제 분야의 책들이 실질적으로 하는 역할이 바로 경제 기사를 좀 더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정말 실용서다. 물리학 지식을 뒷받침해주는 실용서. 그리고 이런 실용적인 목적의 과학책으로서 이 책은 지금까지 본 어떤 책보다도 뛰어나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이 강의는 미국의 학생들을 위한 강의고, 이 책은 미국의 대통령을 위한 책이므로, 주제 선정부터 사례, 여러 제안들이 미국에 맞추어져 있다. 제일 첫 번째 주제가 테러리즘이라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또 우리나라도 이제 나로도의 우주 기지가 문을 열면서 우주 시대로 접어들고는 있지만, 우주에 관한 장은 재미를 위해서라면 모를까 아무래도 우리에게는 거리가 느껴진다.

게다가 에너지나 지구 온난화 문제에 관한 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입장이란 사실 우리에게는 어이없고 분개할 만한 점도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자면, 중국과 인도의 급격한 성장을 걱정하는 부분들이 그렇다. 책을 읽으며 감안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의 대통령이 알아서 유익한 내용이라면 대부분 우리나라의 대통령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실제로 에너지, 원자력, 지구 온난화와 같은 주제는 우리나라의 지도자, 그리고 그 지도자를 결정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도 대단히 중요한 주제다. 이 주제들을 깊이 있고 풍부하게 설명해 준다는 의미에서 이 책은 널리 읽히고 싶은 책이다.

실용적인 의미를 떠나서도, 이 책은 대단히 재미있다. 풍부하고 새로운 소재를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방식으로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번역도 아주 자연스럽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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