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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안에 인간은 신이 될 수 있다?!

[프레시안 books] 미치오 가쿠의 <미래의 물리학>

최근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양 과학을 강의하고 있다.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내용을 주제로 가르치고 있는데, 과제로 '10년 이내에 발명될 물건 또는 기술, 100년 이내에 나왔으면 하는 물건 또는 기술'이라는 주제의 에세이를 쓰도록 한 적이 있다.

학생들은 상상력과 자신의 지식을 동원하여, 모든 병을 치료하는 약,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는 로봇, 여자들을 위한 자동 화장 기계 등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그려냈다. 가끔 엉뚱한 상상을 하는 친구도 있지만 같은 과제를 받았을 때 초등학생들이 상상하는 허황된 미래의 모습과 비교하면 대체로 그럴듯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그 차이는 과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과제를 받은 학생들이 그동안 교육과 방송, 책 등을 통해서 받아들인 지식의 정도에서 온 것이다.

사실 미래의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예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분야의 전문가들도 100년은 고사하고 10년 후의 미래를 예견하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1980년대에만 해도 많은 정보통신업계의 거물들이 인터넷의 발전을 예견하지 못했었다. 미치오 가쿠는 이 무모한 도전을 자신의 최신작 <미래의 물리학>(박병철 옮김, 김영사 펴냄)에서 시도한다.

▲ <미래의 물리학>(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김영사 펴냄). ⓒ김영사
게다가 자신의 전문 분야도 아닌 인공지능, 의학, 나노 테크놀로지, 심지어 자본주의의 가까운 미래에서부터 100년 뒤까지의 발전을 예견하려 한다. 책의 서두에서 가쿠는 이러한 시도가 예전부터 많이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각 분야 과학기술의 발전은 사실 다른 여러 분야의 발전과 얽혀 있다.

가끔은 엉뚱한 발견이 과학기술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유망해 보였던 분야가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나서 가라앉아 버리기도 한다. 가쿠는 과거에 성공적으로 미래를 예언했던 두 사람, 쥘 베른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예를 들어 먼 미래의 과학에 관한 예언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과학과, 문화 또 사회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을 쌓거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쿠는 뉴욕시립대학교의 이론물리학 교수로 초끈 이론의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쿠는 물리학뿐 아니라 과학의 전반과 인류의 미래에 관한 관심이 높아서 책,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통해서 대중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일본의 동북지방의 지진 해일과 그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미국의 주요 매체는 지진이나 핵에너지 전문가가 아닌 이론물리학자 가쿠를 먼저 초대했다. 그만큼 그가 미국 내에서 대중과 가까운 과학자라는 뜻이다.

가쿠는 방송을 위해 많은 정상의 과학자를 만나고 인터뷰했으며 첨단 연구 시설들을 방문하고 체험했었다. 이 책은 자신이 인터뷰한 과학의 첨단에 서있는 300명의 지식과 이미 개발 중인 첨단 기술들을 바탕으로 쓰였고 그 위에 가쿠 자신의 물리학적 지식이 입혀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자신의 좁은 지식을 바탕으로 쓰인 기존의 미래 예언서와는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러 전문가가 자신의 분야에 대해 미래 예측 보고서를 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가쿠의 의도는 이들 과학기술의 상호 작용을 예측하는 것이다. 생명 공학과 나노 기술이 합쳐지면 어떨까? 물리학에 기반을 둔 기술과 의학의 만남은 어떤 효과를 낼 것인가? 우주 개발에 필요한 그 많은 에너지는 어디서 생산해 낼 것인가? 등 다른 과학기술과의 상호 작용을 무시한다면 제대로 된 미래 예측은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미래의 물리학>이 이런 상호 작용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쓰인 책은 아니다. 아마 그것은 너무나 방대한 작업이라서 한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 할 것이다. <미래의 물리학>은 주제를 현재 가장 미래의 기술로 각광받는 분야로 한정하여 컴퓨터와 인공지능, 나노 기술, 생명 공학, 에너지 산업, 우주여행을 선택하고 이 분야에서 이뤄지는 현재의 발전 상황과 가까운 미래, 조금 먼 미래(2030년에서 2070년) 그리고 100년 후의 발전상을 예측한다. 마지막으로 가쿠는 이들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경제 활동과 일상생활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 과학 소설의 형식을 빌려 예측해 본다.

사실 10여 년 안에 대중화될 과학기술은 대부분 지금 현재 실험실에서 연구되는 것들이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의 기술은 무인 자동차, 인공 지능에 의한 전문가 시스템, 인간 유전체 지도, 줄기세포, 레이저 핵융합 등 가쿠가 직접 취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쓰였다. 독자들은 이 부분에서 지금 어떤 과학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지 흥미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어떤 기술은 곧 현실화되어 시장에 등장할 것이다. 실제로 가쿠가 책을 쓸 당시인 2010년에 가까운 미래의 기술이라고 예언 했던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플렉시블 E-잉크, 인터넷 안경 등은 이미 상품화되었다. 반면에 곧 현실화 될 것이라고 예측한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 중력파 측정 인공위성이나 핵융합 장치인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처럼 계획대로 발전되지 않고 사라지거나 미래가 불투명해진 기술도 있다. 미래의 예측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조금 먼 미래의 과학은 사실 가쿠의 예측이 맞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가까운 미래의 기술들인 인공지능, 나노 기술, 생명공학 등이 정말로 우리 미래의 중심 기술이 된다는 가정 하에 이들이 어떤 효과를 낼 것인지 가정한 것이므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여 이들을 대체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물론 세상 만물을 원자 단위로 분해하고 제어하는 나노 기술과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명 자체를 제어하는 생명공학을 대체할 무엇이 나오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30년 뒤의 세상도 예측하기 어려운데 100년 뒤의 과학기술에 대한 예측은 아마 30퍼센트만 맞춰도 대단한 예측이라고 칭찬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의 물리학>에서 예측하는 먼 미래의 과학은 사실 예언이라기보다는 인류가 최선을 다해 자신을 발전시켰을 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자 희망사항이다.

가쿠가 상상하는 100년 뒤의 세상은 인간이 신과 같은 능력을 갖게 되는 세상이다. 컴퓨터의 발전은 인간의 생각만으로 주변의 물건을 움직일 수 있고 아바타와 같이 자신의 일을 대신해 주는 로봇이 등장할 것이며 나노 기술의 발전은 원하는 물체를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만능 복제기를 완성할 것이다. 생명공학을 통해 멸종된 동물들이 복원되고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젊음이 지금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유지된다.

사실 이런 상상은 가쿠같이 뛰어난 과학자가 아니라도 할 수 있다. 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과제에도 비슷한 상상이 많이 눈에 뜨인다. 물론 이 책의 예측은 순수한 상상이 아니고 수백 명의 전문가들에게 서 배운 지식과 자신의 전문 지식을 결합하여 추측한 것이니 그만큼 신뢰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예측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 모든 예측은 불확실성을 띄고 있고 100년이라는 미래를 보면 그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미래 예측서와 차별될 수 있는 부분은 저자의 과학적 통찰력이 느껴지는 100년이 지나도 불가능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인공지능, 생각하는 컴퓨터가 100년이 지난 뒤에는 많은 영역에서 인간의 일을 더 전문적으로 해결해 주겠지만,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인간을 대신하기 힘든 영역이 있다. 형태 인식과 상식과 같은 뇌의 고유 기능을 인공지능으로 구현하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도 힘들 것이며 인공지능의 현재까지의 발전 상황을 보면 인간과 같은 의식과 감정을 가진 컴퓨터가 등장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먼 미래에도 예술가 과학자 등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직업은 로봇이 인간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나노 기술과 생명공학의 발전이 원하는 물건은 뭐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준에 달하더라도 물리학의 기본 법칙들인 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 아무리 발달된 기술도 에너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며, 엔트로피의 증가에 해당되는 공해와 쓰레기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인류는 애니메이션 <월-E>(2008년)에 등장하는 인류처럼 쓰레기더미에 묻힌 지구를 떠나 우주를 떠돌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류는 과연 이런 장애물을 벗어나 발전할 수 있을까? 가쿠는 이전의 다른 책에서도 비슷하게 의견을 냈듯이, 바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며 우리가 그 주역이라고 말한다. 인류의 문명을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3단계로 분류했을 때 우리는 아직 행성 수준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I단계 문명에 도달하지 못했다.

가쿠는 인류가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발전한다면 100년 이내에 인간이 신과 같은 능력을 갖추고 지구가 하나의 문화권이 되는 Ⅰ단계 문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Ⅰ단계 문명에 도달한 인류는 안정기에 들어서고 어떤 것도 문명을 파괴할 수 없는 평화로운 Ⅱ단계 문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너무 낙관적인 예측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가쿠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100년 후에 화려한 Ⅰ단계 문명에 도달하는 것은 예언이 아니라 인류의 목표라는 것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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