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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사랑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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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사랑은 계속된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개봉 40주년 기념 행사

뉴욕 뒷골목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 영화의 고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의 개봉 40주년 기념 행사가 뉴욕 맨하탄 50가에 위치한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지난 6일 저녁 성대하게 열렸다.

타임 워너 케이블(Time Warner Cable)과 터너 클래식 무비(Turner Classic Movies)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현재 생존해 있는 주요 배역진들과 프로듀서들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재회하는 매우 뜻 깊은 자리였다.

예상했던 대로 라디오 시티 홀의 경비는 삼엄했고, 한 사람씩 줄을 서서 모두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했다. 9월11일 항공기 테러 참사 이후 조용하고 우울한 분위기였던 맨하탄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사람이 모인, 매우 특별한 이벤트였다.

리셉션장에는 행사 주최 측 관계자 및 영화 제작자, 보도진 등 3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행사를 축하했다. 모두 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니 놀랍다”고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환담을 나누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바람에 어깨를 부딪치며 서로 인사를 해야 할 정도였다.

리셉션장에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를 동시에 거머쥔 아니타(Anita) 역의 리타 모레노(Rita Moreno), 버나도(Bernardo) 역의 조지 카키리스(George Chakiris),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감독 로버트 와이즈(Robert Wise), 주인공 토니(Tony)역의 리처드 바이머(Richard Beymer), 마리아 역인 나탈리 우드의 노래를 더빙한 마니 닉슨(Marni Nixon) 등 당시의 배역들이 등장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약 2시간가량의 리셉션이 끝난 후, 장소를 관중이 5천석의 좌석을 가득 메운 라디오 시티 홀 본 강당으로 옮겨 기념식을 진행했다. 사회는 아니타 역의 리타 모레노.

영화 속의 육감적이고 강한 성격의 남미 여인의 모습과는 달리, 약간은 마르고 우아하게 변한 그녀는 진분홍빛의 드레스 차림으로 화사하게 무대에 등장했다. 목소리는 아직도 맑고 아름다웠으며, 생동감에 넘쳐 있었다.

리타는 40년 전을 회고하면서 뉴욕 49가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개봉했을 때 무려 68주 동안이나 매진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당시의 기쁨을 되살렸다.

원래는 이 영화의 제목이 ‘이스트 사이트 스토리’(East Side Story)로 정했었는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최종 결정됐었다는 뒷얘기를 공개했다. 또 1959년 벤허가 11개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기록한 후 가장 많은 11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고 그중 10개를 휩쓸었다.

조지 카키리스와 리타 모레노는 최우수 남녀 조연상, 제롬 로빈스는 특별 안무상, 그리고 아카데미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제롬 로빈스와 로버트 와이즈는 최고 감독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최우수 작품상도 받았다. 그 뿐 아니라, 뉴욕 필름 비평가협회에서는 최초로 뮤지컬 영화를 최우수 작품상을 수여했다.

‘투나잇’(Tonight), '마리아‘(Maria), '섬훼어’(Somewhere) 등 주옥같은 명곡의 작곡자인 레너드 번스타인, 작사자인 스티븐 손다임도 이런 성공은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리타는 아직도 그 때의 흥분을 억제하기 힘들다며 지금은 모두 70대가 된 노장의 배역진을 차례로 소개했다.

한 사람씩 소개될 때마다 관객들은 기립 박수와 환성으로 그들에게 깊은 경의와 존경의 뜻을 표했다. 무대 위에 나란히 손을 잡고 있는 거장들은 옛날의 감회에 젖어 들었고, 40년 전을 회상하며 박수를 그치지 않는 관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라디오 시티 홀의 초대형 스크린에 재현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첫 장면은 비행기로 위에서 잡은 맨하탄의 스카이라인이었다. 아무도 법석을 떨며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1976년도에 완공됐고 지난 9월11일 테러로 사라진 화면 속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 쌍둥이 빌딩을 가슴속에 그리워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초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의 감동은 또 달랐다. 조명과 안무, 의상 등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고, 영화의 섬세한 부분까지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자리에 앉아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타임 워너 케이블 뉴욕 사장인 배리 로젠블럼(Barry Rosenblum)은 본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아름다운 고전은 아무리 여러 번 보아도 가슴에 깊이 파고 든다”며 감동을 이야기했다.

또 나탈리 우드의 목소리를 더빙한 보칼리스트 마니 닉슨은 “이러 감동의 시간이 제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특히 이 영화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관객들과 자리를 함께하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진실한 것들은 별로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40 살이 된 영화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는 음악. 무용 등 종합 예술의 형태로 시사해 주고 있는 것이다.

출구 쪽에는 배역진들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많은 사람들로 한바탕 북새통이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집으로 발길을 되돌리는 관중들의 모습에서 테러 사건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위안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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