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의 두번째 금요일인 지난 7일 임영신, 김박태식씨는 바그다드 인근의 작은 도시 팔루자를 찾았다. 팔루자는 '저항의 날'이었던 11월1일 친미인사의 시장 임명에 분노, 시민들이 휴대용 로켓과 자동소총으로 무장을 하고 시청을 공격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들로부터 미군과 한국군 추가파병, 이라크인들의 저항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편집자
<사진 5. 시청>
***"이것은 테러가 아니라 지하드다"**
바그다드에서 차로 30분 정도를 달리니 팔루자가 나타났다. 농업과 상업이 혼합된 많은 사람들이 바그다드로 출퇴근을 하기도 하는 바그다드 인근의 작은 도시 팔루자, 인구 44만6천명 정도가 살고 있는 이 도시의 존재를 알게 된 것 저항의 날 이후 터져 나온 저항의 뉴스들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 10월말 발표된 한 조사에 의하면 팔루자 인구의 90%가 이 테러를 소수 게릴라들에 의한 폭동이 아니라 미군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저항이라는 조사결과였다. (10월 26일, Iraq Centre for Research and Strategic Studies 설문조사 결과 발표)
그리고 그 조사결과에 대한 증거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저항이 날이었던 11월 1일, 친미인사의 시장 임명에 분노한 시민들이 휴대용 로켓과 자동소총으로 무장을 하고 팔루자 시청을 공격한 것이다. 이유 없는 테러가 아니라 친미 시장의 공격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공격, 참으로 선명한 저항의 사건이었다.
금요일의 팔루자, 거리의 시민들에게 물었다.
<사진2>. 예배당
라마단의 두 번째 금요일, 11시 반 기도가 시작되자 거리는 텅 비기 시작했다.
다만 모스크의 예배가 끝난 후 있을 어떤 사건을 대비하듯 거리 곳곳에서 미군의 탱크와 무장한 차량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는 팔루자 사람들의 목소리를 날 것으로 듣기 위해 팔루자의 가장 큰 모스크를 찾아갔다. 그리고 기도를 마치고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을 붙들었다. 사파(가명), 1959년에 태어난 그는 엔지니어라 했다. 우리는 그 자리에 서서 그대로 묻고 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과 5분 여 후 2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에 가던 걸음을 멈추고 사파와 함께 우리의 물음들에 귀 기울이고 답하기 시작했다.
<사진1>. 인터뷰
문 : 저항과 공격들이 누구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답 :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테러가 아니라 지하드다. 일부 세력이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 사람들의 저항인 것이다. 미국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팔루자에서 태어나고 팔루자에서 자란 그저 평범한 시민일 뿐이다. 그러나 이 거리에서 누구든 붙잡고 물어보라. 미군이 침략군인지 해방군인지.
문 : 얼마나 많은 저항과 죽음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답 : 이라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는가, 미국은 우리가 아니라 프랑스에게 물어야 한다. 알제리가 독립을 얻기까지 알제리에서 1백만 명의 프랑스 군인들이 죽어야 했다. 얼마나 많은 미군이 죽어야 미군은 이라크에서 물러날 것인가? 우리는 우리의 존엄과 독립을 되찾을 때까지 이라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문 : 그러나 죽는 것은 미군만이 아니다. 훨씬 많은 이라크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답 : 물론 시민들도 죽고 있다. 그러나 독립을 얻기 위해 지불하는 값일 뿐이다. 그것이 두렵다면 우리는 결코 독립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군이 물러날 때까지 끝까지 싸우고 저항하는 것, 그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
***"한국군도 미군처럼 죽게 될 것"**
문 : 과도통치 위원회가 구성되어 있고 당신들의 대표도 참여하고 있지 않은가?
답 : 과도통치 위원회, 이라크 사람 누구도 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가 뽑은 우리의 대표가 아니라 미군에 의해 임명된 미국의 통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뿐이다. 우리와 함께 살지 않았던 이들이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우리를 대표할 수 있단 말인가.
문 : 한국군이 파병된다면 당신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답 : 유엔의 옷을 입고 오든, 미군의 옷을 입고 오든, 한국의 이름으로 오든 우리는 더 이상 어떤 군대의 침략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군, 그 어느 나라의 군대라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미군처럼 죽게 될 것이다.
문 : 이것은 당신의 생각인가 팔루자 사람들 대부분의 생각인가
답 : (그는 우리에게 답하는 대신 우리를 에워싸고 있던 수십명의 시민들에게 묻는다. 그들은 갑자기 벌떼처럼 목소리를 높인다.) "이것은 팔루자의 목소리다. 아니 이라크의 목소리다. 우리는 평범한 시민들이다. 테러리스트도 정당 사람들도 아니다."
그의 대답이, 이토록 선명히 저항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대답이 믿어지질 않아 자꾸 묻고 또 묻는 우리를 지켜보던 사파는 갑자기 그 자리에 서 있던 한 아이를 붙들더니 아이에게 물음을 던진다.
<사진6>
"너는 미군이 해방군이라고 생각하니,. 침략자라고 생각하니?"
아이는 아니 아이들은 답한다.
"침. 략. 자..."
그 아이의 눈빛 앞에서 우리는 그만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못한다.
90%의 사람들이 미군에 대한 저항과 테러를 지지한다고 답한 팔루자 사람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이 도시에서 한 명이 미군이 죽는 순간 10명이 이라크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있다는 것을. 이 죽음이 저 아이들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사진3>
이 모스크에 오기 직전 우리는, 지난 1일 친미시장을 반대하기 위한 시청 공격 때에 이라크 경찰에 의해 형제를 잃은 한 가족을 만나고 왔다. 그들은 심지어 장례식을 하던 중 또 한 명의 사촌을 그 자리에서 잃고 말았다. 그 역시 거리의 테러와 경찰의 교전 때문에 입은 무고한 피해였다. 그들은 시청 앞의 집으로 다시 돌아가지도 못한 채 가족을 잃은 그 거리에 그대로 살고 있었다. 이들은 이런 무고한 죽음에도 불구하고 싸우고 또 그렇게 죽어갈 것이다. 이 저항이 들끓어 오르기 시작하는 땅을 향해 한국정부는 지금 우리의 청년들을 군인으로 보내려 하는 것이다. 저 죽음을 작정한 시민들을 향해. 다시 한 번 한국인을 침략자로 기억하게 될 지도 모를 이라크의 아이들을 향해...
<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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