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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고발 後탄핵'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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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先고발 後탄핵'이 맞다

검찰총장 탄핵 공방 제대로 풀려면

탄핵소추 의결이라는 보도(寶刀)를 거머쥔 거야(巨野)의 검찰총장 사퇴 압박이 거세다.

그러나 검찰총장은 사퇴는커녕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오라 가라 하느냐며 5일 오전 10시로 되어있던 국회 증인출석마저 거부했고, 한나라당에서는 바로 탄핵소추를 발의해 버렸다.

과연 검찰총장은 탄핵감인가?

탄핵이란 제도상으로는 엄존하고 있으나 현실화되는 일은 드물다. 그 동안 여권이 아예 탄핵 발의나 의결 자체를 봉쇄해 왔기 때문이다. 정 여론에 밀리면 당사자를 미리 사퇴시켜버리면 그만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여소야대의 현실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여권이 탄핵의 발의나 의결을 봉쇄할 힘도 없고 검찰총장 사퇴여론도 만만찮은 것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검찰총장의 사퇴, 탄핵 논란은 이른바 3대 게이트 사건에서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사건을 은폐,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서 비롯된다. 현재 검찰수사가 부랴부랴 뒤쫓아 가면서 드러나고 있는 여러 의혹들에 비추어 볼 때 검찰총장의 사퇴요구가 단지 정치공세라고 할 수 만은 없어 보인다.

***검찰총장의 국회출석 거부 온당치 못하다**

이용호게이트에 대해서는 특별검사제가 도입되어 그 결과를 기다려 보아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일단 특검까지 가게 된 경위만으로도 검찰 측 입장은 궁색해진다. 또 뒤늦게 불거지고 있는 진승현게이트 관련 의혹 등 그 밖의 의혹들에 관해 검찰총장이 국회에 나와 충분한 해명을 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검찰 측의 옹색한 불출석 사유보다 더 설득력이 있는 듯 하다.

검찰은 수사중인 사건에 관해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하여 보고를 하면 향후 검찰의 수사 및 소추권 행사에 정치적 영향을 받게 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위상, 그리고 지난 30여년간 검찰총수가 국회에 출석한 전례가 없다는 관행을 들어 국회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야당은 급기야 검찰총장 출석방식을 바꿨다. 정부위원 출석 형식이라면 불출석에 대한 마땅한 제재 방법도 없고 지위문제에도 논란이 있다. 그래서 정부위원 출석형식이 아닌 증인 출석 방식을 택하여 검찰총장의 출석을 압박하고 있으나 검찰총장은 오불관언이다.

준사법기관으로서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존중하여 총수가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관행이 굳어졌다면 우선 그 관행은 존중해 줄 법하다. 그러나 현재의 검찰이 과연 그 관행의 보호를 받을 만큼 엄정하거나 중립적인지는 의문이다.

검찰 스스로 특별감찰본부를 구성하여 고검장, 검사장, 지청장 등 고위간부들을 사직케 하거나 기소하지 않았던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다소 억울한 매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먼저 달려가서 의혹을 하나하나 성실하게 해명하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반면 야당이 대응도 문제다. 특별검사의 수사결과 등을 통해 검찰의 조직적 은폐, 축소가 드러났음에도 검찰총장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때 가서 탄핵을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야당, 먼저 고발하고 탄핵은 추후 추진했어야**

그런 면에서 증인 출석 거부라는 하나의 사유만 든 것은 아니지만 국회출석 거부에 이어 곧바로 탄핵소추를 발의한 것은 성급했다고 아니할 수 없다.

국회에서의 탄핵소추 의결은 곧 권한정지로 이어진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서의 탄핵결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탄핵소추 의결은 심대한 권위의 손상을 넘어 사실상의 퇴진을 의미하므로 모처럼 임기 2년까지 보장해 놓은 검찰총장을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사실상 축출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찰총장이 증인 자격의 국회출석마저 거부하는 이 사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검찰 측의 불출석 사유는 충분치 못하다. 일단 출석하되 합당한 경우, 예컨대 수사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이 명백한 경우 등에 증언을 거부할 명분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출석 자체를 거부할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그러면 이 국회출석 거부가 바로 탄핵사유 즉, 검찰총장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 해당될 것인가.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불출석의 죄에 관하여는 국회가 이를 고발하여 처벌토록 하고 있다. 출석 또는 증언 거부자에게 우선은 그 정도의 비난 가능성이 있음을 상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출석 거부자가 탄핵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라고 해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고발 이상의 다른 수위의 조치, 예를 들어 탄핵 등으로 달리 취급할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법에 따라 야당이 검찰총장을 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총장이라 하여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때에도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 발의를 거야가 정략을 앞세워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답변이 가능하겠다. 검찰총장이 그 동안 국회에 나오지 않은 관행도 거여(巨與)가 정략을 앞세워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인 것이 누적되어 형성된 것이 아닌가. 악순환을 피하는 길은 중립검찰의 배수진을 치고 검찰총장이 마지막으로 국회에 출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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