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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공안검찰, 자기반성부터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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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공안검찰, 자기반성부터 하라"

<기고> 千법무 지휘권 행사에 대한 한 법학자의 시각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한 정당성 논쟁이 한창이다. 국가보안법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의 무분별한 구속수사 관행에 일침을 놓은 결단이라는 '긍정론'과 검찰 중립성 및 독립성 훼손 사례로 사법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는 '비판론'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 논쟁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규정한 검찰청법 제8조에 대한 법리 논쟁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의 법학자인 전북대 김승환 교수가 <프레시안>에 기고문을 보내왔다. 국가보안법의 존재와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 대한 검찰의 수사관행을 비판적으로 되짚은 그는 천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상황'을 강조하며 지휘권 발동 이상의 긍정적 의미를 부여했다. <편집자>

***법무장관 지휘감독 권한은 당연**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한다.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장관이 검사에 대한 일반적 지휘.감독권을 가진다는 것은 검사가 법무부 소속이고 법무부장관이 검찰사무의 최고감독자라는 점에서 당연하다.

수사는 '검찰사무' 중 가장 본질적인 것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검찰청법은 법무부장관이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놓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법무부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검사를 지휘․감독할 수 있게 한다면 사건 수사가 정치적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허용하지 않고 검찰총장이라는 완충지대를 두고 있는 것이다.

검찰청법 제8조가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규정하고 있다고 해서 법무부장관은 아무런 한계도 없이 수사지휘를 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일반적 수사지휘권은 말 그대로 수사에 대한 총괄적인 감독권의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문제는 구체적 수사지휘권이다. 여기에는 수사지휘의 상황의 문제가 발생한다. 구체적 수사지휘권은 상시적으로 발동될 수 있는 권한이라고 볼 수는 없다.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그러한 의미로 이해하는 경우 그것은 수사통제권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구체적 수사지휘권은 법무부장관이 그것을 발동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요구한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특별한 상황'이란 검찰권의 올바른 행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를 의미한다.

***국보법 위반 사범 구속수사 관행은 헌법정신 침해**

이번에 문제가 된 강정구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과연 그러한 특별한 상황 요건을 충족시켰는가? 여기에서 우리가 풀어야 할 것은 국가보안법의 존재와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 대한 검찰의 수사관행이다.

국가보안법은 유엔 '세계인권선언'이 공포되었던 1948년 12월 10일보다 아흐레 앞선 12월 1일에 제정된 법률로서 무려 57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법률이다. 국가보안법은 그 제정 이후 이승만 독재권력부터 시작하여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에 이르는 군사정부의 정권안보에 기여해 왔다는 것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국가보안법은 악법 중의 악법으로 유엔 등 국내외 인권단체들로부터 폐지 권고를 받아 왔다. "누구든지 생각한다는 것을 이유로 처형될 수 없다"는 법격언도 국가보안법 앞에서는 어린아이의 잠꼬대에 불과했다. 도대체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체제 하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가 법의 이름으로 버젓이 또아리를 틀고 앉아 수많은 민족․민주인사, 노동자와 농민들의 주리를 틀어 왔다.

국가보안법의 조타수 역할을 해 온 것이 바로 공안검찰이다. 공안검찰은 국가보안법을 그 존립의 근거로 삼았고,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했다. 공안검찰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수사에는 인권침해의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공안검찰로서는 다행스럽게도 법원은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특히 찬양.고무죄의 무분별한 적용에 제동을 건 것은 헌법재판소였다. 1990년 4월 2일 헌법재판소는 찬양.고무죄에 관하여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라는 결정을 함으로써, 찬양.고무죄 조항의 개정을 유도했다.

그리하여 현재의 찬양.고무죄 조항에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문언(文言)이 추가된 것이다. 보수법조인의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가 찬양.고무죄의 개정을 유도했다는 점은 하나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의 해석과 집행에 대한 공안검찰의 관성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의 80% 이상이 찬양.고무죄에 걸려들었다는 것만 봐도 국가보안법에 대한 공안검찰의 냉전의식을 쉽게 엿볼 수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 대해서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했던 공안검찰의 관행은 헌법의 정신과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었다.

형사소송법 제70조와 제201조는 형사피의자나나 형사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피의자나 피고인이 ①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②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③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한하여 피의자나 피고인을 구속수사하거나 구속재판할 수 있는 것이다.

헌법은 신체의 자유에 관하여 보장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제한을 예외로 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은 이러한 헌법의 정신을 따라 불구속수사, 불구속재판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천 장관 행동은 수사지휘권 이상의 중대한 의미**

6.25전쟁에 관한 강정구 교수의 발언이 국가보안법에 저촉된다면 그것은 찬양.고무죄 혐의가 될 것이다. 강 교수의 발언이 찬양.고무에 해당한다면, 강 교수는 또한 자신의 발언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고' 있었어야 한다. 또한 강 교수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발언 이후 강 교수의 일련의 언행들이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구속사유를 충족시키고 있어야 한다.

강 교수의 발언이 찬양.고무죄에 해당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최소한 강 교수의 발언과 그 후의 일련의 언행들은 형사소송법의 구속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안검찰의 태도는 구속수사의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풍기고 있었다. 이 순간에 법무부장관이 나선 것이다. 공안검찰이 국가보안법의 정당성에 대한 헌법적 고민은 게을리 한 채 과거의 타성에 젖어 강 교수를 구속수사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법무부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법무부장관이 검찰청법에 규정되어 있는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는 것을 훨씬 뛰어넘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검찰사무의 최고감독자로서의 법무부장관이 수십 년의 역사를 거쳐 오면서 정치권력의 정권안보에 복무해 온 공안검찰에 대한 자기반성을 촉구하는 의미를 갖는다. 진보당 조봉암 사건, 인혁당 사건 등 사법부의 과거사 반성 목록에 들어가 있는 인권침해 사례에 검찰이 직접 연루되지 않은 사건은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사에 대한 회개의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데 열중하고 있는 공안검찰을 국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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