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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화 수입사들 조금씩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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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화 수입사들 조금씩 기지개

[이슈 인 시네마] 홍콩필름마켓에 한국 바이어들 대거 몰려

칸필름마켓이나 밀라노필름마켓, 아메리칸필름마켓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필름마켓에서 한국의 바이어들은 지난 10년간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다. 각 국가간 영화문화의 교류는 어쩌면 이들의 손을 거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랫동안 국제 영화시장에서 경력을 쌓아 온 영화사 스폰지 대표 조성규 씨의 글을 싣는다. 그는 최근 홍콩필름마켓을 다녀왔다. 이번 홍콩필름마켓에는 유례없이 한국 바이어들이 많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의 위세에 눌려 그동안 외화 수입이 크게 위축돼 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우리 시장의 조그만 변화로 감지된다. 영화사 스폰지는 <메종 드 히미코><브로큰 플라워><돈 컴 노킹><타임 투 리브><콘스탄틴 가드너> 등 주로 예술영화만을 수입하고 있는 영화사다.
영화마켓은 항상 즐겁다. 아니 즐겁다고 생각하고 일한 지 10년이 다 돼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장시간의 비행과 시차적응, 그리고 날이 갈수록 영악해지는 바이어들과의 머리 싸움은 그런 즐거움을 조금씩 감퇴시킨다. 지난주에 홍콩에서 열렸던 홍콩필름마켓은 그런 면에서 매우 특별한 마켓이었다. 홍콩 마켓에서는 - 나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 참가하는 바이어(buyer)들과 셀러(seller)들 중 많은 수가 재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 싸고 맛있는 음식과 환상적인 쇼핑환경은 자연스럽게 일보다는 놀이로 방향을 틀어놓기 때문이다.
홍콩필름 마켓은 사실상 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이 아니어서 나는 몇 번을 홍콩마켓에 참가하면서도 단 한번도 그곳에서 영화를 구매한 적이 없다. 이건 일반적으로 많게는 10편 이상의 영화를 한 번의 마켓에서 구매하기도 하는 나에겐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다른 바이어들도, 물론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홍콩마켓에서 새로운 좋은 물건, 영화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마켓이 매력적인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영화를 팔고 사는 일은 일반적인 물건을 팔고 사는 것과 크게 다르다. 정가가 없는 물건을 경쟁을 통해 사야 하고 또 어떤 시점에 어떤 상황에서 사느냐에 따라 똑같은 물건이라도 가격이 완전히 판이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가격뿐 아니라 회사 간의 신뢰관계, 즉 일반적으로 말하는 크레딧이다. 영화시장에서 크레딧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회사간에 적용되는 크레딧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진다. 그리고 크레딧은 단순히 두 회사가 한두 편의 영화를 사고 팔았다고 해서 형성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거래가 MG(Minimum Guarantee)로 이루어지는 영화는 사후 리포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확한 극장관객수와 기타판권의 판매 현황에 대한 리포트는 강력한 크레딧을 만들기 위한 기본이다. 결국 영화 거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회사보다 사람을 더 중시하는 관행은 전 세계 영화시장의 공통어다. 그냥 미팅 장소에 와서 가격 흥정하고 계약하고 각자 뒤돌아 가버리는 관계보다는 그래도 같이 식사를 하고 술 한잔을 곁들이는 관계가 훨씬 이상적이다. 영화시장의 속성상 마켓은 바이어와 셀러의 나라보다는 제3의 나라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곳에서 만나는 이방인들 간의 만남은 훨씬 더 긴밀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홍콩마켓은 바이어와 셀러의 인간적인 크레딧을 형성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다. 모두들 판매와 구매에 큰 부담이 없이 오는 거의 유일한 마켓이기 때문이다. 지난 2-3년간 국내 영화시장은 한국영화와 메이저 외국영화로 양분되어 왔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 시장은 전체 시장점유율의 4~5% 정도로 거의 없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에 따라 많은 소규모의 외화수입사들의 영화마켓 참가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올해 홍콩마켓에는 잊혀졌던 많은 얼굴들이 재등장했고 그것이 다시 틈새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개인적으론 치열한 경쟁이 또 다른 의욕의 원동력이 되기에 즐겁다. 하지만 더 이상 마켓에서 사라진 한국의 누구누구를 찾는다는 얘기를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것도 솔직한 마음이다. 흔히들 한국 바이어들끼리 지나친 경쟁을 하다가 가격만 잔뜩 오르게 해놓고는 나중에는 비싼 수입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업계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홍콩마켓에 참여한 많은 한국회사 가운데 누가 이름값이 큰 영화를 구매했다는 얘기는 그리 놀랄만 하거나 좋아할 얘기가 아니다. 그보다는 한국 영화사들의 크레딧을 더 커졌다는 얘기가 중요하다. 그것이야말로 국제 거래에서 우리에게 더 소중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점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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