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실제로는 한국의 승리였다. 한국은 19일(한국시간) 라이프치히 첸트랄 슈타디온에서 펼쳐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1-1의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4점을 획득하며 G조 1위 자리를 지켰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략은 적중했다. 스위스와 무승부를 기록해 독이 올라 있는 프랑스의 활화산 같은 공격을 예상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반에 수비 위주의 경기운영을 했다. 노장 선수들이 다수 포진된 프랑스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 막판을 기다리면서.
0-1로 뒤지던 한국은 후반 36분 기어코 동점골을 뽑아냈다. 설기현의 오른쪽 크로스는 '타켓맨' 조재진의 머리에 정확하게 연결됐고, 이 공을 문전에서 기다리고 있던 박지성이 오른발로 살짝 밀어 넣었다. 공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박지성은 설기현과 함께 기쁨을 나눴고, 라이프치히 첸트랄 슈타디온은 '대한민국' 함성으로 가득했다.
'실리'를 추구했던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뒤 밝은 표정이었지만 '고집'을 부렸던 프랑스의 도메네크 감독의 얼굴은 어두웠다. 도메네크 감독은 프랑스의 정신적 지주 지단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이날도 원톱을 썼다. 앙리가 고립되는 것을 막기 위한 투톱 전형을 기대했던 프랑스 기자들도 도메네크의 결정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앙리가 전반전에 첫 골을 넣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프랑스의 원톱 체제는 한국 수비수들의 투혼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예상대로 지공을 즐기는 지단과 속공을 애타게 기다린 앙리 간의 호흡은 맞을 리가 없었다. 도메네크 감독은 경기 종료 직전 지단을 빼고 앙리의 최전방 파트너 트레제게를 기용했지만 이미 시간은 프랑스의 편이 아니었다.
전반은 완벽하게 프랑스가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초반부터 마케렐레, 비에이라를 축으로 강한 중원 압박을 감행한 프랑스는 전반 9분 선제골을 넣었다. 프랑스가 월드컵 본선 4경기 연속 무실점의 불명예를 날려 버리는 순간이었다.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실뱅 윌토르가 때린 슛이 김남일에 맞고 흘렀다. 하지만 그 공은 야속하게도 독기 품은 골잡이 티에리 앙리의 발끝으로 연결됐고,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 뒤 한국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들이 프랑스의 '협력수비'에 막혀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해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불안한 경기를 운영하던 한국은 전반 31분 실점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왼쪽에서 연결된 프랑스의 코너킥은 193cm의 장신 파트리크 비에이라의 머리에 맞았다. 비에이라의 헤딩 슛을 이운재 골키퍼가 넘어지면서 막아냈다. 이운재 골키퍼가 공을 막아 낸 지점이 이미 골 라인을 넘어 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주심은 이 상황을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전반에 반드시 승부를 내야 했던 프랑스로서는 비에이라의 헤딩슛은 두고두고 아쉬운 상황으로 남게 됐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