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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새로운 10년'을 기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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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새로운 10년'을 기약하다

[FILM FESTIVAL] 12일 저녁 해운대 수영만에서 개막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회사원 손재훈 씨(26)는 하루밤을 꼬박 차가운 땅바닥에서 지냈다. 장소는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는 곳이다. "개막식 입장은 선착순이거든요." 피곤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개막식까지는 아직도 10시간여가 남은 상태. 손 씨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개막식은 봐야죠. 개막작도 봐야 합니다." 경성대 사회복지과 4학년생인 윤선녀 씨(23)도 영화제 개막식을 보겠다는 의지을 불태우고 있다. 그녀의 현재 위치는 맨 앞줄. "내가 제일착으로 들어가게 될 거에요." 12일 아침 나절부터 이미 꽤 길게 만들어진 줄 중간쯤에는 일본에서 온 속칭 '아줌마 부대'도 눈에 띈다. 도쿄에서 왔다는 오다기리 미에 씨는 부산영화제를 위해 5박6일 일정으로 여행 티켓을 끊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 온 다섯 명의 친구들은 그녀가 열렬한 조인성 팬이라며 '영화제보다는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해 온 것'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이 모든 것이 제11회 부산영화제 개막식이 열리기 전의 풍경이다.
12일 아침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벌써부터 개막식 준비가 한창이다. ⓒ프레시안무비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작 <가을로>의 상영과 함께 12일 저녁 7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 영화제는 새로운 10년의 도약대를 마련하는 해인 만큼 그 어느 해보다 내실 있고 의미 있는 영화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호 집행위원장 ⓒ프레시안무비
1회부터 이 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수장 중의 수장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올해의 부산영화제는 확실히 다를 것이고 또 달라져야 한다. 이제 부산영화제는 미학적이거나 상징적인 차원을 넘어 산업적인 면에서 또 경제적인 면에서도 동북아 영화시장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는 개막식 전날인 11일 오후 남포동에서 지난해 제작한 핸드프린팅 공개식을 시작으로 사실상 영화제를 가동시켰다. 이날 밤 9시에는 행사 기간 내내 영화제의 본부로 활용될 '파빌리온 점등식'을 해운대에서 갖기도 했다. 점등식에는 김동호 집행위원장과 일본배우 오모리 가오리(<게이샤의 추억>), 설계자인 안웅희 해양대 건축공학과 교수, 배덕광 해운대 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역대 최다의 게스트들을 자랑한다. 개막 당일만 해도 영화배우 김태희, 정우성, 이병헌, 수애, 영화감독 임권택, 김지운 등 200명 가까운 국내 영화인들이 부산을 찾았다. 이에 따라 해운대 일대 호텔은 초만원 사례를 빚고 있다. 해운대에 새로 개장한 S호텔의 경우 400개의 룸이 이날 당일 모두 예약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해외 게스트들로는 항가리의 세계적 거장감독 이스트반 자보와 프랑스의 브루노 뒤몽, 홍콩 유명배우 유덕화와 다니엘 유, 이란 감독 아볼타지 잘릴리, 칸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크리스챤 존 등이 꼽힌다.
부산필름마켓, 파빌리온 등 올해 첫 개장 이를 위해 부산영화제가 올해부터 시작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는 바로 국제필름마켓이다. 지금까지 부산영화제는 프리마켓(pre-market)에 해당하는 PPP(부산프로모션플랜) 외에는 별도의 마켓 없이 순수한 비경쟁 영화제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설치된 마켓 부스를 통해 많은 나라의 필름 구매자들이 영화제를 찾음으로써 부산이 실질적인 동북아 영화산업의 전진기지로 거듭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시와 영화제 집행위원회 측은 부산필름마켓으로 인해 아시아 영화들을 사거나 팔기 위해서는 부산을 가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화제가 가져오는 경제적 부가가치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 부산필름마켓은 해운대 그랜드호텔 내에 마련되며 약 90개의 국내외 부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활기를 띄고 있는 부산영화제 현장 ⓒ프레시안무비
또 올해부터 부산영화제가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대목은 바로 실질적인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 부산영화제는 개막을 앞두고 해운대에 대규모의 파빌리온을 건축, 영화제의 모든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파빌리온은 궁극적으로 영화제의 중심이 되는 것으로 현재 센텀시티에 건축중인 전용관이 완성될 때까지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본래 영화제 전용관에서는 메인 상영관이 중심이 되지만 이번 파빌리온은 임시 건축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영관만큼은 포함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 파빌리온은 ▲PIFF 센터와 ▲컨퍼런스룸 ▲게스트 라운지 ▲네이버 PIFF 관객카페 ▲야외무대 ▲홍보부스 ▲인디/다큐라운지 ▲티켓팅 부스 등 영화제의 거의 전 시설이 들어 있어 행사운영이 예년과 달리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됐다.
부산영화제의 상징인 해운대 PIFF 파빌리온 건물. 영화제 시작 하루 전인 11일 영화제의 불을 밝혔다. ⓒ프레시안무비
PIFF 파빌리온은 컨테이너 구조물과 우드데크, 천막 등을 활용해 이국적이면서도 영화제만의 축제적인 성격을 잘 구현해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구조물은 일회용이 아닌 재활용이 가능한 구조물로 앞으로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활용될 예정. PIFF 파빌리온 공사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강성호 영상센터팀장은 "PIFF 센터, 홍보부스, 야외무대 등이 한 곳에 모여 있어 부산 시민들을 비롯한 관객들과 게스트들이 여러 곳에 흩어진 행사장을 찾아야 했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말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 전경 ⓒ프레시안무비
올해 부산영화제는 상영편수를 지난해보다 60편 정도가 줄어든 254편으로 운영함으로써 보다 내실있는 프로그래밍에 치중했으며 동시에 국내외 게스트들을 역대 최다로 끌어 모으는 등 영화제의 외형을 키우는 데에도 주력한 모습이다. 올 부산국제영화제는 20일까지 해운대 일대에서 계속된다. 사진: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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