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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전화 1통에 1억? '황당한' 이주노동자 사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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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전화 1통에 1억? '황당한' 이주노동자 사후관리

<기고> "중기중앙회의 사후관리기관 선정 반대한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침해와 송출비리 등 문제점을 낳았던 산업연수생 제도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2004년 8월 고용허가제를 도입했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력의 도입과 사후관리 업무를 정부 공공기관이 맡음으로써 송출비리 등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07년 1월부터 이주노동자 정책을 고용허가제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간 고용허가제 도입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이주노동자 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11일부터 서울 서대문 선교교육원 건물에서 20일 가까이 농성을 하고 있다. 이 제도가 완전 도입을 앞두고 왜곡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이주노동자인권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이익단체의 고용허가제 개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가 이 농성의 이유를 설명하는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현 중소기업중앙회, 중기중앙회)이 지난 1994년부터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연수제의 사후관리를 명목으로 연수업체로부터 받은 돈은 600억 원에 달한다. 중기중앙회는 이 외에도 연수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계약이행보증금 귀속분(연수생이 1인당 300달러의 계약이행보증금을 중기협에 예치하고 본인이 사업장을 이탈한 경우 이 돈은 중기협에 귀속되게 한 것. 2002년 폐지)과 예금이자 등으로 연간 수백억 원 대의 수익을 취해 왔다. 따라서 지난 12년간 중기협이 산업연수제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약 113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연수생 이탈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연수생 본인들로부터 강제로 걷은 강제적립금도 여전히 중기협의 관리 책임이 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99년 국정감사에서 6642명으로부터 걷은 강제적립금 38억 원을 연수생들에게 돌려주라고 지적받았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1100억 원이 넘는 이 돈을 어디다 썼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12년 동안 돈을 걷는 데는 철저했던 반면 지출내역은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이런 기관이 외국인력정책의 일원화 차원에서 2007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고용허가제에서도 사후관리를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간 기를 쓰고 고용허가제를 반대해 온 중기중앙회는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이 없어지자 이번엔 고용허가제 사후관리기관 선정이라는 방법으로 통해 자신들이 누려 왔던 이권을 계속해서 보장받으려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가 사후관리기관이 되는 것이 무슨 문제인가?

그간 산업연수생제에서 중기협(중기중앙회), 대한건설협회,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 연수추천기관의 비리와 인권침해 등의 문제는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여전히 이주노동자들이 거액의 돈을 주고 한국에 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송출 비리는 이주노동자들의 작업장 이탈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했다.

따라서 정부는 이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주노동자 정책을 오는 2007년 1월부터 고용허가제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고용허가제에선 송출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송출인력 명단을 내면, 인력도입을 원하는 기업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해 외국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정부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근로계약 체결, 입국대행, 취업교육, 분쟁조정 등 이주노동자들의 사후관리를 중기협 등 기존 연수추천기관에 맡기려 한다는 것.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연수추천단체의 개입은 고용허가제를 '제2의 산업연수제'로 만드는 것"이라며 "연수추천단체의 고용허가제 업무대행기관 지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2005년 상담건수는 56건에 불과

중기중앙회는 자신들이 사후관리기관으로 선정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그간의 '노하우'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노하우'가 쌓일 만큼 일해 오지 않았다는 게 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2005년도 '연수애로상담일지'에 따르면, 중기중앙회가 1년간 직접 진행한 전화 상담은 56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406건의 전화는 다른 송출기관 직원이 상담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기중앙회는 지난해 사후관리비 명목으로 58억 원을 받았다. 전화상담 1건에 1억 원이 넘는 돈을 받은 셈이다. 게다가 전화 상담내용 중에는 임금체불을 유도하거나 2000년에 폐지된 강제적금에 대해 안내하는 경우도 발견됐다.

중기중앙회는 또 열린우리당 조정식 의원실이 이번 국감에서 연수생에 대한 사후관리비의 지출내역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자료 제출 요구 2개월이 지나도록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 이유를 묻자 "민감한 시기라서 제출하기 어렵다"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했다.

이같은 중기중앙회의 태도는 관리비 사용의 투명성에 대한 의혹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또 이들 기관의 고용허가제 사후관리기관 편입 시도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반대가 정당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중기중앙회를 고용허가제 시후관리기관으로 편입시키는 것은 결국 '현대판 노예제도'라고 비판받아 온 산업연수생 제도의 온갖 문제점을 해소하고 외국인력정책의 공익성 확보를 취지로 도입된 고용허가제를 후퇴시키는 것일 뿐이다.

"이주노동자, 민간 대행업체에 맡기지 말고 정부가 직접 관리해야"

이같은 문제는 지난 25일 중기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권선택 의원(무소속)은 "중기중앙회가 겉으론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를 명분으로 고용허가제 보완과 대행사업 참여를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산업연수생제도 대행업무로 얻은 막대한 부당이익을 계속 얻어내기 위해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쇼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지난 10년간 산업연수생 제도를 대행하며 송출비리 및 뇌물수수 등의 오점을 남긴 중기중앙회에 또다시 대행사업을 위탁할 게 아니라 현재 고용허가제 업무를 맡고 있는 산업인력공단의 조직을 확대해서라도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따라서 정부는 현실을 인정하고, '사후관리 노하우'나 '경쟁을 통한 서비스의 질 향상'이라는 빈껍데기뿐인 말을 앞세워 중기중앙회 등을 사후관리기관으로 지정하려는 시도를 중지해야 한다. 또 정부 스스로가 고용허가제 도입 당시 내세웠던 '공공적 투명성' 담보라는 원칙으로 지키고 외국인력정책의 수립과 시행에 있어서 합리성과 상식을 회복해야 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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