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정수장 개발은 당연
서울시에서 노후한 상수도관 교체와 배수지를 꾸준하게 확충한 결과 2000년에 25%에 이르던 상수도 누수율이 2006년에는 4분의 1 정도인 7%로 개선됐다. 1999년에는 하루 730만 톤의 정수량이 필요했지만 2006년에는 540만 톤 정도로 190만 톤이나 떨어지게 됐다. 그러다 보니 서울시에 세워졌던 10개의 정수장 중 이미 절반 정도의 정수장이 폐쇄돼 공원, 학교 등 해당지역의 필요시설로 재활용되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왔다.
구의정수장은 1938년 일제강점기에 건립됐고 부지만 해도 6만4000여 평에 이른다. 건립 당시는 서울의 외곽이었겠지만 7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주거지역 한복판이다. 그런데도 '보호시설'이다 보니 족히 4m가 넘는 벽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인접한 지역민 간에 생활권이 이질화된 것은 물론이고 지역개발에 한계로도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의 개발정책, 일관성 있나?
2005년 2월 서울시(이명박 시장)는 '서울시 수돗물 고급화' 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까지 구의정수장시설과 기능을 강북정수장(남양주시)으로 이전 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광진구민의 입장에선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후 동대문 일대 개발과 맞물려 동대문야구장 철거가 추진되면서 대체 야구장을 건립할 유력 후보지로 구의정수장 부지가 떠올라 현재의 상황에 이르렀다.
그동안 구의정수장과 관련한 서울시의 개발 계획 변경을 요약하면, 1) 2010년까지 구의정수장을 강북정수장으로 이전 2) 동대문야구장 철거, 2009년까지 구의정수장 부지 내 2만3000평에 서울시 예산 317억5000만 원을 투입해 2만 석 규모의 대체(정규)야구장 건립 3) 구의정수장 이전 백지화, 2007년11월까지 서울시 예산 83억 원을 투입해 폐쇄침전지 1만3000평에 간이야구장을, 1만 평에 잔디마당을 각각 건립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서울시는 이 계획 또한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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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청은 무얼 했나?
서울시의 이런 졸속행정에 지역개발의 주체인 광진구청(구청장 정송학)의 대처는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대체야구장 건립이 추진되던 2006년 9월 광진구청은 구의정수장 6만4000평 전체 부지를 활용해 최첨단 돔 야구장 및 스포츠 컴플렉스(스포츠와 문화시설 집적단지)를 설치하거나 아니면 대체야구장과 4만여 평의 잔여부지에 첨단 R&D 연구 단지를 조성하자는 두 가지 안을 서울시에 제안했지만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격이다.
기술이 발달하였다고 하나 주거시설 한복판에 소음이 동반된 30층 높이의 돔 야구장을 짓겠다는 생각이나 수만 명이 운집하는 대중체육시설 옆에 집중이 필요한 연구 단지를 만들겠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필자는 백번 양보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재 광진구청은 구의정수장 이전 백지화와 간의야구장 건립을 서울시와 합의한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광진구는 구의정수장부지 개발과 관련해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이 서울시의 일방적 행정에 끌려만 다닌 꼴이다.
주민의견 무시한 독선행정
구의정수장 주변은 교육, 복지, 문화시설이 열악한 지역으로 구의정수장 이전 시 그 부지는 지역의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귀중한 요충지로 여겨져 왔다.
서울시는 아마야구장 건립을 언론에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야구장 부지로서의 적정성 검토나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최소한의 조사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특히 지역 주민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했다. 참으로 지방자치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독선적인 행정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서울시 주관부서인 균형발전추진본부에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서울시장과 구청장의 현장답사, 서울시의 광진구청장 방문 설명, 시의원 간담회, 업무협조문 등 협의 현황을 보여주며 절차를 충분히 밟았다는 답을 들었다. 그 흔한 객관적인 여론조사도 없었으며, 주민 간담회나 공청회 한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합리적인 마스터플랜 만들고 주민동의 받아야
83억의 시민 세금으로 지어지는 아마야구장은 그것이 아무리 간이야구장이라 하더라도 최소 수십 년 동안 유지될 것이며, 건립 후 다른 용도로 변경하기는 더욱 어렵다. 공공목적의 개발가치가 높은 구의정수장 부지는 광진구의 미래를 내다보며 지역 특성을 살려서 개발돼야 한다.
주민들의 의견이 수렴된 종합적인 개발계획 없이 정책책임자가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계획을 변경하거나 당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 주고받는 식으로 난개발 하는 것은 해당지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는 처사임을 서울시는 명심해야 한다.
서울시청과 광진구청은 지금이라도 지방자치의 원리에 충실한 절차를 밟아서 미래를 내다보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지역주민과 함께 이 문제를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며, 필요하다면 적극적 행동도 마다하지 않을 계획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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