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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민주당,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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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거꾸로 가는 민주당, 미래는 없다

<기고> "지금이 당 해체, 새로운 정당 건설의 적기"

대선 직후 7개월여 동안 전개되어온 민주당의 신당 논란만큼 복잡미묘한 것은 없어 보인다. 이른바 신주류 강경파의 민주당 발전적 해체를 통한 개혁신당 주장에서부터 촉발된 신당논의는 이후 통합신당론, 리모델링론, 국민참여형신당론, 통합민주당론 등 다양한 이론들이 제각각 논리적 근거를 내세우며 제기돼 왔다.

그러나 대단히 아이러니컬한 것은 초기 '정치ㆍ정당개혁을 위한 개혁신당'을 주장하던 목소리가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고 지금은 민주당 중심의 통합신당(기실 본질은 신장개업형 리모델링임)으로의 대타협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ㆍ정당개혁'은 오간데 없고 때 아닌 '아이 러브 민주당' 경쟁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 때문인지 신당 추진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신주류 강경파들이 오히려 '당의 분란을 촉발시킨 책임론'에 직면해 있으며, 구주류 및 중도파 일부의원은 이들 강경파에 대해 '책임 있는 반성'을 반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당논의 표류는 구주류의 기득권 집착이 일차적 원인**

새로운 정치를 위한 정치ㆍ정당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신당 논의 초기 시점인 지난 4월20일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62.7%의 국민이 새로운 정책정당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당시 민주당 신주류의 신당 주장에 대한 공감도 역시 57.1%라는 높은 지지를 얻었다.

물론 정책정당의 필요성이 지속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은 것에 반해 민주당의 신당 주장에 대한 공감도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앞서 말했듯이 지금 민주당 신당 논의에서 개혁신당, 정치개혁 등과 관련된 말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민주당 신당 논의가 표류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과연 현재의 민주당내 흐름처럼 신주류 강경파들에게 그 책임이 돌아가는 것일까?

한국사회여론연구소(http://www.ksoi.org)의 지난 11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신당 논의가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39.7%의 국민들이 '구주류의 기득권 집착'을 꼽았다. 다음으로 노대통령의 수수방관(19.6%), 중도파의 불분명한 태도(14.3%), 신주류의 추진력 부족(14.0%) 순으로 응답했다.

민주당내 평가와 달리 국민들이 혼란의 책임을 구주류에 두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구주류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는 '호남민심'만 놓고 보더라도 32.9%가 역시 '구주류의 기득권 집착'에 그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민주당 지지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44.7%가 같은 대답을 하고 있다.

***기득권 집착 바이러스, 민주당 전체로 확산**

그렇다면 국민여론과 상반되는 민주당내 흐름은 어떤 이유일까. 다시 한번 '호남민심'을 들여다 보자.

평소, 민주당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8.5%의 국민이 '호남에 기반한 지역정당' 이라고 응답했고, 36.6%의 국민은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정책정당' 이라고 응답했다(한국사회여론연구소, 8월11일 조사 결과). 국민들은 현재의 민주당에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은 50%가 넘는 국민들이 호남기반 지역정당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호남지역만 놓고 보면 결과는 달라진다. 53.7% : 30.8%로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정책정당이라는 응답이 높다. 원적지를 보더라도 전라권 국민들은 52.2% : 34.7%로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민주당 지지자들 역시 59.7% : 34.0% 로 긍정적인 평가가 더 높은 상황이다.

구주류가 신주단주 모시듯 하는 '호남민심'은 분명한 실체가 있으며, 비록 구주류를 비판적으로 보고는 있지만 민주당에 대해서는 커다란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회의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내년 총선에서의 당선, 즉 정치적 생존일 수밖에 없다. 특히 현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대다수가 지역을 막론하고 호남 유권자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당장 내년 총선에서 자신들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정서를 거부하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정치ㆍ정당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보다 총선에서의 승리, 정치적 생존이라는 기득권 집착이 현재 민주당내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주의 기반 구태정치는 호남 유권자들도 반대**

박정희 집권 이후 지속적인 차별을 받아 온 호남민들의 소외의식은 남다른 면이 있다. 이러한 소외의식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로 이어졌으며, 민주당에 대한 애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호남민들의 소외의식은 또한 높은 정치의식을 낳았다.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시 광주에서의 노무현 후보 지지가 대세를 가름했었던 점이나 민주당과 그 전신인 국민회의가 개혁적인 정책을 펼 수 있었던 것도 호남민들의 개혁성향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즉, 아무리 호남 민심이 민주당을 사랑한다고 해도 민주당이 개혁을 포기하고 구태정치를 반복할 경우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앞서 인용한 조사에서 민주당내 호감가는 세력에 대한 질문에 전체 국민 중 31.9%가 '천정배 정동영 신기남 등 신주류'를 꼽고 다음으로 '김근태 추미애 조순형 등 중도파' 23.6%, '박상천 정균환 한화갑 등 구주류' 13.2% 순을 보였다.

이에 비해 호남지역은 47.6%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신주류에 대한 호감을 나타낸 것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 DJ 이후 새로운 리더십의 창출을 이들 신주류 개혁세력에서 찾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들 신주류의 정치ㆍ정당개혁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호남민심을 악용하면서 기득권에 집착할 경우 호남민심은 과감히 등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에 대한 전 국민적 평가가 지역주의 기반 구태정치로 쏠릴 경우 정치의식 높은 호남민들이 누구보다 먼저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는 점을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권노갑 전 고문 수사, '민주당=구태정치의 본류' 형성 계기로 작용**

지난 11일 저녁, 권노갑 전 고문의 자택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체포'는 그야말로 '긴급' 이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권고문 '긴급체포'로 지금 민주당은 완전 개점휴업상태다. 당 개혁안 논란에서부터 신당 관련 논란에 이르기까지 갈래갈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민주당이 고요한 적막에 사로잡혀 있는 셈이다.

권고문 수사는 초기부터 비자금 조성과 그 자금이 총선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적막에 싸인 민주당을 어둠으로 내몰고 있다. 특히 총선자금의 성격상 신ㆍ구주류를 망라한 거의 모든 의원들이 혜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동안 쌓아올린 개혁적 이미지가 한순간 무너져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치ㆍ정당개혁의 의미가 실종된 민주당 중심의 통합신당(내용상 리모델링)이 타협, 통과될 경우 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들에게 개혁적인 정당으로 인식되기 힘들 것이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비록 호남(출신) 유권자 일부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 유권자와 개혁적인 호남(출신) 유권자들은 결국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즉, 호남민심의 양축인 민주당에 대한 사랑과 개혁성을 동시에 보지 못하고, 일면만 보고 전부라고 착각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의 민주당 참패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

***민주당 해체하고 범민주개혁세력 중심의 '새로운 정당' 건설을 준비해야**

이제 민주당은 더 이상 도덕성과 개혁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결단해야 한다. 한국 정당정치의 대개조를 위해 지금까지 낡은 정치의 수혜자였음을 과감히 고해성사하고, 민주당을 해체하고 민주당의 개혁정신을 이어가면서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새로운 선진정당 건설에 나서야 한다.

지금처럼 기득권에 연연하면서 정치・정당개혁에 머뭇거린다면 신ㆍ구주류 모두 공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정당 건설과정에서는 또한 당내 주도권 다툼 성격의 신ㆍ구주류라는 과거적인 잣대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따지고 보면 모두 돈, 공천권, 지역주의에 기반한 낡은정치의 수혜자이며, 지금도 기득권에 연연하는 모습을 볼 때 50보 1백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미래지향적인 판단기준 ▲상향식 공천제 등 국민참여형 정당 ▲부패로부터 자유로운 투명한 정당 ▲지역으로부터 자유로운 국민통합정당 등과 같은 대원칙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인, 세력의 참여를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 이러한 선진정당에의 참여를 기준으로 미래 정치세력과 과거 정치 세력으로 구분하고, 내년 총선에서 국민적인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여론과 거꾸로 가는 민주당의 미래에는 국민도 없고 희망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민주당 해체, 새로운 정당 건설의 적기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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