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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개그맨이었다고요?

[人 스테이지] 뮤지컬 배우 정성화를 만나다

2004년 본격적으로 뮤지컬에 뛰어들어 이제 겨우 5년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뮤지컬 배우 정성화의 위치는 이미 확고하다. 듣기 좋은 낮은 목소리에 차분하게 대답하는 그는 망설임이 없다. 벌써 연륜이 느껴진다.

▲ ⓒ newstage

명성은 지나간 것, 앞을 바라보는 이 남자

2008년 뮤지컬 배우 정성화는 그 누구보다 바빴다. 올해에만 4편의 뮤지컬 '라디오 스타', '굿바이걸', '맨 오브 라만차', '형제는 용감했다'에 출연했다. 더 놀라운 것은 네 편 모두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비평가와 관객에게서 호평을 받았다. 개그맨으로 시작해 탤런트를 거쳐 뮤지컬 배우로 이런 평가를 받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감히 상상도 가지 않는다. 이정도 노력에 재능이라면 으쓱해질 만도한데 '명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뮤지컬 배우'라는 그의 평을 전하자 정색을 한다. "명성에 집착한다는 것은 굉장히 과거 지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발전을 하려면 미래 지향적인 인간이 되어야 하지요. 지난 공연의 결과에 얽매여 있기보다 오늘의 공연을 생각하며 발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매 연습 최선을 다하고 그날의 공연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 합니다. 그렇게 하니 좋은 결과는 따라와 주더군요." 그가 어떤 마음으로 연습을 하고 공연을 하는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대답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생각하고 치열하게 연습하는 그는 과연 어떤 휴식을 취할까? "저는 정말 게으르게 쉽니다.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지요"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형제는 용감했다' 속의 정성화

▲ ⓒ newstage
이렇게 쉬는 것을 좋아하는 그지만 지금은 한시도 쉬지 않고 연습과 공연을 반복하며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의 석봉으로 열연하고 있다. 정성화는 이 작품에 조금 늦게 합류했다. 이미 곡과 이미지가 완성된 작품에 합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그러나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 주셔서 맞추기 보다는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데 주력할 수 있었습니다. 다들 지난 작품을 잇기 보다는 아예 새로운 작품으로 새롭게 가자고 해 주었거든요." 실제로 이번 공연에는 아리아가 새로 추가되는 등 기존과는 다른 부분이 눈에 띄었다. 정성화의 투입과 동시에 새로 들어간 아리아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 같다. "아리아가 새로이 들어간다고 했을 때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과연 이 곡이 전체 흐름을 깨지는 않을지, 캐릭터의 감정과 스토리에 어울리는지. 그러나 직접해보니 어색함도 없었고 관객 분들의 반응도 좋아 안심했습니다."

상대배우인 박정환과 자신의 석봉에 대한 차이를 묻자 "형님의 석봉이는 어디까지나 동생에게 당당한 형이죠.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형은 형이다'라는 느낌인데 반해 저는 큰 소리 쳐도 어딘가 유약해 보이는 못난 형을 연기 했습니다. 서로 전혀 다른 석봉이를 관객이 감상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출과 저 자신, 모두의 의도였으니까요." 이야기 내내 스텝과 작품에 대한 신뢰를 내 비추는 정성화에게 이번 작품을 연출하는 장유정은 어떤 사람일까? "여성 연출이라는 부분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섬세함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요? 꼼꼼함과 아이디어, 리더십까지 두루 갖추고 있지요."

무대 밖에서

인터뷰 내내 진지함뿐인 것 같아 짖궂은 질문을 던져봤다. 당황할 모습을 기대하며 그의 이상형과 현재의 연인에 대해 물었는데 당황은커녕 더욱 진지해 져서는 "이상형은 지금 사귀고 있습니다. 오래 만났고 예쁘고 좋은 친구입니다"란다. 정말이지 연애도 삶도 이렇게 진지한 사람이 어떻게 예전에 개그맨을 했나 싶다.

이런 진지한 남자 정성화가 추천하는 작품은 의외로 아기자기하고 예쁜 이야기 '스핏 파이어 그릴'이었다. 그는 이 작품이 대외적인 어느 뮤지컬 어워드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라며 흥행의 부진에 대해서 안타까워했다.

한국적 '쇼'의 신명과 뜨거운 감정을 전하고 싶다

▲ ⓒNewstage
조금 표정이 풀렸나 싶더니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 '형제는 용감했다'의 매력에 대해 묻자 표정뿐 아니라 자세까지 힘이 들어간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적인 쇼 뮤지컬이라는 점입니다. 드라마적인 요소의 이해를 돕기 위한 '쇼'라는 장치를 한국적이면서도 역동적이고 효과적으로 잘 사용한 작품이죠. 어느 작품에서 그렇게 특별한 장치도 하나 없이 유림들이 강한 액션의 춤을 추고 그 파워를 전달하겠습니까?"

더불어 그는 이 작품으로 "관객에게 쇼를 통한 신명뿐 아니라 '가족이란 분위기 안에서 눈물 흘리기'라는 뜨거운 감정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아무리 나이를 먹은 사람도, 강한 사람도 부모님 이야기를 할 때는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가 생각만 해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부모님을 다시 생각하고, 전화라도 한 통 드릴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기쁘겠습니다"라는 정성화는 끝까지 진지하고 신중하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에 다시 바쁜 걸음으로 연습실로 돌아갔다. 이내 정성화의 바리톤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명성과 최고라는 수식어를 얻은 것이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느끼게 한다. 연애도 삶도 일도 진지한, 늘 노력하는 바쁜 남자 정성화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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