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지못미' 노무현, 어떻게 지켜줬어야 하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지못미' 노무현, 어떻게 지켜줬어야 하나

'야만의 시대', 이제 자기 성찰과 실천이 필요하다

먹먹한 느낌이다. 마음이 허둥지고 가슴이 싸하다. 무엇을 맺었고 어떻게 풀어야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이다운 선택이라는 생각도 든다.

정치란 권모와 술수가 동원되고 갖은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끈적거리고 그 바닥을 알 수 없는 진창같은 것이어서 이른바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능사로 삼는 일이라 한다. 그럼에도 그이는 도덕성과 시대정신으로 이를 돌파하였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다.

지나친 자신감이었을까. 그이는 스스로 언론과 검찰을 풀어놓았다. 민주주의라는 틀에서 제대로 붙어보자는 뜻이었을까. 그 틈에 돈과 권력을 틀어쥔 저들의 결속과 훼방은 극심해졌고 구체적인 전망이나 실질적인 정책을 갖지 못한 정권은 관료와 언론의 손에 놀아났다.

농사철 동네 강아지라도 데려다 힘을 모아야 할 판인데 알량한 대로 그나마 있는 진보역량마저 이를 키워가거나 결집시키지 못하였다. 그런 측면에서 그이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였는데 무능한 모습이었고 결과적으로 실패한 지도자가 되었다

그러면서 그이가 가진 특장(特長)은 오히려 오만함으로 가벼움으로 편향된 것으로 매도되었다. 끝내는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간 그이를 두고 관련된 인사와 친인척 심지어 가족까지 연루되는 권력형 비리의 중심으로 몰아갔다.

그냥 드는 생각에 책임감, 굴욕, 모멸감, 절망 그 어떤 것이라도 그이에게 죽음의 문턱에서 한 번의 기회를 더 준다 해도 선택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누구도 그의 죽음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누군가의 말대로 그럴 것이다. 아니 어쩌면 동어중복인지도 모르겠다. 흔히 말하듯 자살이 사회적 타살이라고 한다면 비단 그이의 죽음 앞에만 해당될까?

얼마전 대한통운 택배노동자의 정리해고에 항의하여 어린 두 아이와 아내를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가 있었다. 그 이전에는 이른바 권력형 성상납과 관련한 어린 여배우의 죽음이 사회적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권력의 정점에 선 정치적 지도자든, 노동자의 권익에 앞장선 노동운동가든, 사회의 음습한 구석에서 성적 노리개로 스러져간 연예인이든,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잃어가는 군상들의 집요하고 잔인한 횡포가 그이들의 절망과 무관하지 않겠다.

이 지점에서 노무현의 죽음을 보자.

지난 2004년 탄핵정국, 그이의 복권을 바라며 광화문을 촛불로 뒤덮은 시민들의 정서, 하지만 탄핵정국을 불러오게 한 참여정부의 무능과 나태는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고 그이는 다시 우뚝서는 듯 했다.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그이의 생과 함께 우리 현대사의 영욕의 한 장을 넘기고 있다.

지못미, 그를 어떻게 지켜주어야 했나. 무엇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해야 하나. 그이를 둘러싼 숱한 인연들이 모두 그이를 향해야 했나.

그이의 죽음 이후에도 이 시대, 이 무례하고 파렴치하고 잔인한 시절은 계속될 것이다. 변함없이.

그러니 그이의 죽음을 두고 격앙된 감정의 소모나 지향없는 일회성의 외침으로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그이의 죽음을 도구삼자는 것도 아니며 그이가 남긴 뜻을 이어받자는 식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지금 이 시기 저 집요한 막가파식의 온갖 기만과 조작과 허구의 징그러운 '괴물'들 앞에서 살아남는 방법, 아니 이겨내는 방법을 궁리하는 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회적 타살을 막아내고 스스로 맺은 인연들을 두려워하고 원망하는 대신 서로를 부추기고 북돋우며 조금씩 크고 단단한 그 무엇을 만드는 일 가만히 성찰하고 내 주위로부터 실천할 때다. 언제나처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독자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투신자살에 의한 돌연한 죽음이었습니다.

인간다운 세상을 꿈꾸고 민주주의와 진보와 정의를 추구하며 생전에 늘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가 자신을 놓음으로써 한국 사회에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프레시안> 독자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계승해야 할 그의 자산은 무엇이었으며 우리가 극복해야 할 그의 한계는 무엇이었을까요? 이제부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봅시다.

기고를 다음 메일로 보내주십시오. 보내주신 글은 편집 과정을 거쳐서 <프레시안>에 게재됩니다. (tyio@pressian.com / onscar@pressian.com)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