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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조휘의 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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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조휘의 공연리뷰

[공연리뷰&프리뷰] 연극 '장석조네 사람들

누구나 한번쯤은 별이 되기를 꿈꾸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저 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무한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로 연우무대 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장석조네 사람들'(5.13~6.14 극단 드림플레이)이 바로 그들이다.

▲ ⓒNewstage

이 연극은 기찻길 옆 장석조네 셋집에서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이 아웅다웅 살아가는 소시민의 70년대 이야기로, 소설가 김소진 님의 동명 소설을 극화한 것이다. 또한 넘쳐나는 방언으로 옹골차게 채워진 8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되어, 구수한 뻥튀기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절로 기분이 좋아지듯, 우리네 추억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주인집 영감과 놀아난 셋방 아줌마, 학생운동하다 잡혀 들어간 젊은 지식인 청년, 검둥이 주한미군과 양부인 사이의 아들 흰둥이 혼혈 아이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당시 우리 사회에 대한 짙은 풍자의 외침에선 살짝이 빗겨간다. 극이 진행되면서 한 꺼풀씩 옷을 벗을 때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결코 정치적이거나 사회비판적이지는 않다는 말이다.

대학 극회시절,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소시민의 결혼'을 공연한 일이 기억난다. 브레히트의 서사극은 1920년대 독일 상황을 보기 좋게 비꼬며 소시민들의 불공평 속 소외를 대변하고 있다. 작가 김소진의 작품 역시 한국 1970년대 당시 소시민의 삶을 진솔하게 그려내면서도, 이념과 계급에 대한 강한 풍자보다는 삶의 진정성 쪽에 초점을 맞춘다. 브레히트와 김소진의 그것이 닮은 듯 다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이 때문이다.

게다가 연극치고는 꽤나 긴 3시간 10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신(scene)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던져주고, 재치와 위트가 묻어나는 깔끔한 연출력 그리고 작은 공간에서도 14명의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훌륭한 연기력 덕분일지라. 특히, 비운의 육손이(이갑선 분) 연기는 주목할 만하다. 얼마 전 정미소 소극장에서 막을 내린 연극 '맹목'에서 냉혈한 우두머리 맹인 기로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그는, 불과 한 달여 만에 어수룩하고 굼뜨지만 거인증으로 죽어가는 가여운 육손이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경제적 빈곤층의 이야기이지만, 커튼콜 후 배우들이 객석을 두루 돌며 막걸리 한 사발에 미소 한 점 띄워 관객에서 주저 없이 건네는 그것처럼, 마음속 풍요는 어느 누구보다도 부자이고 따뜻한 이들의 달콤 쌉싸래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여기 '장석조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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