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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가 '펑', 코가 '쑤욱'
무대를 가득 채운 나무 사이로 소나무가 번갯불이 떨어지며 '펑'하는 소리를 내며 시작됐다. 브로드웨이와 같은 화려함은 없었다. 하지만 나무 한그루, 집 한 채 등 모든 무대세트는 객석에서조차 촉감이 느껴질 정도로 섬세했다. 배경이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이니만큼 유럽의 시골집의 외향을 그대로 묘사했다.
이 뮤지컬은 극의 진행에 따른 쇼를 자주 선보였다. 피노키오가 서커스단에 끌려갔을 때는 줄에 매달린 인형들의 춤을, 장난감 나라에서는 화려한 댄스 배틀을 볼 수 있었다. 그러한 쇼는 2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마치 영화의 CG를 라이브로 보는 듯한 장면도 보였다. 거짓말을 한 피노키오의 코가 길어지는 장면은 막을 친 상태에서 그림자로 보여졌고 제페토 할아버지가 만든 나무인형이 사람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어떻게 변하는지 관객입장으로선 전혀 눈치 챌 수 없게 완벽했다.
마지막에 진짜 사람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했다. 피노키오가 '펑'하는 연기사이로 사라지고, 옆에서 꼬마아이가 '아빠'라고 부르며 쪼르륵 달려오는 게 아닌가? 스토리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한국 뮤지컬과는 달리 단순한 모티브를 가지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무대세트와 효과에 심혈을 기울였다.
- 손에 잡힐듯한 음악
서곡은 차임벨을 이용한 멜로디와 부드러운 스트링 소리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곧이어 나온 드럼과 강렬한 기타 사운드는 이 공연 전체의 느낌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오페라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해주기 충분했다. 그 동안 한국에서 공연된 유럽 뮤지컬은 한국인의 정서와 맞닿아있는 서정적인 선율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달랐다. 주요 멜로디는 '산타루치아' 등과 같은 칸초네(이탈리아 민요)느낌이 주를 이루었다. 한국 창작뮤지컬에서 국악기를 넣는 것과 같이 이탈리아의 색깔이 보였다.
특히 '일 삐노끼오'에서는 미키마우징(Mickey Mousing:묘사적이며 화면동작에 상응하는 음악적 등가물을 창출하는 영화음악의 형태) 기법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배우의 동작과 대사의 느낌을 관객에게 유추하여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극에 계속 사용된 효과음들은 마치 디즈니의 만화를 보는 듯했으며, 극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2시간 30분 공연시간동안 선보인 모든 음악은 완벽히 계산되어 극과 완전일치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피노키오가 처음 '아빠'라는 단어를 구사할 때, 관객들은 웃으며 박수를 쳤다. 만약 음악이 없었다면 그렇게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단지 30초였을 뿐이지만 치밀한 계산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즉 짧은 순간에 여러 가지 감정을 이끌어냈다. 차임벨을 이용한 밝은 음악으로 안정된 느낌을 주고, 금관악기를 이용하여 긴장감을 끌고, 다시 차임벨로 감정을 이완시키는 등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빠른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전체적인 곡의 구성은 아주 다양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악기의 세밀한 배치, 리듬의 통일성이 있었기에 전체적으로 산만하지 않았다.
한국의 창작 뮤지컬은 스토리가 중심인 경우가 많다. 즉, 드라마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무대 세트에서의 '묘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여 추상적인 감정전달에만 많은 심혈을 기울인다. 때문에 관객에게 감정을 강요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 뮤지컬에서 보여준 상상력처럼 손에 잡힐듯한 무대와 음악은 분명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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