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ewstage |
여기에 '명품'의 나라 이탈리아의 뮤지컬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C.콜로디의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뮤지컬로 옮긴 '일 삐노끼오'가 그것이다. 현지에서 주목할 만한 성공을 거둔 이 작품이 유럽 권을 벗어난 지역에서 소개되기는 한국이 최초인데, 투어 팀이 아닌 오리지널 배우와 스태프 그대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페라라면 모를까. 국내 팬들에게 이탈리아 뮤지컬은 생소하기만 한데, 조수미가 반해 적극 추천했다는 이 작품은 과연 예민한 청각을 가진 그녀가 좋아할만한 작품이었다. '아트록'이라는 다소 낯선 장르의 음악이 전반적인 넘버를 아우르는 가운데 전자음이 최대한 배제되어 감상하는 내내 귀가 편안하다. 그런가 하면 칸초네와 힙합, 라틴풍의 음악이 요소요소에 양념처럼 스며들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MR이 아닌 라이브 연주로 들었다면 훨씬 풍부한 질감으로 느낄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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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한 명품의 나라에서 왔기 때문일까. 무대의 색채감도 주목할 만하다. 다수의 프랑스 뮤지컬이 장식을 최소화한 미니멀한 무대에서 노래와 춤으로 승부하는데 비해, '일 삐노끼오'는 디테일을 한껏 살려 아기자한 맛을 더했다. 알록달록 풍부한 색감으로 구현되는 장난감 나라와 심해 등의 무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동화 속 나라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여기에 더해 간간히 대사에 한국말을 섞어 분위기를 띄우는 배우들의 성의가 더해져 극의 사랑스러움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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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원작으로 했지만 어린이 관객만을 대상으로 한 뮤지컬은 결코 아니다. 그저 말썽꾸러기 나무 인형의 모험담 정도로 기억하던 이 작품 속에 이렇게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었나 싶어 새삼 놀라게 된다. 좌충우돌 일탈 끝에 자라기를 갈망하는 삐노끼오를 지켜보며 어린 시절의 성장통을 떠올리고, 삐노끼오와 제페토의 헤어짐과 만남을 통해 세대 간의 소통과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동화에서는 인자한 영감님이었던 제페토가 뮤지컬에선 미혼의 중년 남성으로 그려지고, 제페토와 삐노끼오를 사랑으로 감싸는 안젤라라는 인물이 새롭게 추가된 점이 흥미롭다. 물론 '일 삐노끼오'는 이런저런 생각 없이도 전 세대가 재미나게 볼 수 있는 가족 뮤지컬이다.
'일 삐노끼오'에 대한 국내 뮤지컬 팬들의 반응은 아직 폭발적이진 않은 것 같다. 그러나 프랑스 뮤지컬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한 전례에 비춰 속단은 금물이다. 커튼콜 때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볼 때 '일 삐노끼오'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일 삐노끼오'가 프랑스와 체코 뮤지컬의 뒤를 이어 또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뮤지컬 '일 삐노끼오'는?
C. 콜로디의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원작으로 한 이탈리아 뮤지컬로 오페라와 뮤지컬의 특징이 어우러진 작품. 2003년 4월 밀라노에서 초연되어 이탈리아 뮤지컬의 르네상스를 이끈 공연으로 평가받는다. 8월 23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아트홀.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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