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10회를 맞는 메가박스 유럽영화제의 상영작들을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허지웅 프리미어 기자, 신지혜 아나운서가 미리 소개한다. 프레시안은 영화제와 손잡고 이번 메가박스 유럽영화제에서 상영될 작품들의 프리뷰를 영화제 기간동안 게재할 예정이다. 메가박스 유럽영화제는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다시 만난 유럽'이라는 슬로건 하에 열린다. - 편집자 주 |
말리크.
소년원에서 성인이 된 그는 감옥으로 이송된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일감.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가족도 친구도 원수도 없다. 그리고 여전히 글을 읽지 못하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말리크가 소년원에서 19살이 되고도 아직 형이 6년이나 남은 것은. 이제는 소년의 티를 벗은 얼굴은 교활하거나 악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어딘가 선한 구석이 있어 그 선한 의지가 말리크를, 제법 힘을 쓰며 이끌어보려 애쓰는 듯하다.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에게 어느 날, 꽤나 영향력 있는 코르시카인 세자르 루치아노 무리가 접근하고 살인청부를 의뢰한다. 아니, 강요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그의 목숨을 빼앗지 않으면, 말리크의 목숨을 앗겠다고 했으니.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했던 말리크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두 손에 피를 묻히게 된다.
| ▲ <예언자>의 말리크. |
말리크.
그는 꽤나 독특한 위치에 있는 독특한 존재다.
말리크는 누구와도 연계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뒤를 봐주는' 세자르 루치아니의 일을 할 때도 자신은 '독자적으로 일을 한다'고 말하는 그는 (사실 아랍인인 그가 코르시카인의 무리에 끼어있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지는 않은 일이다) 아랍인들이 보기엔 코르시카인이며 (비록 무리에 끼어있긴 하지만) 코르시카인들이 보기엔 아랍인일 뿐이다. 말리크는 세자르의 심부름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단 한 번도 불평하거나 얼굴을 찌푸리는 일이 없다. (아마도 그런 점이 훗날 세자르의 신뢰를 얻는 데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말리크는 세자르가 자신을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은 독자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그런 그가 단 한 사람, 리야드와는 친형제처럼 가까워진다. 리야드의 본심을 느껴서일까. 말리크가 진심으로 대하고 관계를 맺는 유일한 사람이며 사실 말리크는 리야드와 많은 것을 나누고 공유한다.
그는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할 수 있는 것만큼이나 선천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19살이 되도록 글을 읽고 쓸 줄 모르고 아무런 기술도 없었지만 (이건 어쩌면 게으름의 반증일까?) 이곳에 수감되어서 읽고 쓰기를 배우고 재봉일을 배우고 꽤나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열심이다.
그는 교활한 악당처럼 굴지 않는다. 자신이 직면하는 상황을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하지만 그런 그는 동시에 많은 것을 생각하고 많은 것을 꾸미며 많은 것을 행동한다. 그리고 그런 말리크의 생존방식은, 훗날 세자르와 그의 보스인 재키 마르카지가 서로 싸우게 만들고 (그 소란스러운 때 그는 독방에서 자신의 신체를 단련한다) 결국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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